퇴마록 국내편 1 -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퇴마록
이우혁 지음 / 들녘 / 199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퇴마록 退魔錄-국내편, 1994
저자 : 이우혁
출판 : 들녘
작성 : 2008.01.17.




“잃어버린 괴담을 찾아서”
-즉흥 감상-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독서의 시작으로 어떤 책을 ‘시작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계실 런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앞서서도 종종 말씀 드렸듯 중학교 시절 지극히 우연으로 만나버린 ‘퇴마록-세계편, 1994’이 그 시작이었는데요. 아무튼, 600회 기념으로 퇴마록 그 장대한 여정의 시작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온통 안개로 휩싸여 있는 해동밀교라는 장소로 케첩이 하나 가득 넘쳐흐르는 어떤 의식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잔인한 의식을 집행하는 교주에 대항하고자 밀교의 호법들이 외부로부터 성질이 다른 영능력을 행사하는 중년의 신부를 초빙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때마침 자신의 막힌 혈도를 풀어보고자 해동밀교로 찾아온 청년의 방문과 함께 예언의 톱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한 여인의 점점 심각해지는 악몽, ‘측백산장’에서 있게 되는 의문의 집단 죽음, 남다른 영능력에 눈을 뜨게 되어 파문당했다는 박 신부의 과거, 과다한 빈혈을 원인으로 그만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 지독한 악몽과 함께 눈을 뜰 수밖에 없는 한 청년, 신내림과 관련하여 자신의 삶을 일기마냥 기록을 남긴 체 사라져버린 한 소녀, 초상화와 관련된 죽음의 행진, 태극기공을 익힌 현암의 과거, 그리고 그런 현암이 애지중지하는 귀신 붙은 칼 ‘월향’을 얻게 된 사연, 뱀의 믿는 종교와의 결전, 영혼을 부르는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한없이 우울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 한 남자, 의문의 연쇄 발화사건으로 곤란에 빠진 한 남자, 늦은 밤 홀로 남아 집을 지키게 된 한 소년에게 찾아온 ‘무엇’ 등의 이야기 속에서 마魔를 물리치는 ‘퇴마사’들의 이야기가 무서우면서도 감동적으로 말해지게 되는데…….




  아아. 다시 만나보아도 감동이었습니다. 네? 무슨 환상소설을 읽으면서 감동이냐구요? 으흠. 그러고 보니 그렇게 반응하실 수도 있겠지만, 소설 ‘연금술사 O Alquimista, 1988’를 만나기 전까지는 피곤에 찌든 저의 영혼을 정화시켜주던 책이었노라 감히 말해보려 합니다. 거기에 동양 괴담 중에서 한국의 괴담을 궁금해 하신 분들이라면 비록 부분이기는 하나 이 ‘국내편’이 그것을 다뤘다고 판단 중이기에 추천을 해봐도 좋을지 모르겠군요.




  그나저나 시간이 지나면 입맛도 바뀌는 법인지 예전에는 ‘파문당한 신부’편이 무한의 감동으로 와 닿았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귀검 월향’편에서 가슴이 찡~ 해지는 것이 그만 감정 통제가 힘들어져버렸습니다. 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Bicentennial Man, 1999’때도 울 뻔 했다면서 감정회로가 어떻게 된 게 아니냐구요? 으흠. 그렇게 따끔한 일침을 날리시면 곤란하지요. 각각의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사연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웃음)




  아무튼, 수많은 ‘환상소설’중에서도 이렇게 ‘퇴마록’을 최고로 뽑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에도 비슷한 구성의 작품들이 많았었지만 이렇게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와 닿았던 작품은 이것밖에 없었으며, 저의 ‘무한감상’의 시발이 되었었기에 두고두고 말하기도 하지만, 처음 출판되고 10년이 넘었으면서도 절판되지 않는 이 당당한 위용은 그 사라지지 않는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조금이나마 친분관계가 만들어진 분들의 작품에 ‘감기록’을 작성하는 것도 힘들지만, 너무나도 감동 받은 작품 추억의 작품에 대해서도 감상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를 이 기분은 ‘사랑’이라고 말하면 좋은 비유가 될 것인가요? 아아아. 아무튼, 공식 601째 기록으로는 소설 ‘퇴마록 退魔錄-세계편, 1994’ 임을 예고하며 아쉽게나마 이번 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600

 
[예지독서회]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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