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일반판 (2disc) - 할인행사
김미정 감독, 박진희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 궁녀 宮女, 2007
감독 : 김미정
출연 : 박진희, 윤세아, 서영희, 임정은, 전혜진, 김성령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7.11.14.




“우리나라의 역사는 귀신의 역사였단 말이냐!!”
-즉흥 감상-




  몇 년 전인가 어머니께서 자동차 영화관의 입장권을 한 장 받아오셨습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이런 저런 영화들을 보러가자는 말이 많이 나왔었지만 그때그때 사정이 생겨 이때까지 미뤄오고 있었는데요. 마침 어머니께서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신 영화가 자동차 극장에서 상영중이라기에 은근히 계속 밀어붙여보았습니다. 그럼 다가올 여름, 친구들과 트럭을 타고 한번 와 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장소에서 만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드리워진 그림자로 어두운 숲속을 정신없이 내달리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창백한 표정에 빈손으로 산에서 내려오던 여인이 아이의 울음소리를 환청으로 듣게 되며 괴로워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목매달아 자살한 것처럼 보이는 궁녀의 시체가 발견되게 되고, 그것을 조사하던 내의녀는 현장의 증거와 시체의 상태를 면밀히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살이 아닌 살인사건이라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나름대로 뒷조사를 하게 되지만 죽은 궁녀의 노리개를 훔쳐갔던 첫 번째 목격자와 죽은 궁녀와 같은 방을 썼던 벙어리 궁녀 등 계속해서 조사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궁 내에서 자행된 심각하게 꼬여버린 이해관계의 실타래를 풀어나게는 되지만…….




  아. 모르겠습니다. 그 여자가 전부 그 여자로 보였던지라 처음에 산을 탔던 궁녀가 결국 자살하게 되었구나 싶었었는데, 그렇게 되면 뒷부분에서 결국 아이의 숨을 죽여 버리게 되는 모습이 등장함에 ‘그럼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던 저 아기는 무엇이냐?’와 같은 혼란 상태에 빠져버렸었는데요. 그렇다고 영화관으로 다시 달려가기도 귀찮아 다른 분들이 너무나도 정성스럽게 적어두신 줄거리를 보며 ‘으흠! 그건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었군!!’이라며 무릎을 연신 쳐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평소 영화 같은 것을 잘 안 보시면서도 하번 같이 보시게 될 경우에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이시던 아버지도 그렇고 여자가 한 무더기 나오지만 한명한명 다 지목해가시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연신 중얼거리시는 어머니마저도 저와 같은 실수를 범하셨다는 것은, 글쎄요. 역시 차안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일반 영화관이나 집에서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것 보다 집중력과 판단력에 심각한 어려움을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작품은 ‘장희빈이 낳은 세자 균(훗날 경종)의 출생을 둘러싼 야사를 소재’로 했다는 설명을 미리보고 갔었다지만, 결말에 이르는 질주에서 모든 사건이 그저 혼란스러웠다는 점에서 위의 즉흥 감상이 만들어지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일단 결론을 완성하기 전까지의 내용면에서는 대부분의 사극에서 살아있는 기계마냥 별다른 대사 없이 묵묵히 자동문의 동력원이 되었던 궁녀들의 일상이 재미있게 담겨져 있었음에 역사공부의 장이 열리는 듯도 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11월 7일자 만화일기에도 어설프게 그려놓았지만 내의녀의 조수역할의 꼬맹이가 대담하게도 직접 단배를 재조하여 맛있게 음미하는 모습만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군요(웃음)




  최근 들어 국내의 사극 드라마에도 ‘전문화 열풍’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보니 단순 정치권력의 다툼으로 인한 땅따먹기보다 지나간 시대의 전문직 발굴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인상을 받긴 했지만, 역시나 너무 한 분야로의 시선을 통한 이야기 전개라는 점에서 다른 조직과의 이해관계의 부재로 인한 역사왜곡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문득 걱정이 들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뭐. 일단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믿어보며, 이번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551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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