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지구
제프 머피 감독, 앨리슨 루트리지 외 출연 / 미디어연가 / 201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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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조용한 지구 Quiet Earth, 1985

원작 : 크레이그 해리슨-소설 ‘The Quiet Earth, 1981’

감독 : 제프 머피

출연 : 브루노 로렌스, 앨리슨 라우틀리지, 피터 스미스 등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작성 : 2024.09.21.

“이것은 위상의 왜곡인가,

아니면 죄의식이 그려낸 악몽인가?”

-즉흥 감상-

영화는 검붉은 수평선에서 노랗게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살짝, 벌거벗은 모습으로 침대 위에서 깨어나는 남자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렇게 일상을 열어나가던 그는 출근길에 그 누구도 마주치지 못했다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참여하고 있던 어떤 실험의 결과 때문임을 알게 되고, 어떻게든 자신 이외의 생존자가 있기를 희망해보지만…….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고요? 음~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빛과 형태’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태초에 빛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거라고요? 빛은 우리가 형태를 인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요? 네?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손에 잡히지도 않는 과학 이론 나부랭이로 사람 괴롭히지 말라고요? 으흠. 다양한 의견 감사합니다. 아무튼, 결론을 보며 이번 작품은 ‘빛과 형태에 대한 SF적 상상력’을 담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죄의식의 악몽에 대해서는, 사실 중간과정을 보며 떠올린 생각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 적었다가는 스포일러로 이어질 수 있으니, 궁금한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영화는 재미있었냐고요? 화면 구성이 어딘가 구수한 맛이 나는 것 같아 확인해보니 40년 전 작품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아무런 생각 없이 골랐다 보니 별다른 기대감이 없었는데, 화면이 주는 분위기가 ‘환상특급 The twilight zone 시리즈’를 떠올리게 했는데요. 한편으로는 미드 ‘미래의 묵시록 The Stand, 1994’의 짧은 버전을 보는 듯해 즐겁게 감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이거 결말에서 이어지는 다른 이야기를 알고 계시는 분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시기 바랍니다. 흥미로운 장면에서 마침표가 찍혀서 뒷이야기가 궁금한데, 원작자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된 게 하나도 없어 보여서 말이지요.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다고요? 음~ Quiet Earth를 직역하면 ‘조용한 지구’가 됩니다. 그렇듯 의도치 않게 증발해버린 인류로 인해, 지구는 소음공해로부터 자유를 얻게 되는데요. 물론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작품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마찰이 일으키는 사건 사고들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었지 않나 싶은데요. 그렇게 무한의 자유 속에서 미쳐가던 주인공이…… 읍! 읍! 휴. 하마터면 스포일러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아무튼, 이 작품은 소설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1954’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과는 또 다른 결의 맛을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고 적어봅니다.

‘빛의 왜곡과 차원의 변이’를 다른 작품이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그 작품과 비슷한 영화인지 궁금하다고요? 으흠. 질문하신 분이 어떤 작품을 만나셨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Annihilation, 2018’를 말하시는 거라면, 다른 맛의 작품이었다고 적어봅니다. ‘서던 리치’는 뒤틀림을 그리고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단절로 인한 차원 분리’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개인적으로는 영화 ‘랭고리얼 The Langoliers, 1995’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던 것은 아닐까 싶은데, 다른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셨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혹시 최신 영화에 지친 분이 있다면, 이젠 고전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이 작품을 한번 만나보실 것을 살짝 권해봅니다. 물론, 재미를 보장하기는 조금 어려운 기분이 없지 않지만 말이지요.

TEXT No. 3757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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