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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23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넘버 23 The Number 23, 2007
감독 : 조엘 슈마허
출연 : 짐 캐리, 버지니아 매드슨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7.04.18.
“우리는 무엇에 속박되어있는가?”
-즉흥 감상-
연기변신을 열심히 시도 중이라 생각되는 배우 ‘짐 캐리’씨가 주연으로 나온다고 하며, 수비학적인 악몽을 그린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흐음. 그럼 한편으로는 영화 ‘씬 시티Sin City, 2005’까지 연상해버린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지난 생일날 있었던 일에 대한 회상의 목소리와 함께 운전석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 남자의 모습으로 그 문을 열게 됩니다. 그는 길 잃은 동물들을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신고가 들어온 식당에서 개를 한 마리 만나게 되고 잠깐의 방심으로 인해 공격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일정이 사납게 꼬인 그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아내가 마련해준 자리에 가게 되고, 그날 중고서적에서 아내가 산 ‘넘버23’이라는 붉은 색 표지의 책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책의 내용은 주인공을 책 속의 세계로 강한 흡입력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하고, 그는 그 책속의 주인공과 비슷한 기억을 공유중이라는 사실에 그저 놀라움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저 장난 같던 23이라는 연관성에 자신 또한 관련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진실을 찾아 나선 그가 마주하게 되는 사실은 그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물하기 시작하는데…….
사실 즉흥 감상으로 “그러니까 개가 어쨌단 말이냐?”고 적을까 싶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개 한 마리에게 사고를 당한 날 만나게 소설책 한권. 그리고 점점 혼란의 광기로 빨려 들어가는 그를 안내하는 듯 계속해서 등장하는 개. 그렇다보니 이 작품에서의 ‘개’는 ‘책’과 동일한 위치에서 주인공이 잃어버린 ‘진실’로의 안내자 같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작품상에서의 균형미에서는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보니, 역시 자세한 것은 직접 이 작품을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할 따름입니다.
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신빙성 있게 들리는 공통된 코드의 숫자들. 사실 23에 대해서는 딱히 들어본 것이 없었는데요. 작품상에서는 수많은 거대 사건들에 대해 23이라는 숫자를 계산해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습니다. 하긴 그동안 666이나 기타 숫자와 관련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그러니까 그저 초자연적인 현상들에 대한 하나의 공통된 것을 찾아내는 절대적인 상징을 말하는 듯한 ‘수비학’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흐음. 글쎄요. 문득 숫자의 위대함을 말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님의 작품들이 연상되어 예전에 가지고 있던 마법과도 같이 생각된 수비학의 추억이 그저 흐리멍텅해진 기분입니다.
사실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 내에서 주인공이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듣게 되는 이야기가 참 인상 적이었는데요. 그와 동시에 절대적인 우연마냥 다가오는 진실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해져버렸습니다. 순간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네오가 ‘그’로서 각성한 뒤 보게 된 세상을 이루던 숫자와 기호들. 그리고 ‘뷰티블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의 주인공이 마주하게 되는 세상의 모습까지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분명 우리 인간의 인생이 아날로그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디지털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으으. 그저 상상도 하기 싫어집니다. 그저 앞서 읽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에도 나와 있던 ‘다른 사람의 일’이려니 해볼까 합니다(웃음)
비가 내리기도 했었지만 며칠 해가 나오지 않아서인지 봄이라도 저녁은 쌀쌀한 것 같습니다. 시험기간의 임박으로 도서관 열람실의 자리 쟁탈전에서 밀려버려 학과건물의 구석에서 이렇게 아날로그적 생각을 디지털로 작성중인 저는 그저 스쿨버스시간이 다가와 집에 돌아가 얼큰한 라면을 후루룩 쩝쩝하고 싶을 뿐이로군요. 후훗. 그리고 과거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무한의 자유를 꿈꾸며 이번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425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