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고향
김지환 감독, 양금석 외 출연 / 에이치비엔터테인먼트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 : 전설의 고향, 2006
감독 : 김지환
출연 : 박신혜, 양금석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작성 : 2007.09.09.




“흐음. 뭐. 적당하네.”
-즉흥 감상-




  언젠가 길을 걷고 있던 저는 버스옆면을 장식하고 있는 하나의 광고를 보게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한국 공포영화가 계속 진화중이라는 기분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하고 흥분해버리고 말았는데요. 최근, 타 지방으로 가게 된 친구의 송별식 비슷한 자리를 통해 그 문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TV방영판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무엇인가 정신없어 보이는 상황의 어떤 장소에서 목이 졸리며 발버둥 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알게 되는데요.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듯 보이던 여인이 갑자기 두 눈을 부릅뜨며 “그러면 애원해봐.”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누군가를 죽여본적이 있다는 여인의 말과 함께 이어지는 이야기는, 어두운 밤의 어느 정자에서 담소를 나누는 젊은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게 되는데요. 그중 한 사람이 자리를 뜨고는 다음날 주검으로 발견되게 됩니다. 
  한편 그 사건과 함께 10년 만에 깊은 잠에서 깨어난 한 소녀가 있게 되고, 그 소녀는 마을에서 발생하게 되는 연쇄 의문사에 대한 예지와 이상한 현상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이 점점 악화되어감에 소녀의 쌍둥이 누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게 되지만…….




  아아. 회면은 정말 멋졌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멋졌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에 생각지 않은 많은 혼란을 경험하고 말았는데요. 쌍둥이에 대한 설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반전의 반전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너무 티가 난다는 기분에 술을 깨고 다시 봐도 영~ 재미가 덜했습니다. 그나저나 10년의 기나긴 잠이라. 무슨 코마 환자도 아니고 지나치게 오랜 시간 잠을 자고서도, 심지어 영화 ‘데드 존The Dead Zone’에서의 주인공보다 오래 주무셨는데 근육 퇴화 같은 건 없었나 모르겠군요(웃음)




  흐음. 그래도 이번 작품에 대해 나름대로의 분석을 해보자면, 정말 오랜만에 ‘처녀귀신’이 등장한다 이야기를 들어온 영화를 만난 것 치고는 ‘경험(?)’도 없이 저 세상으로 갔다는 것에 대한 ‘한恨’의 해소를 위해 ‘고을 원님 심장마비로 쓰러뜨리기’ 취미를 일삼는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단지 ‘복수’의 경향을 가진 원귀가 등장 했다는 점에서 뭔가 김빠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등장한다는 귀신이라는 것이 ‘사다코’ 타입이라는 점에서 감점을 던져주고 말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입술 하나 가득 검붉은 색을 칠한 체 피눈물을 흘리는 처녀귀신을 바라고 있었는데 또 삐그덕 삐그덕 각기 웨이브(?)을 보여주는 모습이란, 아아. 차라리 몽달귀신이나 구미호와 같은 국내의 다른 귀신 이야기를 이정도의 촬영기술로 만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래도 뭐. 한복 입은 처자 분들은 전부 참으로 고와보이더군요.




  귀신과 한의 전설. 빌딩이 숲을 이루는 현대의 생활환경에서는 ‘도시전설’이라 말해지는 ‘괴담’에 대해 과거의 ‘귀담’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던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도시전설은 사회 구성원의 정신적 유대감의 단절화 현상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불신이라는 정신적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 생각하며, 괴담은 엄격한 체계중심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사회격차 해소의 소망이 구전되어졌거나 무속신앙을 통한 공포심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은 해보았습니다만, 뭐. 이와 같은 믿거나 말거나의 이야기는 역시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최소한의 양심에 따른 생활 속의 발견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계속 진화중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한국의 공포영화에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며 이번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498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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