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추즈 오어 다이 Choose or Die, 2022
감독 : 토비 미킨스
출연 : 아이올라 에번스, 에이사 버터필드, 에디 마산, 로버트 잉글런드, 라이언 게이지, 케이트 플릿우드 등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작성 : 2023.01.09.
“당신의 세상은 안녕하십니까?”
-즉흥 감상-
영화는 호화로운 주택에서 살고 있지만 불화로 가득한 가정은 살짝,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가장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건넵니다. 그리고는 레트로 감성 물씬 풍기는 물건이 가득한 어두운 방에서 ‘커서’라는 전설의 게임을 작동시켜보는데, 화면에서 설명하는 내용이 어딘가 이상하군요? 한편, 야간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인도 이야기의 바통을 나눠받는데요. 게임프로그래밍을 하는 남자 사람 친구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엄마, 그리고 집적대는 이웃과 함께하는 어딘가 피곤해 보이는 일상을 알립니다. 아무튼 ‘로버트 잉글런드’라는 유명인으로부터 도착한 물건인 ‘커서’라는 게임을 통해, 그녀의 운명이 크게 요동치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탈출할 길이 없는 암울한 일상 속에서 ‘12만 5천 달러’라는 상금이 걸려있는 게임으로의 초대장이 도착합니다. 하지만 게임의 패키지 상태도 낡아 보여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지만, 게임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데요. 일상보다도 더욱 끔찍하고 벗어날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자동차 운전을 하며 들었던 ‘나만 조심한다고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아무튼, 우리의 일상과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닥친 시련을 보고 있자니, 위의 즉흥 감상을 적어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다른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셨을지 궁금해집니다.
‘로버트 잉글랜드’가 이번 작품 어디에 나왔냐고요? 음~ 사실 저도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감상문을 쓰기 위해 영화를 다시 돌려보니, 주인공이 남사친의 집에서 발견한 테이프 형 게임이 있었고, 그 게임에 대한 환영 인사를 건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본인을 ‘로버트 잉글랜드’라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게임의 진실을 알려주는 비디오테이프 속 사람은 ‘로버트 잉글랜드’가 아니었지 않냐고요? 그러게요. 영화 ‘나이트메어 시리즈’로 각인된 배우다 보니 못 알아보기 힘든 분이다 싶어 다시 확인해보았지만,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혹시나 제가 놓친 부분이 있나 싶어 IMDb에서 이 작품의 정보를 찾아보니 ‘목소리’로만 표시되어 있었는데요. 제가 모르는 다른 정보를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영화는 재미있냐고요? 음~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영화를 본다면 한번은 봐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테이프 형태의 게임에 대해서 다시 찾아보기도 했고, 텍스트 기반의 게임인 ‘머드(MUD-Multi User Dungeon)’도 추억 속에서 꺼내볼 수 있었는데요. 그밖에 다양한 추억의 요소들이 언급되며 그것을 연출하려는 감독의 섬세한 손길은 마음에 들었지만, 이 작품의 중심에 있는 ‘저주’만큼은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기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영화에 언급되는 것처럼 ‘디지털 저주’라는 것이 정말 가능한 거냐고요? 음~ 글쎄요. 이 부분은 믿음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주를 믿지 않지만, ‘심리적 각인장치’라는 건 믿는 편인데요. 그 둘이 같은 걸 다르게 말한 것뿐이라면, 저주는 존재하는 것이고, 디지털은 그것을 하기 위한 도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번 작품은 ‘저주’를 부정적으로만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일상은,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감상문을 쓰던 중 미국의 인공위성이 한반도 인근에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뉴스와 부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뉴스를 보고 있으니, 으흠. 무섭군요.
덤. ‘Choose or Die’는 ‘선택이냐 죽음이냐’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겠습니다.
TEXT No. 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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