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수의 사도 Apostle, 2018
감독 : 가렛 에반스
출연 : 댄 스티븐스, 마이클 쉰, 루시 보인턴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21.08.22.
“그렇게 해서 그는 ‘리전’으로 거듭 나는 것인가?”
-즉흥 감상-
영화는 당장 비가 내려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광활한 배경을 가르며 달리는 기차와 함께, 아버지를 향한 딸의 편지글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자신이 납치되었으니 몸값을 내주고 자유롭게 해달라는 내용인데요. 그동안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던 오빠가 나타났다는 것은 잠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아버지를 대신해 광신도들의 섬으로 들어가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즉흥 감상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사실 이번 영화는 한 번만 본 것이 아닙니다. 감상문을 적기 위해 몇 번이나 다시 봤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문득 감상문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뿐이었는데요. 그리고 여전히 생소한 느낌으로 다시 만나며, 이번에는 주연배우를 인식해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제법 인상 깊게 만난 미드 ‘리전 Legion 시리즈’의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가 이번 작품에서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로 나왔기 때문인데요.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마주한 마침표가 ‘리전’을 떠올리게 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실 것이라 생각하기에, 저와의 공감대 형성을 원하는 분은 ‘리전’과 함께 이번 작품을 만나보셨으면 하는군요.
영화는 재미있었냐구요? 음~ 지인분은 이번 작품을 영화 ‘위커 맨 The Wicker Man, 2006’의 짝퉁이라고 했지만, 신기하게도 10년 전에 감상문을 적은 것으로 확인되는 그 작품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만 해도 위의 문단에 적은 것처럼 몇 번이나 다시 봤음에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마법을 경험하고 있었는데요. 분명 영화 자체의 분위기나 설정들이 제 취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주연을 맡은 연기자가 각인 작용을 일으킨 만큼 한동안은 기억이 유지되지 않을까 싶지만, 으흠. 부디 다른 분들은 재미있게 보셨기를 바랍니다.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Apostle’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예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과 같은 사도, 정책·사상 등의 주창자’라고 하는데요. 그렇게만 적으면 내용을 전달하기에 역부족이라 생각한 것인지, 주인공의 관점을 더해 ‘복수의 사도’라고 한글 제목을 붙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사태는 ‘정책·사상 등의 주창자’의 관점도 중요했는데요. 이 부분은 자칫 스포일러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제목과 내용에 대한 부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예고편을 보니 초자연적 존재도 나오는 것 같고, 피가 넘칠 것 같던데 무서운 거 많이 나오냐구요? 음~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이 왜 기억에 잘 남지 않았던 것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적으려는 순간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넣어봤어’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대자연 어머니’에 대한 내용으로 몰아가던지, ‘피비린내 나는 종교’에 집중하던지, 이야기의 중심점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을지 몰라도, 그것을 위한 서사는 설득력이 부족했지 않았나 하는데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는 분은 살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인지를 벗어나는 존재와 현상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그것을 인간의 오만함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은 그래도 잘 연출 된 것 같았다고만 적어봅니다.
덤. 오늘 건담베이스를 들려 ‘MG 퍼스트 건담 오리진 버전과 3.0’을 집어왔습니다. 스탬프 북이 오늘 9월 말까지만 사용 가능하다고 하니, 아쉽군요.
TEXT No. 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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