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바바 야가: 숲의 악령 BABA YAGA: TERROR OF THE DARK FOREST , 2020
감독 : 독스브야토슬라브 포드가에브스키
출연 : 올레크 추구노프, 글라피라 골루베바, 아르툠 지굴린, 스베틀라나 우스티노바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21.07.15.
“우리의 실체는 어떻게 증명이 가능한가?”
-즉흥 감상-
영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이들과 관련한 마녀의 전설을 요약하는 화면은 살짝, 죽은 엄마를 만나는 악몽에서 깨어나는 소년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살아가게 되었음을 밝히는데요.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는 건 옆으로 밀어두고, 집에 보모가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이상한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바바야가’라면 ‘존 윅’이 나오는 영화냐구요? 음~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조직을 궤멸로 몰아넣은 그의 별명은 분명 ‘바바야가’입니다. 그리고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Ant-Man and the Wasp, 2018’에 나오는 ‘고스트’의 별명이기도 한데요. 그거야 어찌 되었건, 바바야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러시아의 숲속에 사는 요괴. 말라서 뼈와 가죽만 남은 노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을 잡아먹는 마녀 같은 존재로, 숲속에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 집에는 정원에도 집 안에도 사람의 해골이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보통 누워서 생활하며 움직일 때는 좁고 긴 절구를 탄다. 바바야가가 오른손에 지닌 절구공이로 재촉하면 이 절구는 지면 바로 위를 흔들거리며 날아올라 밑부분을 질질 끌듯이 이동한다. 왼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이동한 흔적을 지운다고 한다.’라고 하는데요. 이번 영화에 나오는 ‘바바야가’는 누군가의 별명이 아닌 신화적인 존재로 등장합니다. 물론 옮겨 붙인 것과는 조금 다른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지요.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이번 작품은 존재의 망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받아들였는데요. 분명 어제까지도 보고 듣고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이 사라집니다. 그것도 애초에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듯 행동하게 되는, 그 자체로 그 사람에 대한 시공간적 기억이 사라져버리는데요. 영화는 사라짐의 대상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 보입니다. 다르게 적으면, 분명 ‘나’는 존재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자가 되어버리는데요.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존재의 사라짐’이라는 설명을 듣고 읽고 있자니, 막연한 기억 속에 비슷한 내용의 작품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알려달라구요? 으흠. 질문하신 분이 지금까지 어떤 작품을 만나왔는지 모르기에 확답을 드릴수가 없습니다. 대신, 영화를 볼 때는 생각나지 않았지만 감상문을 쓰면서 떠오른 작품이 있어 적어보는데요. 바로 영화 ‘포가튼 The Forgotten, 2004’입니다. 혹시 이 영화가 아니라면, 기억나는 대로 알려주셨으면 하는군요.
영화 소개 글을 보면 ‘전설 속 슬라브 마녀’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슬라브’가 뭐냐구요? 음~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요. 분명한 건 ‘교량, 건축물 등 구조물이 수평인 판상(板狀)의 부분, 예를 들면 바닥, 천장 등을 말하며, 이는 주로 콘크리트 구조로 되어 있다’를 의미하는 ‘슬라브 slab’는 아닙니다. 바로, 으흠. 이 부분은 ‘슬라브 족과 그들의 신화’에 대해 내용을 따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내용이 궁금해 조사할수록 분량이 불어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고대 러시아를 슬라브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동, 서, 남으로 슬라브족이 나뉘고 그중 러시아는 대부분 동슬라브족으로 이뤄져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말하는 ‘슬라브 신화’는 공통된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쪽의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무튼, 비록 영화 본편과는 상관없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었지만, 의도치 않게 다양한 것을 검색하고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혹시 ‘슬라브 신화’에 대한 전문가 분이 있다면, 어떤 자료를 참고하면 좋을지 살짝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TEXT No. 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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