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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질 때까지 - 일반 킵케이스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어두워질 때까지 Wait Until Dark, 1967
감독 : 테렌스 영
출연 : 오드리 헵번, 알란 아킨 등
등급 : NR
작성 : 2021.07.11.
“어쩌면 우리는 모두 사회적 약자일지도 모르겠다.”
-즉흥 감상-
작품은 검붉은 광택의 천을 자르고 그 안에 들어있는 솜을 뽑아내는 남자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솜 대신 하얀 가루가 들어있는 작은 비닐 봉지를 집어넣고 인형의 배를 봉합하는데요. 인형을 받아든 여인이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도착해서는, 으흠? 처음 보는 남자에게 인형을 떠맡기듯 넘겨버립니다. 아무튼, 얼떨결에 인형을 받았던 남자는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버리고, 앞을 보지 못하는 아내가 홀로 집을 지키는데요. 행적이 묘연해진 여인과 인형을 찾기 위해 세 남자가 그 집을 방문하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여인이 홀로 있는 집에 남자들이 들이닥쳤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뻔한 거 아니냐구요? 음~ 어떤 일이 당연하게 일어나야 하는 것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예상하던 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아 당황하고 말았는데요. 반세기 전에 만들어졌던 영화인만큼, 지금과는 사고의 방식이 조금 달랐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사회적 약자’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장애를 가진 사람? 아니면 성 소수자? 그것도 아니라면 사회적으로 소득이 낮은 계층의 사람들? 그밖에도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떠올려 볼 수 있는데요. 사전적 정의를 옮겨오면 ‘사회에서 신체적·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개인이나 집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일 경우 표면적으로는 ‘시각장애를 가진 여인’이 그 대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하얀 가루의 운반책이었던 여인이나, 인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세 남자들도 그들이 가진 관계 속에서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어버리고 마는데요. 여기서 좀 더 적어버렸다가는 스포일러가 되고 마니, 자세한 건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영어 제목인 ‘Wait Until Dark’를 번역하면 한글 제목인 ‘어두워질 때까지’가 되냐구요? 혹시나 다르게 해석될까 싶어 구글 번역기에 물어보니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다’라고 알려주는데요. 번역하는 과정에서 ‘기다리다 Wait’는 어디로 빼버린 건지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어두워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냐구요? 음~ 혹시 유령이 출몰하거나 초자연현상이 벌어지는 걸 기대하셨다면, 그 감정 고이 접어 잠시 옆으로 밀어두시기 바랍니다. 이번 작품은 그런 수퍼내추럴한 설정이 가미된 것이 아닌 순수 스릴러에 해당하기 때문인데요. 어두워진다는 것은 시선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시선을 피할 수 있다는 건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악한 마음이 도덕과 양심의 탈을 벗어 던지고 활동할 수 있는 순간을 암시한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다른 의견 있는 분이 있다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영화 소개 글에 보면 행적이 묘연하다는 여인이 사실, 읍읍! 휴. 하마터면 중요한 내용이 미리니름 될 뻔 했습니다. 간혹 영화 정보 글을 읽다 보면 중요한 부분이나 결말까지 적혀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영화는 스릴러입니다. 그렇다는 건 모르고 봐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인데요. 세기의 연인이라는 별명이 있는 오드리 헵번이 주연인 스릴러가 궁금한 분은, 한번 만나볼 것을 권해봅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옛날 영화는 그 시대 특유의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덤. 감상문을 적고 있는 오늘은 초복입니다. 다들 맛있는 거 드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굽네치킨의 볼케이노 치킨을 먹었는데요. 맛있군요!
TEXT No. 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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