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둠을 보았다 Sightless, 2020
감독 : 쿠퍼 칼
출연 : 매들린 팻쉬, 알렉산더 코치, 디셈버 엔스밍거, 리 존스, 데니즈 액데니즈, 제러드 크로포드 등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작성 : 2021.07.01.
“당신의 오감은 안녕하십니까?”
-즉흥 감상-
작품은 앞이 보이지 않은 탓인지 손을 쭉 뻗은 상태로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가는 여인의 뒷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한 달 전’이라는 안내와 함께 괴한의 습격을 받아 병원에서 신세를 진 다음, 친구가 마련해준 집에서 요양하게 되었음을 알리는군요. 자신을 정성스럽게 간호해주는 남성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도 잠시, 옆집에서 벌어지고 폭력사태를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딘가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는데…….
이 작품 말고도 시각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된 내용의 영화가 있었지 않았냐구요? 음~ 개인적으로는 가장 먼저 영화 ‘허쉬 Hush, 2016’를 떠올렸는데, 아. 이건 주인공이 청각장애를 가졌었군요. 다른 작품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나왔었다고 기억하는데 떠오르질 않습니다. 아무튼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사고로 시각을 읽고 회복되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었는데요. 그저 저에게 닥친 일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시각을 상실합니다. 그런 경우 촉각, 청강, 후각, 미각 등 다른 감각이 예민해지는 내용을 접할 수 있는데요. 약에 취해있기 때문에 시각을 제외한 감각들마저 신용할 수 없게 되는 설정이 준비되어 있는 것도 모자라, 주인공은 자신이 인지하고 있던 세상이 현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충격을 받게 됩니다. 물론 그것이 어떤 내용이었는지를 적는 순간 스포일러가 되고 마니, 궁금한 분은 작품을 통해 주인공과 함께 놀라보셨으면 하는군요.
영화는 재미있었냐구요? 음~ 나름 괜찮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지가 멀쩡해도 구속될 수밖에 없었던 영화 ‘아파트 209 1BR, 2019’처럼 끝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한 결말이 준비되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요. 부디 그녀가 마주한 또 다른 세상이 그녀가 바라는 대로의 현실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Sightless’를 번역하면 ‘어둠을 보았다’가 되냐구요? 음~ 구글에 Sightless의 뜻을 물어보니 ‘보이지 않는’이라고 답을 주었습니다. 이것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알려주는 의미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만큼은 번안된 제목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요. 보이지 않기에 다른 감각을 총동원해 세상을 머릿속으로 재구성했고, 그것이 고정된 모습으로 변했을 때 드러나는 어둠의 실체를 보는 순간 한글 제목의 의미가 와 닿았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해집니다.
‘어둠의 실체’라면 이건 초자연사건을 다루는 이야기였냐구요? 아닙니다. 지극히 현실 범주 안에서의 스릴러입니다. 다만 보이지 않음을 ‘어둠’이라 하고, 그럼에도 악의로 똘똘 뭉친 존재감이 있었다는 점에서 ‘실체’라는 단어로 비유를 든 것인데요. 비록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나름 몰입감있는 작품이었다고 적어봅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네? 시각장애인이 피해자로 나오는 영화로 ‘어두워질 때까지 Wait Until Dark, 1967’도 있다구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과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었던 작품은 아닌데요. 막연한 기억에 도움을 주실 분이 있다면 또 찔러봐주시기 바랍니다.
TEXT No. 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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