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귀화산장 鬼火山莊, 1980
감독 : 이두용
출연 : 남궁원, 김윤미, 전양자, 한은진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21.01.13.
“요즘이라고 안 그럴까?”
-즉흥 감상-
영화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어느 날 밤. 병원에서 무엇인가를 실험하고 있던 남자가, 다른 방에 있던 여자를 안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시간이 흘러, 외국에 나갔다 귀국한 남자를 기자들이 에워싸는데요. 의학 분야에 큰 성과를 보였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그렇게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품은 그에게, 영화의 시작에서 안았던 여인이 임신 사실을 밝히는데…….
간추림만 보면 딱히 이상하다는 기분이 안 드는데,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간추림에서 언급한 ‘남자’는 병원장인 동시에 유부남입니다. 그리고 ‘여자’는 병원장을 사모하는 직원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불륜 관계라 할 수 있는데요. 그것으로만 끝난다면 모르겠는데, 이번 작품은, 아! 하마터면 중요한 부분을 적어버릴 뻔했습니다. 아무튼, 요즘 보기에는 참으로 뭔가 거시기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얼버무리지 말고 좀 더 명확하게 알려달라구요? 음~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은 ‘불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람이 살다 보면 인생의 동반자 말고 다른 사람도 함께 사랑할 수도 있는 법이라구요? 어찌 되었건 사랑으로 묶인 관계에서는 배신행위에 해당한다구요? 네? 일단 여자 친구가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구요? 으흠. 다양한 의견 감사합니다. 다음부터는 여자 친구는 물론 남자 친구도 있는지 먼저 물어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작품에서는 배신은 기본으로 협박, 살인, 납치 등 다양한 범법행위가 이어졌는데요. 이게 40년 전의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고 합리화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이 요즘이라고 다를지 궁금해지는군요.
도덕과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법치국가에서 이건 영화 안에서만의 이야기 일 뿐이라구요? 음~ 듣기 싫어도 들리는 것이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뉴스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다고 납치 감금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여자’라는 존재를 거의 물건 다루듯 대하는 건, 그러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고발 의식이라고 할수 있을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무거운 이야기는 그만하고, 영화는 재미있었냐구요? 음~ 어이도 없고 불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면서 꼬꼬마시절이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몇몇 장면과 대사들을 보고 듣고 있자니, 당시 연기자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궁금하기까지 했는데요. 누군가 이 영화의 대본을 주고 저보고 읽으라고 하면 몸과 마음이 오그라들 것 같은 건, 과연 저뿐일까 궁금해지는군요! 크핫핫핫핫!!
제목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鬼火山莊’을 풀어쓰면 귀신 귀, 불 화, 뫼 산, 풀 성할 장이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풀로 가득한 산에서 불타오르는 귀신’이라고 직역하면 조금 그렇구요. 영화의 내용과 함께 보면 ‘도깨비불이 나오는 산장’ 정도로 적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는 건 이 작품에는 유령과 같은 초자연적 존재들이 나오는 거냐구요? 음~ 오히려 그랬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딱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힌트만 살짝 적어보면 영화 ‘디아볼릭 Les Diaboliques, Diabolique, 1955’과 비슷할 뻔했었는데요. 궁금한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문득 이 작품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의 평가가 궁금해집니다.
TEXT No. 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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