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클로젯 The Closet, 2020
감독 : 김광빈
출연 : 하정우, 김남길, 허율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20.03.23.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즉흥 감상-
영화는 1998년 10월 24일 오전 10시 34분에 촬영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는 굿판의 기록 영상은 살짝, 무당이 자신의 목을 그어버리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한편, 아내를 잃고 어린 딸과 한적한 산속 별장에서 지내게 된 남자가 이야기의 바통을 받는데요.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했기에 일을 하고 있었지만, 아이를 혼자 남겨두자니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그를 돕겠다는 자칭 퇴마사가 그를 찾아오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영화 초반부에 길 한복판에서 차에서 내린 소녀가 처음 가보는 집을 한 번 만에 찾아가는 것도 그렇고, 이사 첫날밤부터 아이의 표정과 태도가 확 바뀌었는데도 눈치 못 채는 아빠에, 나름 부성애를 연출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도 애절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물론, 퇴마사의 드립마저도 재미가 없었는데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에 위의 즉흥 감상을 적은 것입니다.
제목은 어떤 뜻이냐구요? 음~ ‘Closet’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벽장, 드러나지 않은, 본인만 알고 있는, 특히 밀담을 나누거나 혼자 있기 위해 누구를 밀실에 들어앉히다’라고 나오는데요. 처음 이 제목을 봤을 때는 ‘옷장 괴담’ 같은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작품을 예로 들어달라구요? 음~ 첫인상은 영화 ‘홀 인 더 그라운드 The Hole in the Ground, 2019’와 ‘장산범 The Mimic, 2017’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결말에 들어가면서는 ‘마신자 紅衣小女孩 시리즈’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는데요.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라도 그 맛이 다른 법인데, 이번 작품은 신선함은 물론, 기대와는 다른 스토리텔링에 몰입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특히 먹방이 없는 하정우 배우와 퇴마사의 ‘신과 함께 드립’은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 할지 분위기가 따로 놀았는데요.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이상한 작품을 만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화면은 멋있지 않았냐구요? 음~ 화면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특히 공황장애에 허덕이는 아빠의 모습과 아역 배우의 소름 끼치는 연기, 그리고 퇴마사의 액션과 이승과 저승의 경계 연출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스토리텔링에도 좀 더 신경 썼으면 더 멋진 작품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라진 아이는 돌아오냐구요? 음~ 글쎄요. 그 부분을 적어버렸다가는 스포일러가 되고 마는데요. 궁금한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에 부모로부터 학대받고 버림받은 아이가 남아있는 이상, 비슷한 일은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라는 암시와 함께 마침표가 찍혔다고 생각하는데요. 혹시나 2편이 만들어진다면, 좀 더 멋진 모습으로 인사를 건네주길 바랍니다.
정말 학대받고 버려진 아이들이 옷장 속으로 사라지는 거냐구요? 음~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면 영화에서와같이 퇴마사가 짜잔하고 나타나 상황을 해결해줄 것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영화를 벗어나 현실에서 바라본다면, 으흠.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이니까요.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이 시국에도, 인륜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T No. 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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