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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장치의 사랑 1
고다 요시이에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4년 11월
평점 :
제목 : 기계 장치의 사랑 機械仕掛けの愛 1권, 2012
지음 : 고다 요시이에
옮김 : 안은별
펴냄 : 세미콜론
작성 : 2019.12.02.
“당신에게 공존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즉흥 감상-
누렇게 변한 듯 보이는 종이 위에 그려진 아홉 로봇의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버려질 것을 직감한 소녀형 로봇 [애완 로봇], 외로움을 느끼지만 결혼에 대한 꿈을 접어버린 청년 [가족 증원법], 계속해서 실수만 저지르는 매장 로봇 [열등 로봇 열등 군], 노인 병원에서 일하고 있던 로봇 [간병 로봇 히로사와], 뛰어난 전투력으로 경찰업무를 하고 있는 로봇 [죄와 벌의 상자], 가정에 사랑과 평화의 흔적을 남겨주는 로봇 [육아 로봇 마시], 전장에서 남다른 활약상을 보여준 로봇 [크로스의 전장], 추억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로봇 [릭의 추억], 누구보다도 자신이 맡은 일에 최고의 자세로 임했던 로봇 [그레이트 시드]와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즉흥 감상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인공지능’을 다루는 작품들을 보면 로봇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을 다루는 ‘로봇 아포칼립스’와 같은 작품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한계에 도달해서인지, 요즘은 왜 그런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다루거나, 다른 가능성의 미래를 다루는 작품들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번 작품은 그런 과도기적 과정 속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였으며, ‘공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듯했기에 적은 즉흥 감상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혹시 다른 의견 있는 분은 손들어주셨으면 하는군요.
로봇이라고 하면 ‘로봇 공학 3원칙’이 함께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작품은 어땠냐구요? 음~ 비슷하게 언급되는 부분은 있었지만, 너무 그 부분에 매달리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계속되는 이야기를 통해서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당장 첫 번째 책만 보면 그렇지 않았는데요. 혹시나 제가 그 부분을 놓친 것이라면, 어디에 로봇 공학 3원칙이 언급되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책은 재미있었냐구요? 음~ 차분히 생각의 시간을 가지고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로봇에 탑재된 인공지능과 그 한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SF는 당장 눈앞의 현실을 기준으로 작품을 해부하는 것이 아닌, 가능성의 미래를 바라보는 기분으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무조건 말도 안 된다고 책을 덮기보다는, ‘만약 이렇다면?’이라는 가정으로 만나보면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간추림만 보면 짧은 이야기가 아홉 편이 들어 있는 것 같은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하나 골라 달라구요? 음~ 사실 2권까지 읽은 상태이기도 하지만, 하나하나가 전부 독립된 이야기라기보다는, 비슷한 시간대의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하나의 이야기만 보면 살짝 아쉬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런 아쉬움이 다른 이야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해소되는 기분이 있었는데요. 다른 분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해집니다.
책의 뒷표지에 보면 [‘일본에서 가장 눈물 나는 4컷 만화’ 「자학의 시」의 작가 고다 요시이에]라는 언급이 보이던데, 자학의 시가 뭐냐구요? 음~ 국내에도 번역 출판되어 있는 책으로, 미리보기를 통해서는 계속해서 밥상을 뒤집고 있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인 정보로 작품을 판단해서는 안 되니, 기회가 되는대로 한번 만나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랜만에 편안하게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만한 책을 찾는 분께, 조심스레 추천해볼까 합니다.
TEXT No. 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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