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A Woman After a Killer Butterfly, 1978
감독 : 김기영
출연 : 김자옥, 김정철, 김만, 남궁원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19.05.27.
“나비의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꿈을 꾼 것인가?”
-즉흥 감상-
영화는 젊은이들의 대학 생활을 보이는 것도 잠시, 그중 몇몇이 강변으로 여행을 가며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나비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남학생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넘기는데요. 나비를 잡던 중 만난 여인과 썸을 타는 것은 살짝, 그녀가 건넨 주스를 한 잔 마십니다. 하지만 음료수에 독을 탔다는 여인의 말에 기겁을 하는데요. 사망한 여자와는 달리 살아남은 남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환각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데…….
도대체 이런 영화는 어디서 구해 보는 거냐구요? 음~ ‘한국영상자료원’이라는 곳에서 무료로 영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를 통해서 만나보았는데요. 40년 전의 우리나라 모습이 궁금한 분은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인 만큼 미성년자분들은 힘들겠지만 말이지요! 크핫핫핫핫!!
영화는 재미있었냐구요? 음~ 요즘 관점에서 보면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독특하고 신선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본을 따로 읽고 화면에 덧씌우는 방식이 재미있었는데요. 그것이 그 당시의 유행이었는지, 아니면 동시녹음기술이 미흡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상과 함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특수효과도 촌스러운 동시에 인상적이었는데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즉흥 감상은 무슨 의미냐구요? 음~ 다른 분들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혼란에 빠져버렸습니다. 정황상 분명 죽었어야 할 인물들이 다시 살아났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이어갔기 때문인데요. 그 순간 ‘나비가 된 꿈’을 의미하는 ‘호접몽’을 떠올렸습니다.
출연진 중에 ‘김자옥’이라는 이름이 보이는데, 설마 ‘공주는 외로워’의 그 김자옥 님 이냐구요? 음~ 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그분 맞습니다. 질문자분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살아 계시다고 생각할 뻔했는데요.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무튼, 처음에는 저 당시에도 예쁜 연기자가 있었구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김자옥 님의 젊은 시절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연구 보조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교수의 딸로 등장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영화 초반에 주인공을 괴롭힌 도서강매업자와 오랜 잠에서 깨어난 미녀는 어떻게 된 거냐구요? 글쎄요. 이번 작품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환각이고 실제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반자살을 시도한 여인을 만나는 것까지는 실제이고, 마지막 부분에서 술에 떡이 되어 정신을 차리는 장면 직전까지 환각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데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의견 있는 분은 손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을 보면 여자가 주인공처럼 보이는데, 왜 남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 것인지 알고 싶다구요?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이 부분은 환각의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데,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답을 주실지 궁금해집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늘 밤에는 영화 ‘림 오브 더 월드 Rim of the World, 2019’를 만나볼까 합니다.
덤. 비가 내립니다. 뭔가 맛있는 게 먹고 싶어지는군요.
TEXT No. 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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