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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3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3월
평점 :
제목 : 백귀야행 百鬼夜行抄 3권, 1997
지음 : 이마 이치코
옮김 : 강경원
펴냄 : 시공사
작성 : 2019.04.28.
“공포가 일상인 사람의 인생은 어떤 기분일까?”
-즉흥 감상-
두 번째 이야기 묶음이 전부 애장판에 수록되어 있다는 기분에 식상했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시리즈를 만나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어딘가 먼 곳을 쳐다보는 듯한 ‘리츠’와 그의 어깨에 앉아 있는 ‘오구로’가 그려진, 세 번째 묶음의 표지를 살짝 넘겨보는군요.
첫 번째 이야기는 [연꽃 아래에는]으로, 꿈속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연못이 정원에 생겨 놀라는 리츠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 연못 안에서 나온 손이 사촌 누나인 ‘츠카사’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는 것을 목격하는군요. 한편 친구들과의 여행 중 같은 꿈을 꾼 츠카사는 혹시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리츠가 살고 있는 큰집을 들르는데…….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성가신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사자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간절한 상황이었을지 상상하며 읽었습니다. 이승에 미련이 남아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저 같아도 어떻게든 달라붙어 있을 것 같은데요. 음? 이 부분은 할아버지와 관련된 다른 이야기까지 숨어있었군요?
두 번째 이야기는 [신비한 신부]로, 비밀스러운 혼례식으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것도 잠시, 어머니가 사망했기에 아버지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는 세 아이가 이야기의 바통을 받는데요. 그 집안이 가문을 잇는 장남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는 것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그 집안에서 하는 가든파티에 참석하게 되는 리츠와 츠카사는 기묘한 만남을 가지는데…….
집안의 수호신과 관련하여, ‘보이지 않는 벽 안의 사람’이라는 소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는 2권 [살풀이]에 등장했던 가택신과는 또 다른 버전으로 보였는데요. 집안의 부를 위해 자행되는 이상한 의식에 대해, 초자연적인 관점을 제외하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신빌림]으로,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여인으로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리고는 이사 문제로 리츠의 집에 잠시 신세를 지게 된 이모네 가족 소개는 살짝, 큰누나라고 할 수 있는 ‘아키라’에게 어떤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는데…….
다른 것보다 2권 [식인귀의 정원]에서 나름 활약했던 ‘사부로’가 등장해 반가웠습니다. 사부로가 누군가 하면 상자 정원을 만들었다가 거기에 영혼이 귀속되었는데, 나중에 정원의 돌로 등장해 웃음을 선물해줬던 캐릭터인데요. 이번에는 리츠가 살고 있는 집에 정원사로 출연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나무의 영]으로, ‘츠카사’가 누군가를 데려와 ‘리츠’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의뢰인(?)으로부터 통나무를 건네받은 리츠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존재와 조우하며 작은 소동에 휘말리게 되는데…….
‘죽음의 예언’에 대해, 리츠와는 달리 걱정이 꼬리를 무는 츠카사를 보며 ‘지나친 걱정이 화를 부른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떨쳐버리고 싶지 않지만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에 대해,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해지는군요.
그럼, 평소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감상문을 써봤는데요. 자세한 건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그리고 즉흥 감상에 대한 건, 숨을 쉬는 것과 비유해보고 싶어지는데요. 리츠와 그의 가족에 대한 것은, 예속되는 이야기 속에서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덤. 오늘 건담베이스에가서 프라모델 ‘[RG] 사자비’를 구입하려 했는데, 같이 가기로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늦어지는군요.
TEXT No. 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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