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암수살인 暗數殺人, Dark Figure of Crime, 2018
감독 : 김태균
출연 : 김윤석, 주지훈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9.01.06.
“정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즉흥 감상-
영화는 바다를 건너 비 내리는 시장에서 비밀리에 만나는 세 남자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하지만 살인사건의 정보를 잡으려는 순간, 잠복 중이던 경찰이 들이닥쳐 정보원을 체포해버리는군요. 3개월 후. 감옥에 잘 있던 정보원은 자신이 저질렀다는 다른 살인에 대한 자백을 조건으로, 시장에서 만났던 형사하고만 말하겠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영화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제목이 ‘암수살인’이었다 보니, 남자랑 여자가 서로 살인을 잘한다고 자랑하는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시간이 흘러서야 암수가 암컷과 수컷이 아닌 어두울 암 暗과, 셀 수 數를 사용하여, ‘속임수, 남을 속이는 짓’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만났고,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 이 작품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판단하기 힘든 이야기로 싸우는 두 사람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재미있냐구요? 음~ 괜찮음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김윤석 씨는 어째 출연하는 영화를 볼 때마다 형사였고, 상대역의 주지훈 씨도 딱 필요한 만큼의 연기를 보여준 기분이었는데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그렇다고 시간 죽이기 용은 아닌 그런 영화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고싶다구요? 음~ 영화 소개글을 읽어보면 [제작노트]라는 부분이 있고, 그 안에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에피소드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바로 ‘이두홍 사건’인데요. 하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논하기보다, 이런 일이 다시금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친구와 나눈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범죄라도 드러나지 않으면 그건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친구는 그래도 범죄는 범죄라고 답을 했었는데요. 이번 작품에서처럼 드러나지 않았으면 아무도 몰라서 넘어갔을 사건이, 조금씩 드러나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의 안타까움이란, 범죄자를 향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수없이 발생하고 있을 많은 사건 사고, 그중에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채 증거불충분으로 미결로 넘어가는 게 얼마나 많을지에 대한 것인데요. 그저 제가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감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이 작품은 피해자와 남은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그런 피해자와 가해자를 함께 바라보는 형사와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은 가해자의 입장 또한 연출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것 하나 해결되는 것이 없었다하여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안타까움에 대해 고민과 생각의 시간을 선물해주는 듯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부분들에 대해 적어버렸다가는 감상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끼는데요. 계속해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조심스레 추천장을 내밀어봅니다.
사실 영화만 봤을 때는 그냥 한번 볼만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감상문을 쓰면서 영화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고, 알게 되는 것이 많아질수록 말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었는데요. 오랜만에 고민의 시간을 안겨주신, 영화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봅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밤은 안녕하십니까?
TEXT No. 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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