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도어락 Door Lock, 2018
원작 : 하우메 발라게로-영화 ‘슬립타이트 Sleep Tight, 2011’
감독 : 이권
출연 : 공효진, 김예원, 김성오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9.01.06.
“원작의 결말로 가지 않아 천만다행입니다. 하지만…….”
-즉흥 감상-
영화는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여인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하지만 집에 들어왔음에도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있는 두려움이 가시질 않는지 여기저기를 살펴보는군요. 그리고는 같이 자고 있던 남자가 먼저 집을 나선 다음 홀로 깨어나 출근길에 오르는데요. 어딘가 몸이 뻐근해 보입니다. 그렇게 은행원으로 업무 전선에 복귀하지만 민원인과의 마찰이 발생하고, 승진을 앞두고 직장상사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하는 등의 나쁜 일이 연이어지는데…….
다른 것보다 즉흥 감상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처음 이 작품의 예고편을 봤을 때는 영화 ‘숨바꼭질 Hide and Seek, 2013’처럼 아파트 괴담 같은 이야기를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볼 생각이 없었는데요. 충격적인 여운을 남긴 영화 ‘슬립타이트’를 원작으로 만들었다기에 만나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즉흥 감상으로 적은 것인데요. 말 그대로입니다. 원작의 결말처럼 진행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원작의 결말을 여기 적을 수는 없으니, 궁금한 분은 따로 확인해주셨으면 하는군요.
영화에 등장하는 원룸 침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거냐구요? 음~ 글쎄요. 영화에 등장하는 테크닉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모방범죄를 대비해 자세한 설명을 일부 생략하거나 변형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분야의 전문가분이 제 기록을 읽고 계신다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 영화와 남성혐오에 대해 저는 어떻게 생각하냐구요? 음~ 이번 작품일 경우 영화는 영화로만 봤으면 할 뿐입니다. 홀로 살아가는 여인을 노리는 남자들의 변태적 추행과 삐뚤어진 관심에 대해서는 지금 연이어 보도되는 뉴스만 봐도 무서운데, 그걸 영화로 다시 보는 느낌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는데요. 원작은 가해자의 관점으로 진행되었으니 그 사람 한 명만 나쁜 놈으로 만들면 되었지만, 이번 작품은 피해자의 관점이다 보니 다수의 나쁜 놈들이 만들어져버렸는데요. 영화에서의 설정만을 가지고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전에 본 영화가 막연하게 떠올랐는데요. 주인공이 여자로, 타인의 삶을 훔치려는 다른 여자가 등장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제목까지는 기억이 안나는군요. 아무튼, 주인공의 침대 밑에 남자가 아닌 비슷하게 생긴 다른 여자가 등장했다면, 이야기는 또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었을지 궁금합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알겠지만,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 아쉬웠는데요. 혹시나 만들어질지 모를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서는, 다른 성별이나 다른 연령층의 위험(?)을 더해 좀 더 입체적인 ‘소통의 단절로부터 오는 공포’를 연출해주셨으면 할 뿐입니다.
혼자 사는 게 그렇게 무서운 거냐구요? 음~ 저도 자취를 하기 전에는 무한의 자유를 상상해왔습니다. 하지만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야구방망이를 호신용 무기로 챙기고, 이웃에게 저의 존재감을 알리지 않으려고 생활소음을 억제하는 등의 노력을 했었는데요. 이 작품에서는 그런 차원을 넘어, 안전지대의 시작이자 마지막 관문인 도어락이 뚫리는 사태에 대해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다르게 적으면, 나만의 공간에 낯선 이가 들어와 행패를 부린다는 건데요. 그게 다른 사람도 아닌 본인의 이야기라면, 기분 좋으시겠어요?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오늘 하루도 문단속 잘 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낯선 이가 숨어서 살아갈 공간이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도어락은 또 다른 문제이니 말이지요! 크핫핫핫핫핫!!
TEXT No. 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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