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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블스피크 Evilspeak, 1981
감독 : 에릭 웨스턴
출연 : 클린트 하워드, R.G. 암스트롱, 조셉 코르테스 등
등급 : 미성년자관람불가
작성 : 2019.01.02.
“지나친 관심은 참된 사랑의 모습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니.”
-즉흥 감상-
영화는 ‘칼릴 지브란’의 산문시 한 구절은 살짝, 종교재판의 결과로 추방당하는 종교인 ‘로렌조 에스테반’과 그의 검은 미사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웨스트 앤도버 군사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년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건네는데요. 다른 학우들과는 달리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왕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날과 같이 벌칙으로 잡무를 하던 중 예배당의 지하실을 청소하게 된 그는 오랜 시간 봉인되어 있던 비밀의 문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라틴어로 적혀있는 어떤 책을 발견하는데…….
우연히 접한 어떤 분의 감상글을 읽고 관심을 가지게 되어 작품을 만나보았는데요. 최근에 만났던 여러 작품 중 제법 묵직한 펀치를 던져준 작품이었습니다. 비록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내용이 어둠의 판타지로 물들어버리긴 했으나, 최근까지도 사회문제로 언급되는 ‘왕따’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영화가 만들어지고 38년이 된 현재까지도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지만, 그래도 조심스레 추천장을 내밀어보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오랫동안 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을 정도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작품 아니냐구요? 아무래도 왕따의 아픔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인간적인 부분이 아닌 종교적 측면, 그것도 부정적인 표현으로 시도되었다 보니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보면 말도 안 되고 유치하게 보이는 장면일지 몰라도, 그 당시에는 나름 자극적인 연출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작품이 ‘왕따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게 했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 때문에 그러는거냐구요? 주인공인 ‘스탠리 쿠퍼스미스’의 배경은 위의 간추림에서도 살짝 적어뒀습니다. 그리고 그건 개인의 역사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그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그저 기가 찰 뿐이었는데요. 재정적 여건 때문에 복지 차원으로 특별히 함께하게 되었으면 잘해줘도 모자랄 판인데, 학우는 물론 교사들까지 그를 고운 시선으로 보질 않고, 다소 폭력적인 사랑의 세례를 주기 바빴습니다. 기본 훈련에 참여하기 힘들 정도의 잡무를 맡기기도 하고,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심심하면 간섭하며, 그래도 제법 잘 버티니까 강도를 올리기 일쑤였는데요. 그것이 군사학교라는 특수성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망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구조적 결함을 지니고 있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진지한 이야기 말고, 영화의 재미있는 부분을 알려달라구요? 음~ 스토리텔링을 잠시 접어두고 생각해보면, 화면의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이 작품은 연식과 함께 80년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 대중적으로 사용 중인 윈도우나 안드로이드 같은 그래픽기반의 OS가 아닌, 오직 글씨로만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절인데요. 그런 환경 속에서 요즘 인공지능도 흉내 내지 못할 처리능력을 보여주는 ‘에스테반 OS(?)’가 얼마나 강렬하게 연출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적어서는 저의 감동을 전할 수 없으니, 궁금한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군요.
예고편을 보니 특수효과에 엄청 공을 들인 것 같던데, 실제로 본 소감이 궁금하다구요? 음~ 와이어액션장면에서 와이어가 살짝 보인다는 것 말고는 훌륭했습니다. 특히 두 개 이상의 화면이 부분적으로 오버랩 되거나 치환되는 장면이 제법 자연스러웠는데요. 제가 본건 편집판이라고 하던데, 원본으로 보면 또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합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혹시 제가 모르는 이번 작품의 뒷이야기를 아는 분은 살짝 찔러주시길 바랍니다.
TEXT No. 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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