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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ㅣ 스티븐 킹 걸작선 1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제목 : 미저리Misery, 1987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조재형
출판 : 황금가지
작성 : 2006.12.15.
“영화 ‘미저리Misery, 1990’는 그저 소프트무비였단 말인가!?”
-즉흥 감상-
으어. 몇 번이나 섬뜩한 기분으로 덮어버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로 처음 만났을 때도 제가 주인공이 되어버린 기분 때문에 살짝 떨면서 봤었는데. 원작이라 말해지는 소설로서 만난 이번 작품은 으어.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럼 영화에서는 집적 소개되지 않았던 ‘미저리’ 속의 소설 ‘미저리’까지 등장하는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안개와 같은 불분명한 의식 속에서 주인공을 향한 자칭 ‘넘버원 팬’의 메아리와 함께 점점 의식을 차려가는 한 남자의 시점으로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끔찍한 고통의 터널을 통과해 정신을 차린 남자는 자신이 한 여인의 간호를 받고 있으며 운전 중에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점점 회복되어가는 그는 그녀가 가진 어두운 면을 작은 사건들을 통해서 실감하게 되고, 자칭 그의 넘버원 팬임을 자청하는 그녀는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한 소설 ‘미저리’의 주인공인 ‘미저리’를 살려내기 위해 작가를 향한 순수한 사랑으로서 잔혹한 시련을 선물로 주기 시작하는데…….
원작이 소설인 영화일 경우에는 대중화를 위한 각색이 시도된다고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그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지는군요. 작품의 주인공인 ‘폴’은 너무나도 친절한 ‘애니’의 심기를 건드려 죽지 않는 게 더 신기한 고통을 감수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소설을 쓰라고 중고타자기를 사준 애니이게 부분적으로 고장이 나있다고 투덜거리다가 혼이 난 다음 점점 고장이 심해져 불평을 혼자 중얼거리다 손가락이 잘리질 않나, 지나가던 경찰관한테 살려달라고 소리 질렀다고 한쪽 발이 손봐져 절름발이가 되질 않나, 그밖에 너무 상세하게 적었다가는 영화만 먼저 보신 분들에게 내용상의 미묘한 차이가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이해되실 것 같아 말을 아끼고 싶을 정도로 처절합니다. 저도 영화를 먼저 만난 독자이지만 정말이지 우리의 간호사 애니는 너무나도 친절했답니다. 아아아.
음음. 혼자만의 세상으로 가려던 영혼을 다시 내려왔습니다(웃음)
문득 이번 작품의 감상기록을 시작하기 전 TV를 잠시 보고 있으니 ‘싸이코패스psychopath’에 대한 방송을 하고 있더군요. 살인이나 강간 등의 사회적 이슈가 될 범죄를 지르는데 있어 일말의 도덕성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즐기기 까지 하는 선천적 정신질환이며, 특히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며 지극히 정상인으로의 모습을 가진 자들일 경우 ‘정장 차림의 뱀’이라고 까지 하하는 일종의 무서운 병.
이번 작품의 애니 또한 간호사들의 수장까지 할 정도로 모범적이었지만 결국 사건에 덜미가 잡혀 은둔 생활을 하고 있던 인물 중 하나로 등장하는데요. 오오오. 순수한 사랑으로서 자신의 우상을 향한 팬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최고의 인기로 그 절정을 달리는 작가 분들은 긴장이 아니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아니. 그것은 소수의 팬만 있다고 할지라도 일부 광적인 분들이 있었다는 것은 경험해 봤었기에 참 공감이 되는 한편 저 또한 누군가의 팬으로서 성격진단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군요(웃음)
후우. 그러고 보니 정신없이 읽기 시작해 황금가지에서 한 세트로 묶은 이야기도 이제 마지막 이야기가 남았군요. 역시나 먼저 영화로 만나기도 했었지만. 앞선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원작의 강열함을 믿는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소설 ‘살렘스 롯Salem's Lot, 1975’을 집어 들어봅니다.
Ps. 아 앞선 소설 ‘그것 IT, 1986’때도 깜빡했던 사항인데요. 스티븐 킹님의 작품 속 세계는 서로 별도의 이야기를 가진 동시에 아주 미묘하게 연결되는 지점을 발견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에서는 ‘샤이닝The Shining’의 호텔 요리사 ‘딕 할로렌’의 젊었을 때가 아주 살짝 지나가며, 이번작품 중에서 ‘샤이닝’의 주 무대인 ‘오버룩’ 호텔에 대한 언급이 살짝 지나가더군요. 그밖으로는 감옥 이야기가 나온다 싶으면 ‘쇼생크 감옥’이 말해지며, ‘캐슬록’이라는 동내가 자주 언급된다거나 하는 등입니다. 뭐 자세한 것은 직접 읽어보실 분들이 하나 둘씩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 말씀 드리고 싶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