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 디지팩 한정판 기프트세트 (DTS-ES 4disc)
봉준호 감독, 송강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 괴물The Host, 2006
감독 : 봉준호
출연 :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등
등급 : 12세 관람가
작성 : 2006.08.11.


숙주 [宿主, host]
생물이 기생하는 대상으로 삼는 생물.

-백과사전 중-


  한주의 시작부터 계속해서 이어지는 야근 속에서 “‘무엇’인가가 밀리고 있고, 해야만 한다!!”라는 메아리가 제 머릿속을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파울로 코엘료 님의 ‘순례자O Diario de um Mago, 1987’와 얀 마텔 님의 ‘셀프slef, 1996’가 수중에 들어온 직후, 그나마 그 짧은 틈 속에서 정신적 여유가 찾아왔을 때가 되어서야 우선은 감상기록이 밀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그럼 지난 7월 30일, 친구와 함께 아쉽게 조조를 노친 기억을 가졌지만 가격의 후회가 들지 않았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야기는 차가운 느낌의 공간인 미군 부대 영안실에서부터 그 문을 열게 되는군요. 그중 상급자로 보이는 미국인이 하급자로 보이는 한국인에게 방부처리 용액인 포름알데히드 병위에 먼지가 있다면서 전부 버려버리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돌연변이 같은 생물을 발견했지만 그만 노처 버리는 두 낚시꾼과 한 번 더 시간을 뒤로해서 비오는 날의 한밤중에 다리위에서 투신하려는 한 사람이 자신을 만류하는 이들에게 한강에 ‘무엇’인가가 있다고 말하곤 작별을 고하는 이야기로 이어지는 군요.
  그렇게 시간은 현재로 한 번 더 이동해 그저 평화로운 한때를 즐기던 한강 둔치에서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꿀떡꿀떡하기 시작하는, 마치 거대한 망둥어의 모습을 연상시켜버린 ‘괴물’의 등장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워낙에 시끄럽게 광고를 해대던 작품인지라 줄거리가 이렇고 저렇고 하는 것은 잔소리 정도 밖에 안 될 것 같아 제가 받아들이게 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우선 한국에서의 괴물 영화라고 하면 심형래 감독님이 만든 영화 ‘용가리 Yonggary, 1999’라던가 ‘디 워D-War, 2006’가 있겠지만 일단 그건 한국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는 아니었군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서울 한복판의 한강을 주 무대로 그냥 봐서는 납치된 딸이자 가족의 일원을 되찾기 위해서 괴물을 찾아 나서는 한 가족의 처절한 이야기로 비춰지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위 힘 있는 높은 분들께서 멋대로 놀아나는 이야기를 고발하는 이야기라는 인상을 받아버렸습니다.
  거기에 괴생물체가 나타났는데도 휴대폰 등의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 찍기에 바쁜 현대인의 모습에서 ‘현실성’의 부재에 대한 문제라던가 괜히 일만 부풀리는 미국의 대책 없는 대응의 모습이라던가, 조금이라도 상식을 벗어나면 당연히 불가능을 말해버리는 국민 수호 집단의 행동 하며, 거기에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국인 특유의 냄비 근성 정신까지 보고 있자니 정말이지 영화관에서 큰소리로 웃으면서 박수를 치고 싶어지더군요.


  영화를 같이 본 친구 말 중 “봉준호 작품 치고는 뭔가 2%부족한 기분이야.”에 공감하면서도 한국 오락 영화에 있어서는 최근 봤었던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 2006’에서처럼 완전한 흥분을 가져볼 수가 있었으며, 작품 이면 속에 있는 그 처절한 풍자의식에 정말이지 극찬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소설 ‘월야환담 채월야月夜幻談 彩月夜’로 알게 된 홍정훈 님의 문장력으로 소설책까지 출간되었다고 하니 이거 이거 흥분 되는 제 마음을 어떻게 진정시켜야할지 참으로 난감합니다(웃음)


  2000년에 실제로 일어난 '맥팔랜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작품. 요즘 언론매체들이 하나의 포인트에 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에 극장 흥행도니 하는 것에는 별 관심 없이, 단지 보고 싶다는 기분만 들면 보는 저에게 있어서도 이번 작품은 정말이지 즐거움을 만끽해 볼 수 있었습니다.


  후훗. 그럼 오랜만에 가진 흥분을 즐겨보며 영화에 대한 즉흥 감상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을 마쳐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과연 희망을 품은 숙주일까요 아니면 절망을 품은 숙주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과연 ‘무엇’을 품은 숙주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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