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리더십 - 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 인문고전에서 뽑아낸 리더십의 핵심
조슬린 데이비스 지음, 김지원 옮김 / 반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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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공한 사람 중에 독서 애호가가 아닌 자가 없고, 특히 고전 읽기를 게을리한 사람은 더 찾기 어렵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노자의 『도덕경』, 그리고 제인 오스틴의 『엠마』 등 다양한 고전에서 리더십에 관한 조언을 찾는다. 참고로 서양 고전을 위주로 한 이유는 리더십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한 출발점으로 동양철학보다 서양철학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해서란다.  



저자는 우선 진짜 리더(true leader)와 가짜 리더(false leader)를 구분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다른 사람들이 가만히 있거나 침묵할 때 먼저 나선다.

둘째, 희망을 만든다. 간단한 말과 행동으로도 희망을 자라게 한다.

셋째, 사람에게 집중한다. 사람을 계발하고 그들에게 신뢰를 얻는다.


'2부 정치'에 처칠이 『위대한 동시대인들(Great Contemporaries)』에서 리더를 아래와 같이 4가지 타입으로 분류한 것이 나온다. 우리의 리더는 아래 4가지 타입 중에 어느 것에 해당할까?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리더는 '헬조선'에 희망을 불러오기 위해 과감히 앞으로 나서되, 반드시 사람을 우선시하는 그런 사람이다.


· 통제 불능형: 자신의 기질을 전혀 통제하지 못해 재앙을 초래한다 

· 소시오패스형: 특정한 인물에 대한 증오나 개념에 대해 집착한다. 

· 얕은 팔방미인형: 온갖 일을 조금씩만 할 줄 알아서 빈약하고 피상적이다. 

· 투사형: 자신의 매력적인 재능을 봉사하기 위해 쓴다.




리더십에 대해 현대적 시각과 고전의 시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표가 흥미로운데, 예를 들면 고전에서는 힘과 권위를 서로 다르게 보고, 현대에서는 기본적으로는 같은 것이나 권위는 개인의 직책에서 나온다고 본다. 아래 권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리더십 행동 목록이 나오는데, 애석하게도 나도 몇 가지 해당한다. 저자 말대로, "다들 신경 안 쓸 거야"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정신 차리는 게 먼저다.




저자는 리더란 '옳은 것(rightness)과 효율적인 것(efficacy)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공리주의적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고 있다. 만약 효율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선택하면 그것은 "실수"이고, '모든 단계에서 '옳은' 행동을 하려는 건 재앙으로 가는 직행열차'라고 덧붙이면서. 그런데 만약 효율적인 것을 선택하려고 해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옳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효율성이 높은 쪽을 택해야 하나?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인공지능(AI)의 기술 목표는 효율이 아니라 정의에 더 초점을 맞춘다고 그랬는데, 그건 어떻게 봐야 하는 거지? 



저자가 우스꽝스럽다던 '윌리엄 제이(William Jay)'가 왜 우습지 않은지 이상해서 구글링해 보니 데일 카네기가 『인간관계론』에 이 윌리엄 제이를 인용한 게 나오는데, 거기서는 효율성에 반대하고 정의를 고집하던 자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자기 말만 '옳다'고 우기던 사람이다. 그러니 여기서 옳은 것(rightness)이 '도덕적으로 올바른(virtuous)'이라는 뜻인지, '자신의 의견이나 판단이 맞는(correct)'이란 뜻인지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 공리주의 시각에서 보면 '옳은 것(virtuous)과 효율성'을 비교하는 게 맞지만, 저자가 예로 들고 있는 윌리엄 제이나 리어 왕은 '자신의 말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니 '옳은'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버나드 쇼의 『성녀 조앤(Saint Joan)』을 예로 들며, 이상형 리더에 대해 말한다. 한 해를 새로 시작하는 시점이라 나를 리더의 관점에서 판단해 보려 읽었더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 책의 지적대로 나야말로 그저 넓고 높은 이상만 갖고 '무시해도 어쩔 수 없지, 승진 안 해도 상관없어'라고 살아온 것 같아서다. 아주 커다란 조직은 아니더라도 막상 꾸려 보니 저자 말대로 리더십이라는 게 '쉽게 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것도 아니어서 내가 과연 리더가 된다는 것에 관심은 있나 묻게 됐다. 혹시 나만 이런가 찾아보니,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2~30대 직장인의 85%가 리더가 되고 싶다고 응답한 걸 보니 아, 나는 낙오자란 말인가... 외국에는 리더가 되기 싫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던데... 아무쪼록 연초에 나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읽고 나서 든 생각

1. 저자가 리더십과 연구개발교육을 담당해서 그런지 유독 교재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다. '혼자 읽기'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교재처럼 읽기'에 더 적합해 보인다.

2. 웃자고 쓴 문장 같은데 그다지 웃음이 터지지 않는 문장도 더러 있다. 애석하다. 

3. 본인이 읽은 고전이 있다면, 당연히 더 '잘' 읽힐 것이다. 저자는 작품별로 읽어야 하는 부분을 친절히 소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읽지 않았다면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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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시작하는 백세운동 - 백 세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법
나영무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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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할 것 없이 '백세시대'를 외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 그 '백세'가 모두에게 해당할 리 없다는 슬픈 사실을!! 축구 국가대표팀을 포함해 김연아와 박세리의 주치의이기도 했다는 이 책의 저자 나영무 박사는 '백세 시대'를 맞으려면 아무리 늦어도 최소한 마흔부터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소 딱히 운동을 안 해도 30대까지는 그냥저냥 버틸 수 있다고 쳐도, 마흔부터 얘기가 달라지는 건 마흔부터 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말한 건 공자다. 무엇에도 판단이 흐려지지 않고,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고. 공자가 73세에 세상을 떠난 걸 고려하면 '불혹의 시기'를 참 빨리도 겪었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공자는 주로 어떤 운동을 했나 궁금해 찾아보니, 수영에서부터 사냥, 낚시, 말타기 등을 즐겼는데 특히 등산을 좋아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다양한 운동이 장수 비결이었나? 




책에 연령별로 '최적의' 운동 강도를 분류해 두었는데, '등산'은 20대에만 보이고, 30대와 60대에는 등산보다 강도가 약한 '산책'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실제로 등산복 열풍이 불었던 연령대는 50대 이상이 아니었나? 공자는 가장 좋아했다는 등산을 과연 몇 살 무렵에 가장 많이 했을까? 그런가 하면, 수영은 20대에서 40대까지 연속으로 등장하다가 60대 들어서 '수중 운동'으로 강도가 약해진다. 연령대별로 권장하는 운동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전에는 4~50대 환자 대부분이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다 다치는데 최근에는 몸짱이 되려다가 다쳐서 병원에 온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몸짱이 되고 싶다고 한들 40대 이상은 20대처럼 운동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저자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해서 아무 운동이나 시작해도 좋을 나이는 지·났·다며, 나이 마흔에는 갑작스러운 운동이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운동은 마약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죽을 듯이 몰두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죽어라 안 하려 든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적절한 운동은 남성은 8년, 여성은 9년'씩'이나 젊어지게 해준다고 한다. 다만 그 숫자가 어디서 나온 건지 언급이 없다. 지난번에 읽은 『마흔 식사법』도 그랬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과하지 않게'다. '적절한'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교묘한 단어다. 청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가장 평범하고 적당한 게 원래 가장 어려운 법인데. 



요점만 말하자. 노화를 막고 백세시대를 맞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저자는 열량 제한식운동을 권한다. 열량 제한식은 쉽게 말해 소식, 적게 먹으라는 말이고, 운동은 일주일에 3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해야 한단다. 



마흔부터는 체중관리가 필수라는데, 체중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허리둘레라고. 건강검진할 때 키와 체중과 함께 가장 먼저 기본으로 하는 이유가 거기 있나 보다. 허리둘레는 내장지방 정도를 알려주는 가장 쉽고 간단한 지표로, '허리둘레가 늘지 않는다=건강을 지킬 수 있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테스트는 간단하다. 편하게 선 자세에서 다리를 교차시키고, 그대로 바닥에 앉은 상태에서 오직 두 다리의 힘으로만 다시 일어나면 된다. 쉬운 것 같아서 '이게 뭐야?'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유럽심장학회 저널에서 소개한 '기초체력으로 기대 수명을 파악하는 테스트'란다. 



총 240쪽에 달하는 이 책은 1/3이 이론이고, 남은 2/3가 실전으로 <하루 10분 백세 운동>, <코어 백세 운동>, <부위별 백세 운동>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제일 마지막 챕터는 '백세 건강을 위한 질환별 맞춤 운동'을 담고 있는데 어깨결림에서 목 디스크, 손목터널증후군, 족저근막염 등 일상적으로 많이 들어본 질환들을 소개하고 있다. 영상제작 및 유지 보수비가 아무래도 사진촬영비보다 많이 들겠지만, QR코드로 연결해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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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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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무언가 나쁜 일이 닥쳐오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클로에. 두 딸과 남편이랑 행복하게 사는 줄만 알았는데 남편이 다른 여자와 떠나자, 그녀는 제 인생을 '싸구려 인생'이라 부르며 분노와 상심에 빠져 있다. 그녀의 시아버지 피에르는 며느리를 위로해주겠다며 낡은 시골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그가 아내, 쉬잔보다 더 사랑했던 여인, 마틸드에 대해 털어놓는다. 




아내이자 며느리인 클로에의 입장에서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외도한 것에 불과하지만, 두 남자의 입장에서는 아내보다 더 사랑하는 "진짜 사랑"을 뒤늦게 만난 것이다.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을 결국 지나치고만 시아버지는 그래서 불행했고, 주변 사람들의 행복도 망쳤다고 말한다. 사랑을 버리고, '행복이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 둔 대가'는 평생의 후회와 '더욱 슬퍼진 삶'이라며. 시아버지는 그 여인을 알기 전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고, 그녀와 헤어진 후에는 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며느리에게 털어놓을 수밖에 없다. 미안하고 안타까워서.




남편의 외도에 상심해 '도어 뷰어를 통해 문밖을 보며, 절대 문을 열지 않고 살겠다'는 내 아들에게 과분한 며느리에게 시아버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행복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행복, 특히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 응당 누려야 할 행복을 유예하고 있는 며느리에게 '자기 자신이 될 용기를 갖고, 행복하게 살겠다고 결심'하라 말한다. 클로에도 알듯이 이미 남편이 '배를 묶어둔 밧줄'을 풀고 떠난 이상, 텅 빈 항구는 아무 소용이 없다.




호텔 방에서 피에르를 기다리던 마틸드는 그와 하고 싶은 일들을 기억나는 대로 써 내려 갔다. '사랑하는 이와 소풍을 가고, 춤을 추고, 신문을 읽으며, 지하철을 타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공연히 상대의 이름을 불러보는 것, 상대에게 귀를 기울이고, 날 여전히 사랑하냐고 물어보는 것 등....' 마틸드는 피에르와 하고 싶은 일이 이토록 많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건, 하지 못한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말. 피에르는 그때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망가뜨릴 용기가 없었던 대가로 '단골 치즈 가게와 정육점 때문에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은 여자'와 계속 함께 살면서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하며 후회한다. 피에르는 시아버지의 입장이 아니라, 더 오래 산 사람으로서 바로 그 점을 며느리에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피에르가 어렸을 때 그의 대고모는 그가 '가보지 않은 산들을 그리워한다'며 아버지를 닮은 아이라 말했다. 피에르 역시 자신은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기보다 꿈을 꾸거나 동경하는 것이 더 좋았다고 한다. 적당히 타협해 살면, 피에르처럼 후회는 하며 살되 일상을 지킬 수 있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Stoner)』에서 캐서린을 사랑하면서도 붙잡지 않은 스토너가 그랬고, 켄트 하루프의 『밤에 우리 영혼은(Our Souls at Night)』에서 타마라를 사랑한 루이스가 그랬고,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에서 고작 4일을 함께한 로버트 킨케이드를 평생 그리워한 프란체스카가 그런 것처럼. 전도연과 공유가 주연을 맡은 영화 <남과 여>에서 차 열쇠를 쥐고 뛰쳐나온 기홍(공유)이 결국 상민(전도연)을 모른 척한 것처럼. 기홍은 피에르처럼 남은 평생을 후회하며 살 테다.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Cafe Society)>도 남과 여의 입장만 다르지, 역시 동일하다. 손을 내밀기만 하면, "그다음 일"은 어떻게든 해결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다음 일"을 짐작할 수조차 없거나 설령 짐작하더라도 감당할 용기가 없다.




아빠와 함께 갓 구운 바게트를 사 오던 피에르의 어린 딸은 지금 당장 고소한 꽁다리를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모르는 무심한 아빠는 참았다가 집에 가서 먹으라며 거절한다. 지금 바로 한 입 베어 물 수만 있다면 그것은 딸에게 행복이고, 바게트를 손에 쥐고서도 먹지 말고 참아야 한다면, 그것은 행복이 아닌 것, 말 그대로 불행(不幸)인 것을. 피에르는 어린 딸을 보면서 바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깨닫는다.




사랑하는 남자와 두 아이를 낳고 살다가도, 어느 겨울날 아침 그가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며 "미안해, 내가 실수를 했어"라고 말하고 떠나버리는 것, 그게 인생이라 말하는 안나 가발다의 글은 고통스럽다. 전화를 잘못 걸어온 사람이 잘못 걸어서 미안하다고 하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괜찮아요" 뿐이라는 그녀의 글은 더없이 불편하다. 인생이란 게 한낱 비눗방울에 불과하다는 그 서러운 사실을 너무도 태연히 말하는 그녀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클로에이자 피에르, 또 마틸드의 입장에서 사랑과 행복, 더 나아가 인생을 조망해볼 수 있다는 건, 특권이다. 바게트와 와인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고.






인상적인 대목

인상적인 대목이 참 많은데, 마틸드와의 첫 만남을 이야기하던 피에르가 잠시 얘기를 끊고 클로에에게 춥냐고 묻던 대목도 그중 하나다. 


"아버님에게 그런 면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아직도 춥니?" 

"아니요, 이제 괜찮아요." p. 148



처음 이들이 시골집에 도착했을 때는 온통 춥고, 어둡고(갑자기 정전된다거나), 위험하다고까지 느껴지던 낯선 이곳은 둘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온기를 찾아간다. 시아버지로부터 뜻밖의 고백을 듣고 난 후의 클로에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차가운 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던 시골집이 온기를 찾아가는 것처럼, 클로에 역시 이제 더는 춥지 않고 괜찮아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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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식사법 - 영양은 올리고 체중은 줄이는 식사의 10가지 법칙
모리 다쿠로 지음, 박재현 옮김 / 반니라이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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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식사법 / 모리 다쿠로 지음

영양은 올리고 체중은 줄이는 식사의 10가지 법칙



40대부터 신경 써야 할 다섯 가지 

첫째, 식단을 관리해라. 

      본문의 기적의 10가지 식사법을 참고하라.

둘째, 운동해라. 

      30대부터는 관리하지 않으면 근육이 감소한다.

셋째, 수면의 질을 높여라. 

      "잘 자요"는 라디오 엔딩 멘트에 불과하지 않다.

넷째, '영양소 부족, 에너지 과다'를 막아라. 

      영양소를 챙기고, 에너지는 적당히.

다섯째, 스트레스를 줄여라. 

      스트레스가 사람을 잡을 수 있다.



테트리스 게임이라도 하듯 빈자리 없이 차곡차곡 쌓은 스트레스 탓인지 올 한 해는 유난히 소화가 잘 안 된다.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가 됐는데도 여전히 불규칙하고 소모적인 생활 패턴을 고수해서 그런가 보다. 몸에 좋은 약이나 음식을 챙겨 먹지도 않고, 헬스장은 가본 적도 없고, 운동은 끔찍이도 싫어하며, 술을 자주 마시지는 않더라도 온종일 커피는 입에 달고 살고, 먹지 말라는 정크푸드에는 거의 환장한다. 스트레스는 많이 받는 편인데 예민하기까지 해서 불면증은 내 오랜 벗이다. 하지만 『마흔 식사법』을 읽고, 달라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직 마흔은 아니지만, 책에 나온 마흔(이후)의 징후에 이미 다 해당하니... 받아들여야 했다. 나는 나이가 들고 있고, 내 몸은 예전과 이미 달라지고 있으니, 식사법과 생활패턴을 바꿔야만 한다는 사실을.




『마흔 식사법』은 크게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장은 마흔 이후에 물질대사의 기능이 왜 저하되는가를, 2장은 영양은 높이고 체중은 줄이는 식사법 10가지를, 3장은 잘못된 식사법 10가지를, 4장은 문제가 있는 식사를 다룬다. '이건 이래서 그래(1장), 이건 정답(2장), 이건 오답(3장), 이건 헷갈릴 수 있으니 조심해(4장)'와 같은 참고서 같은 구성이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하면서 뭔가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것도 같다. (왠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문제집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여러 번 피식거렸다) '뷔페에서 야채부터 먹어야 하나, 고기부터 먹어야 하나? 살 빠질 때 정말 가슴부터 빠지나? 밥 먹고 정말 바로 누우면 안 되나? 등등'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질문들을 많이 다루고 있으니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없었거나 잘 모른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부제로 "달걀 예찬"을 추천한다. 에코(eco) 프렌들리도 아니고, 에그(egg) 프렌들리다! '달걀은 물질대사를 높이는 매우 우수한 식품으로 나 역시 매일 적극적으로 섭취하고 있다.'고 운을 떼서 하루 다섯 개를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달걀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기존에 알던 '달걀에 다량으로 함유된 콜레스테롤이 위험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단다. 단, 달걀을 많이 먹으면 지방이 늘어나니, 늘어난 지방만큼 당질을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다만, 문제는 당질과 지방이 세트로 묶인 음식(카레라이스나 돈가스덮밥 등)을 피해야 한다는 건데, 하필 맛있는 것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좋든 싫든 계란을 찾게 될 것 같다. 아니면, 최소한 식탁에 앉을 때마다 계란을 떠올리게는 될 것 같다. 




◆ 실제로 단백질 위주의 음식이 식탁에 즐비하게 놓이면 '단백질을 이렇게 먹어도 괜찮을까?'하는 걱정도 하게 되는데, 일단 대사가 나쁜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백질 섭취량이 압도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과잉 섭취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p. 55)


◆ 고기가 싫다면 낫토나 된장, 그리스 요구르트, 두유, 프로틴 파우더 등을 섭취하면 되는데, 만일 이마저도 먹기 쉽지 않다면 아미노산 보충제를 권한다. (중략)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은 아미노산 보충제를 먹는 것만으로 몸 상태가 확연히 좋아지기도 한다. (p. 59)


◆ 달걀은 물질대사를 높이는 매우 우수한 식품으로 나 역시 매일 적극적으로 섭취하고 있다. 달걀은 비타민 C를 제외한 모든 영양소를 얻을 수 있어 완전식품으로 불릴 정도다. 달걀 한 개에는 약 6g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서 육류나 생선만으로 얻기 어려운 영양소를 얻을 수 있다. 달걀 알레르기만 아니라면 하루에 달걀 세 개를 목표로 섭취하라. 하루 다섯 개 정도를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략) 단, 계란볶음밥이나 닭고기와 계란을 얹은 밥, 돈가스덮밥, 계란냄비우동 등 '당질x지방'의 식사 메뉴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pp. 6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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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아버지들 -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진정한 아버지다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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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가부장적인 인물을 묘사하거나 그러한 상황에서 '지금이 조선 시대야?'라고 말하곤 하는데, 정작 역사학자가 말하는 조선 시대의 아버지들은 가족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명령을 하던 그런 인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과 다산 정약용 선생 등 열두 명의 조선의 아버지들은 자녀들에게 어떤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 '아버지'였을까?  


『조선의 아버지들』은 역사학자 백승종이 조선의 아버지에게서 배운 인생의 가치를 전하는 책으로, 열두 명의 아버지가 자녀에게 전달하고자 한 기본 메시지는 집 안에서나 밖에서나 늘 (恭, 공손할 공)과 (敬, 공경할 경)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열두 명의 아버지가 공통으로 강조한 생활습관도 물론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많은 것을 이룬 사람들은 늘 그렇듯,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조선의 아버지들 역시 독와 글쓰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아무 때나 무조건 책만 붙들고 있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예법보다 자녀의 건강을 우선시한 박세당 선생 같은 경우에는 원기가 부족한 아들을 염려하며 '무리하게' 책을 읽지 말라는 말도 건넸다. 


이 책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열두 명의 아버지의 사적인 모습을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다산 정약용 선생 집안이 천주교라서 박해를 받았다거나, 민족의 성웅 이순신 장군에게도 첩이 있었다는 사실이나, 추사 김정희 선생이 아내를 끔찍이 사랑했다는 이야기는 알았지만 아내에게 애정 섞인 투정을 자주 부렸다는 점이나, 서른 살이나 어린 기생 두향과의 비극적인 로맨스로 유명한 퇴계 이황 선생이 정작 결혼 파탄의 책임을 남편에게 찾은 점이나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두 번째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들 말고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들을 소개한 점이다. 박세당 선생(1629~1703)의 경우, 잘 몰랐던 분인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열두 명의 아버지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다.


박세당 선생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후유증이 심하던 시기에 놀고먹는 양반을 없애라거나 사회개혁을 가로막는 고답적 학문은 추구할 가치가 없다거나 하는 식의 진보적인 주장을 담아 <사변록>을 펴내셨다. 그렇게 급진적인 주장을 펼치니 그의 평가가 어떠했을까? 박세당 선생은 벼슬이나 부귀영화와는 거리가 먼 비주류의 인물로 생계조차 곤란해 장성한 아들에게 자신의 경제적 무능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궁핍과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단다. 


오랜 시간 흐른 후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가 모두 사라진 후에 그다음 세대들은 이 시대의 인물들을 과연 어떻게 평가할까? 게다가 제대로 된 역사 교과서도 없는 미래라면, 암울함을 넘어 끔찍하다. 권세에 아부할 줄 모르던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알아본 것은 결국 백성들이라는 대목이 있다. 재상들보다 덜 배운 일반 백성들도 알아보는 민족의 영웅을 왜 재상들은 못 알아볼까? 이순신 장군뿐 아니라 박세당 선생 역시 마찬가지다. 백성들이 알아본 것처럼 임금과 재상들도 알아봤더라면 그 사회는 어떻게 다르고, 또 그 사회를 이루는 사람들의 삶은 또 얼마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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