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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小池 龍之介) 지음

21세기 북스 (2010)



버스 안에 스님 한 분께서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유리창에 살며시 기대어 계시다.

바다 건너에서 온 이 스님의 열풍이 거세다.

나 또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제목 때문이었다.

버리고 싶은 것은 참으로 많은데 늘 그렇듯 주저하고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어느새 사념(邪念)과 사념(思念)이 겹겹이 쌓여 그 아래에 짓눌린 채

'번뇌형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던 순간이 불쑥 불쑥 찾아와서였을까?




인간은 생각하기 때문에 무지(無知)하게 된다.

파스칼은 인간이 사고하는 능력을 가졌기에 위대하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불행해졌다.

이 책의 저자이자 쓰키요미지 코이케 류노스케 주지스님이 우리에게 묻는다.

생각이 정말로 그렇게 좋기만 한 것이냐고.

현대인들이 지나치게 생각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해하고, 망설이게 되는 게 아니겠냐고 말이다.

때로는 '병'이 되기도 하는 인간의 '생각'에 대해

스님은 그 생각을 버리라 말씀하며 그 실천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신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고병(思考病), 즉 ‘생각병’이다.

생각병에 걸리면, 조금씩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지하게 되고,

둔해진다. 따라서 늘 이 사실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면, 마음속에서

헛된 생각들을 계속 중얼거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p. 23)



쓸데없는 생각을 깨닫는 힘을 불교에서는 염력(念力)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한 수많은 그 잡념을 줄이고 또 버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신다.

물론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각을 멈추고 감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 
 

불교에서 권하는 대처 방법은 억압과 발산이라는 길이 아닌 제3의 길,

즉 ‘응시’이다. 이때 우리가 응시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이다.

만일 화가 치민다고 생각되면, 이 "화가 치민다"를 따옴표로 묶어버린다.

그 다음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한다, 나는 "화가 치민다"고 생각한다···'라고

되풀이 하며 마음속으로 외우다시피 한다.

그러다 보면 지금 화가 치민다는 것은 단순한 생각일 뿐이고,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된다. (p. 46)



'생각 버리기'라…아무리 되뇌어봐도 참으로 명쾌하게 느껴지는 말이다.

그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답은 왜 그리 실천으로 옮기기가 어려운 건지…

스님의 말씀대로 생각을 멈추고, 오감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또 염력을 길러

비 오는 소리나 물 떨어지는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에도 흥미를 느끼던

옛 선조들처럼 감각적으로 멋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법정 스님의 잠언집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에 보면

연잎의 지혜라는 글이 있다.



연잎에 빗방울이 고이면 그 잎은 물방울로 인해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물이 고인 뒤에는 미련 없이 그것을 쏟아 버리는 모습을 보신

법정 스님께서는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하며 그 지혜에 감탄하셨다.



연잎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알고,

넘친 부분은 미련 없이 쏟아버릴 줄을 아는데

끝끝내 잎이 찢겨나가고 줄기가 꺾여나갈 때까지도

욕심과 사념을 버릴 줄 모르는 건 대체 왜란 말인가...

우리를, 나를 지배하는 쓸데없는 생각,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내 안에서 밀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솔직히 말하면 바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번뇌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음에 만족한다.

노력은 물론 이제부터다. 쉽지는 않겠지만.

참, 불교용어가 어려워서 그런지 스님이 실천방안으로 이야기하고 계시는 것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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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 당신이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50가지 이유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50 Rules Kids Won't Learn in School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더난출판 (2010 / 2007)





부모의 과잉보호라는 버블랩(bubble-wrap, 충격 완화 에어),

이른바 ‘뽁뽁이’에 감싸여

성장한 사람에게는 인생의 불공평한 일들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



이 책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신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유약한 아이들/젊은이들,

그리고 그들을 그리 만든 집단과 사회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혹여 상처라도 입을까 안절부절못하는 부모와 학교의

지나친 관심과 근심으로 인해 인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어느새 몸집만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

그들은 결국 부모의 품을 벗어나 세상 밖에서 난생 처음으로 맛 본

실패와 좌절 앞에 우울증세를 보인다거나 여러 심리적 문제와 장애를 겪고 만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진짜 '인생'으로부터 격리시켜버렸나?


저자, 찰스 사이키스는 말한다.

과잉보호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에

두 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어떻게? 부모들은 더 이상 자식이 원하는 물건을 두 팔 가득 안겨줄 것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아이가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또, 미국의 공교육 시스템은 술래잡기나 피구와 같은 운동을 폭력적이고,

탈락자라는 '낙오자'를 만들어낸다며 금지시킨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미국 학교에서 금지시킨 것이 비단 피구뿐만이 아니다.

술래잡기, 의자 뺏기 놀이, 그네, 회전목마, 시소, 심지어 운동장에서 뛰는 것 조차도

'체육교육의 수치'라고 불리며 실제로 금지되기도 했단다.

컴퓨터 게임이나 비디오게임, 하다 못해 영화는 물론이고 애니메이션조차도

그것보다 위험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훨씬 더 많은데 말이다.



저자 스스로가 말하듯,이 책에서 그가 비판하는 부류는 크게 셋으로

부모들과 공교육 시스템, 그리고 어리석고 헛물만 켜는 대중문화다.

즉, 아이들을 잘못 길러낸 부모와 가정은 물론이고,

그릇된 문화를 만들어낸 이 사회와 제 역할과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교육시스템이 모두 함께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하루 평균 8.6번씩 내뱉는 말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불공평해’라고 한다.

그런데 대체 무엇이 그렇게 불공평하다는 말인가?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삶이 불공평하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거라고.

전 세계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이 엄연한 사실,

또 치명적인 병에 걸려 죽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는

이런 엄청난 사실이 진짜 '불공평한 것'이지

멋지게 차려 입고 놀러 다니지 못하는 건 불공평한 게 아니라고 말이다.

젊은이들이 쉽게 뱉어내는 불만과 투정 또 자기합리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과연 우리는 진짜로 '불공평한'것들을 두고 '불공평하다'고 말해왔는가?






이 책의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책임'이다.

말로만 '내 인생이야'라고 외치는 이가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진정한 어른으로 세상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책임이 아닐까 싶다.

시대는 점점 발달해져 가는데 이와 달리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은

유례 없이 나약하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는 왜 그릇된 것을 가르치고

진짜 인생을 보여주지 않는가?

대체 언제까지 젊은이들을 그저 무능하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집단으로 길러낼 것인가?

유약하고 저만 안다고 비난해봤자, 이미 늦었고 비난을 받아야 할

이도 너무 많아 문제다.

달콤하게 왜곡시킨 가짜 혹은 가상의 현실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진짜 세상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그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또, 실패를 오직 실패로만 보지 않는 자세도 역시 중요하다.

흔히 말하듯, 정말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어줄지 어떨지는

나 역시 모르지만, 실패 역시 성공만큼이나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은

맞는 것 같다.

이 책과 비슷한 이야기를 담은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의

저자 티나 실리그 역시 실패를 오직 실패로만 보지 않았다.

세상은 절대로 만만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당연히 실패 할 수 있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걸 게다.



다만 아쉬운 점은 10개 가량의 원칙에서 출발했던 것이 50개로 늘어나면서

중복이 된다거나 다른 것들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것들이

몇 가지 눈에 띄었던 점이고 몇 군데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번역문이 있었다는 점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역사상 가장 애지중지하게 길러졌고

응석받이로 자란 세대다.

자기 멋대로 굴면서 응석이나 부리고 버릇없게 굴었다.

경제대공황을 극복할 필요도, 세계대전에서 이길 필요도 없던 베이비붐 세대는

실망감과 불충분한 점을 모두 부모 탓으로 돌렸다.



이들은 부모세대에 반항했을 뿐 아니라

‘지독한 양육’이란 개념을 성장산업으로 바꿔놓았고,

상호의존 관계에 관한 이론을 세웠으며,

삶에서 겪는 많은 증상들을 열 살짜리가 조랑말이나 배우 포스터를 갖지 못하면

겪을 행동양식, 장애, 정신질병으로 바꿔놓았다. (p. 101)



오늘날 버블랩 세대는 옳고 그름의 차이를 배우지 못했다.

개인적 판단을 금하는 사상이 신성한 원칙이 됐기 때문이다.

윤리는 가르쳐줘서 아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됐다.

파란색 대신 빨간색 스웨터를 골라 입듯, 도덕적 선택을

개인적 취향의 문제로 취급했다.

옳거나 틀린 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이의 선택이 다른 이의 선택보다

낫다고 말하지 못한다.

개인의 판단에 맡기자는 생각은 편리하고 쉽지만 도덕적이진 않다.

단지 합리화시키기 좋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합리화의 달인들이다. (pp. 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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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우울증 - 행복해지고 싶은 직장인을 위한 정신 건강 프로젝트
사이쇼 히로시 지음, 황선종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굿바이, 우울증 - 행복해지고 싶은 직장인을 위한 정신 건강 프로젝트
사이쇼 히로시 (稅所弘) 지음
더난출판 (2010 / 2008)

우울증에 대한 자료 몇 가지
1. 신형 우울증의 다양한 증세는 최근까지도 그저 단순히
'신경증성 우울증’이라고 불려왔는데, 심지어 그 이전에는 우울증으로
취급 받지도 못한 채 제멋대로이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이라고 오해 받던
시기까지 있다. (p.22)

2.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의 30퍼센트 가량이 신형 우울증이다.
밤에만 우울해지거나 일주일에 이삼 일만 우울해지는 프티petit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30퍼센트보다 훨씬 높은
비율일 것으로 추정된다. (p. 22)

3. 날이면 날마다 기분이 우울하며 몸과 마음이 활기를 잃어버리는 상태가 적어도
2주일 이상 이어지면 우울증이라고 한다. (p. 27)



언제부턴가 포털에서 제공하는 인기 검색어 리스트에
비극적 사건의 주인공들이 상위에 오르는 일이 빈번해졌다.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붙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그들의 사인을 두고 거의 하나같이 ‘(심각한)우울증’이라 말한다.
이 책은 대체 우울증이 무엇이고 그 증상이 어떠한지,
또 종래에 우리가 알고 있던 정형 우울증과 현 시대의 신형 우울증이
어떻게 다르며, 이 병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를 말한다.

흔히 우리는 뭉뚱그려서 그냥 ‘우울증’이라 말하지만,
실제로 우울증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증상도 다르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신형 우울증이 등장한 그 배경이다.

저자는 자신의 환자 중 70퍼센트가 대인 관계에서 갈등을 보이는 신형 우울증 환자라며
그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동으로 자랐거나 편 부모 가정에서 자란 이들의 경우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거나 혹은 그와 정 반대로 지나친 기대와 애정을 받고
자라서 타인의 평가에 안절부절 못하고 그로 인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단다.
쉽게 말해서, 신형 우울증이 등장하게 된 그 핵심적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핵가족화된 사회에서 애정 결핍이나 과잉으로 사회적 규범이나
윤리관, 협조성 등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데 있다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성격에 대한 대목도 흥미롭다.
먼저, 우울증은 정신 기능보다는 기분 또는 감정에 장애가 생긴 것으로,
국제적으로는 ‘기분장애’로 분류된다고 한다.
기분장애에는 크게 쌍극성 장애와 단극형 울증이 있는데,
쉽게 말해서 전자는 조울증이고, 후자는 우울증이다.
우울증 환자는 조울증 환자보다 그 수가 3배에서 4배에까지 이른다고 하는데
'책임감이 강하고, 일을 열심히 하며, 한 가지 일에 열중하며,
철저하고 정직하며 꼼꼼하고, 정의감이 강하고 양심적인’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증에 걸리기 쉽단다.
(물론 지나치게 단순하고 비약적인 논리라는 점을 감안하고)반대로 생각해보면,
책임감이 없고, 맡은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한 가지 일에 열중하지 못하고,
빈틈투성이인데다, 늘 거짓말을 일삼고, 정의감이나 양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말이다.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니
맞는 말인 것도 같다.
누구보다 양심적이었고, 정의감이 강했고, 매사에 철저했고,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이들의 얼굴이 절로 떠오르니 말이다.

일례로, 지난주에 이제는 고인이 된 배우 박용하씨가 아프리카에
자비로 설립한 학교를 담은 한 TV 프로그램을 봤다.
앞부분을 얼마나 놓친 건지는 모르겠고 대충 절반 이상은 본 것 같은데
그곳에서 박용하는 아이들과 장난도 치고 놀아주기도 하다가
혼자서 카메라를 응시하고 말할 때는 기어코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정확하게 그가 말한 문장 그대로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는
"쟤들(아프리카 아이들)을 어떻게 안 도와줘? 그럼 쟤들 보러 어떻게 살라고?”라는
식의 말을 거듭 반복했다. 당시 나는 이 책을 읽던 중이었는데,
방송을 보면서 책에서 읽은 내용이 박용하의 얼굴에 오버랩됐다.
물론 이제 고인이 된 그에 대해 내가 아는 바는 없지만 적어도 방송에서 비친
그의 눈빛과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진정 그곳의 아이들을 위하는 것으로 들렸고,
지구 반대편에서 그런 상황에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는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연민이 한데 뒤섞여 그에게 큰 부채의식으로 남았나 보다.
잘못된 현실에도 마땅히 자신이 그곳에서 마주친 그 수많은 눈동자들 속에 어린
고통과 가난을 지워주지 못한다는 데에서 오는 절망이 그의 눈 속에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면, 그것은 나의 지나친 비약일까?

한류스타가 된 만큼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누구보다 열심이었을 것이며
탑 스타가 되기까지 자기관리도 철저했을 것이고, 또한 더 없이 꼼꼼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고 아이들을 대하는 그의 눈빛에서는 그의 양심과 정의감이 엿보인다.
평범 혹은 평범 이하의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살기에는
그들은 너무 깨끗하고 또 너무 선하고,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정의로웠나 보다.
그들이 견뎌내기에는 이 세상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더럽혀져 있나 보다.

이 책은 우울증에 대한 진단이나 그 배경에 대한 추적이나 연구의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저자 나름의 해결방안 또는 대처방안에 더 큰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저자 사이쇼 히로시는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베스트셀러
<<아침형 인간>>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제시하는 해법
역시 ‘아침형 인간’이 되라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되라는 그의 조언에
고개가 선뜻 끄덕여지지 않은게 사실이지만(분명 이런 저런 까닭에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위대한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인용한 걸 보니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겠다.
“인간은 슬프기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퍼지는 것이다.”
좀 더 단순하게 말하면, 세상 만사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말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좋은 생각만 하기에도 하루가 모자라고, 우리네 인생은 덧 없을 정도로 짧기만 한데
어찌 부정적인 생각이나 사념에 빠질 틈이 있겠냐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신형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또한‘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래,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하질 않던가?
잠시 머리를 비우고 마음 가득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물론 무엇보다 스스로가 ‘열심히 노력해서 꼭 낫고야 말겠다’라는
강한 의지도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말이다.

마음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우울해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도 움직이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야 마음이 움직이다’라는 마음과 몸의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p. 85)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신형 우울증이 등장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다소 짧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생활 양식이 변하고 사회 구조가 변함에 따라 우울증의 증상도
전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핵가족화 된 각 가정과 당사자 개인의
성격적 측면으로의 접근이 주를 이룬다는 말이다.
가정뿐만 아니라 그룹이나 조직처럼 사회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좀 더 보충됐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신형 우울증의 증상이 주로 대인 관계에서 나타난다고 하는 만큼,
일방적인 노력이 아니라 (어느 곳의 누구이든)양 방향의 노력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나저나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불편한(홍보효과는 차치하고. 보관이나 이동시의
문제점을 고려할 때) 띠지가 표지 자체에 붙어 나온 것은 참 좋은 아이디어 같다.

중간에 삽입된 여러 체조 동작들을 보고 따라하면 좋을 것 같다.
장 시간 회사에서 자리에 앉아서만 일하는 경우에는 따라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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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프레임 - 세상 보는 눈을 밝혀주는 나만의 지식 활용법
이동우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아이프레임 (세상 보는 눈을 밝혀주는 나만의 지식 활용법)

이동우 지음
더난출판 2010

북세미나닷컴의 대표이자 <<밸런스 독서법>>, <<앱티즌>>을 발표한
이동우의 신간이다.  
이 책의 요지는 지식을 통해 자신만의 프레임(아이프레임iFrame),
 지혜 가지라는 것이다.
 

아이프레임이란 인문적 지식, 과학적 시각, 분석적 논리, 비판적 지식으로 구성된
'나'의 '세상을 보는 창'으로, 이 4개의 지식이 균형을 잃지 않고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세상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올바로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단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지식과 지혜의 균형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이를 다시 풀어 말하면, 흐름을 읽고(인문적 지식), 경험을 쌓고(과학적 시각),
본질을 밝히고(분석적 논리), 거짓에 속지 말라(비판적 지식)는 말이다.

그렇다면 아이프레임은 왜 필요한가?

1. 각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지식이란 어디에도 없고,
어떤 미디어에도 그 자체로 '나'를 위한 지식은 없기 때문이다.

2. 정보는 넘쳐나지만 지식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모르면
(즉, 아이프레임이 없으면) 제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졌다 한들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프레임을 구성하는 네 개의 지식

인문적 지식 - 다른 세 지식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사물과 명제를 비판할 수 있게 해주고 '현실인식'을 가능케 한다.
인문학적 지식이 있어야 비로소 과학적 시각의 방향을 설정하고 현상을 분석하며
비판할 수 있다.

과학적 시각지식의 통합에서 중심이 되는 것으로, 과거의 역사를 관통하는  

힘과 신 지식을 통합시켜야만 한다. 과학적 시각에는 도구적 지식을 통한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하는데, 지식이 통합, 융합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학적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곧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와 다르지 않다.
분석적 논리 - 분석은 우리의 일상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분석적 논리는 내가 무엇을 분석해야
하는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다.
어떤 분석적 논리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현상이라도 달리 판단할 수 있다.
비판적 지식 - 비판은 특성상 구조적 권력에 휘둘리는 관계에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판은 모든 것을 차단하거나 모든 것을 열기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 아니고, 집단정서로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지식의 분류

1. 시간적 발전에 따른 분류
인문학적 지식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온 역사, 문화, 전통, 인간에 대한 지식
과학적 지식 전문 영역에서 축적된 실용적 지식으로 현실감각으로 검증된
도구적 지식

2. 목적에 따른 분류
도구적 지식 교과서에서 배우는 지식
비판적 지식 주어진 상황이나 자료를 새롭게 해석하거나 특정한 가치를  

근거로 평가


3. 탐구 대상에 따른 분류
기술적 지식 – 한 사회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현상, 이슈, 논란 그 자체가 대상으로
현상학적 지식으로도 불림
분석적 지식 특정한 현상 또는 이슈가 나타나게 되는 원인과 해결방안을  

탐구하는 지식

4. 학습 경로에 따른 분류
길거리 지식 실무형 지식으로 경험으로 쌓아온 지식 
교 지식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이론적인 토대를 의미
 

지식체계의 4단계 - 자료, 정보, 지식, 지혜

'자료'가 많이 모이면 그 중에서 쓸 만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정보가 쌓이고 일정 분류체계를 갖게 되면 ‘지식’의 단계에 이른다.
지식이 쌓여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논리체계와 분석 및 비판능력이 생기면
이를 ‘지혜’라고 부른다.  

애석하게도 아이프레임이란 단순히 경제단체나 학술기관, 또는 독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인문적 지식과 과학적 시각, 분석적 논리,
비판적 지식 이 네 가지가 먼저 균형을 이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므로
평소에 인문, 과학, 비판, 분석이라는 틀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말인가? 한 가지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네 가지를 적절하게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니. 게다가 잭 트라우트나   

필립 코틀러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케팅 대가들의 책은  

마케팅 성패에 관한 이론, 기술, 경험담 등  수없이 많은 사례를 보여주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출간되는 즉시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지만  

실제 그들이 그 시대, 그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일들을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는 배울 수가 없다고 충고한다.

그 지식의 파이프라인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떻게 상황을 분석하고 해석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을 수가 없다.
이 구조를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최신 데이터도 의미가 없다. (P. 93) 


이 대목을 읽고 나서 내가 올 한해 집중적으로 읽은 책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분야별 세계적 석학들과 대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그들의 성공담에 단순히 탄성을  

내지른 것은 아닌지, 그저 아무런 비판 없이 베스트셀러를 '읽어 치운' 것에  

지나지 않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아이러니라 하면, 예전에 저자가 <<밸런스 독서법>> 관련해서 가졌던
강의를 듣고 나서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읽겠다고 다짐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잠시 숨을 고르고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겠다 싶다.
가령, 사마천의 <<사기>>와 같은 고전을 읽지 않고서 다른 엇비슷한 서적들만  

계속해서 읽는다면 그것이 과연 얼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거다.
나처럼 저자의 <<밸런스 독서법>>으로 인해 독서패턴이 달라진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나름의 중간점검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는 1장에서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세대별 분석이다. 대한민국 구간 연령대에서 인구수로 최고에 이른다는
삼십 대에게 이 책이 가장 절실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 기득권을 차지하는  

1차 베이비붐 세대로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50대와  이미 사회의 안정권에 든 40대. 

그리고 소위 '게임세대'로 불리며 부모 덕에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실력과 국제감각을 갖춘 20대 그 사이에 절묘하게 낀 채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강박관념을 지닌 채 살아가는 30대 말이다.  

 

내가 김혜남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에서 바랬던 바로 그것,  

이러한 상황과 배경 속에서 이제 막 30대가 된 이들의 입장과 고충에 대한  

보다 직접적이고 정확한 이해와 분석 말이다. 과연 30대의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며 30대는 어떻게 지식을 쌓아 지혜를 얻을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그런가 하면 T자형 인재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모두가 T자형 인재가 되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세상 돌아가는 규칙과 미래상을 그려낼 수 있는 혜안이
부족할 수 있다'는 T자형 인재의 약점을 강조한다.   

 

'지금과 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복잡한 구조에서 필요한 것이 과연 T자형 인재일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해낼 줄 아는 직원이 필요하다'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렇기에 머리와 마음이 더욱 복잡해진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을 사용할 줄 아는 지식근로자가 되어야 하며
회사를 넘나들며 개인의 역량을 키워낼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기억한다면 적어도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줄만 아는 '인재'가
개인의 삶으로는 얼마나 위험한지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P. 31)


이제 익숙한 삶의 방식과 결별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모든 문제에 '왜'라고 물어보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도표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그렇게 처리했더라면
시각적으로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중간중간 삽입된
이미지 중에는 의미전달 면에서 다소 약하지 않나 싶은 것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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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샘 고슬링 지음, 김선아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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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 (Snoop: What Your Stuff Says About You)

샘 고슬링 Sam Gosling 지음
/ 황상민 감수 / 김선아 옮김

한국경제신문 (2010 / 2008) 

 


*스눕 Snoop: 본래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다'라는 뜻의 동사이자 명사로
탐정이나 스파이를 비롯해 그러한 행위를 하는 모든 이를 스누퍼라 부른다.

성공적인 스누퍼가 된다는 것은 세련되고 정통한 관찰 대상자인
‘스누피(Snoopee)’가 되는 법을 알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intro 중에서)


이 책은 텍사스 대학 심리학 교수, 샘 고슬링Sam Gosling이 펴낸 책으로
타인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자신의 방의 구조는 물론이고 물건들의 배치 상태와
소지품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을 안 해 보는 사람은 없을 거라 단언한다.

또한, 자신의 MP3 리스트를 비롯해 친구 또는 지인들의 리스트에 대해서,
말하자면 특정한 장르의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 둘씩 떠오르며, 상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나 소지품만으로 그 내면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자신의 방에 남긴 자취를 크게 3가지로 나눠, 자기정체성, 감정 조절,
행동 양식이라 부른다. 먼저, 벽에 걸어놓은 포스터, 상장 또는 사진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에 장식해둔 사진이나 기념품을 비롯해 CD컬렉션이나 책 등은  
감정 조절 장치의 역할을 한다. 또, 어젯밤 먹다 남긴 커피 같은 물리적 흔적은  
행동양식의 잔여물로 그 사람의 특성과 가치, 목표 등에 대한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이렇듯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바는 우리의 성격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들과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벽에 포스터를 걸 때나
커피 컵을 휴지통에 버릴 때, 아이튠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할 때
우리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단서를 남기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특성과 가치관, 목표와 자아정체성을 남들이 보고  
(어쩌면)판단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p. 366)

또한 저자는 어떤 이의 소지품이나 그가 남긴 흔적을 비롯해
<존슨의 성격유형 /2007>을 참고하면 그 사람의 성격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현대인의 5대 성격 유형(앞 자를 따서 O.C.E.A.N으로 불림)과 그 대표적 인물
개방성(Openness) 레오나르도 다 빈치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 호기심이 많고
사색을 좋아함)

성실성(Conscientiousness) 로보캅 (빈틈없고 믿음직스럽고 목표 중심적이고
계획성이 뛰어남)

외향성(Extroversions) 알렉스 폴리(영화 '비버리 힐스 캅'의 등장 인물)
(수다스럽고 외향적. 자기주장이 강함)

동조성(Agreeableness) 프레드 로저 (남을 잘 돕고, 동정심이 많고 친절.
사려가 깊고 협조적)

신경성(Neuroticism) 우디 앨런 (불안해하고 쉽게 동요하거나 우울해하며,
걱정이 많고 침울함)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항은, 한 장소나 제한적인 단서에 근거한 추론만으로
어떤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p. 302)이다.
즉, 어떤 사람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정황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그 사람의 성격적 특성 중 어떤 특정한 부분을
알고 싶은 지에 따라 어느 곳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지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p. 304)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집필 목적 중 하나는 자신이 스누폴로지(Snoopology)라 
이름 붙인 이 특별한 종류의 관음증을 통해 알아낸 사실을 함께 나누고,
어떻게 하면 스누퍼가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사소한 물건들을 해석해 그 주인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고,
가식적으로 꾸며진 메시지들을 구별해내는 방법과,
특정 단서들과 그것들의 의미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다. 즉, 모든 물건들이 상징하는 바를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올바른 통찰을 가로막는 5가지 함정.

1. 첫인상은 강력한 최면이다.
2. 엉뚱한 단서에서 의미를 유추한다.
3. 상관없는 단서를 활용한다.
4. 틈새에 맹점이 있다.
5. 아는 만큼만 보인다.

타인의 성격이나 성향에 대한 접근은 언제나 많은 이들로부터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큰 관심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아마존만 보더라도 이 책에 대한 많은 이들의 리뷰는
극과 극이다. 아무래도 관심이 크다 보니 사람들의 실망도 커질 확률이 높지 않았겠나 싶다.
부정적인 리뷰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사항은 저자가 결론을 도출해낸 사례 집단의
대다수가 대학생 또는 교직원이라는 점으로 너무 특정 연령대와 계층에 국한된다는
지적이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또한 책의 내용이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자신이 즐겨 듣는 노래나 영화, 또는 방에 걸어둔 포스터는 당연히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을 표현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이나 체 게바라를 존경하지도
않으면서 그들의 포스터를 굳이 방에 걸어두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아니 그렇다면 여러 유명 인사들이 앞다퉈 추천사를 써준 이 책은 유명인사들만
환영하는 책이란 말인가? 

내 생각에는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일 수도 있을 주제에서 이야기가 시작됐을지는 모르나
저자가 든 여러 사례에서 보여지는 예외적 사항을 고려함과 동시에,  
고의적인 거짓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에서 '타인에게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으로
보여지면 좋겠다'라고 희망할 때 이 책에서 배운 바를 역이용해보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읽으면 좋을 듯 하다.


p.s. 그나저나 각국의 표지가 어쩜 이리도 다른지. 대체로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는
이미지를 통해 타인을 엿보는 행위를 나타내고자 한 것 같은데, 이와 달리
돋보기를 들여다보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표지나 살짝 열린 문 틈이 그려진
영국 표지도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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