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리프로를 좋아한다. 물론 요리책도 좋아한다. 가끔은 소설책 읽듯 요리책을 읽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의외로 많더라.)
반면 나는 예능프로를 싫어한다. 내 주변에는 다른 건 안봐요. 무한도전만 봐요. 하는 사람들도 참 많고, 내 딸은 1박2일과 아빠 어디가를 좋아하고, 내 남편은 아빠를 부탁해와 힐링캠프를 좋아하는데, 나는 그런 예능프로들이 다 별로다. 싫다기 보다는 재미가 없다. 연예인들의 잡다한 일상다반사를 보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고 지금까지는 생각해 왔는데 요즘은 문득, 싫은 사람을 봐야 하니 싫은 거였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가장 이해 못할 부류의 사람은 싫어하는 연예인의 기사를 굳이굳이 찾아 읽고 거기에 악플까지 달아주는 정열이니까. 아니, 싫은 사람 이야기를 굳이 왜 보며, 그 싫은 사람에게 욕까지 하는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싫은 사람 보면 스트레스 받지 않나. 아니면 츤데레라 싫다싫다 하면서 사실은 좋아하는 거였나?
내가 좋아하는 건 드라마와, 개그 콘서트 류의 프로그램과, 드라마와 드라마다. 사실은 다큐 3일 류의 프로와 전문가가 나와서 블라블라 떠드는 프로그램도 좋아한다. ㅎㅎ
배우나 연예인에 대한 호는 강하지만 불호는 별로 강한 편이 아니고,(좋아하는 사람은 꺄악~ 하고 나머지는 관심이 없다.) 드라마에서는 배우를 보지 않고 배역을 보는 편이라.
그런 내 눈에 우연히 띈 프로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다. (사족이지만, 종편에 대한 거부감은 결국은 이렇게 사라져가나보다. 나에게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호오. 김성주와 정형돈이 이렇게 괜찮은 콤비가 될 줄 몰랐다. 샘킴은 그 선하고 순해보이는 미소때문에 워낙 좋아했던 셰프고(파스타의 영향도 무시 못함. ㅎ), 최현석의 허세는 우와, 허세도 저렇게 귀여울수가. 였고. 어머나. 저 프로에는 싫은 사람이 하나도 없네? 했다. 박준우도 마세코 덕분에 좋아하던 캐릭터였고, 어라... 내가 김풍을 좋게 보는 날이 올 줄이야. 김풍도 귀엽더라. 홍석천도 관심없다가 좋아하게 되었고, 미카엘은 뭐, 괜찮던데?
대결프로임에도 누가 이겨도 흥겨워서 좋았다. 누가 별을 따든 누가 이겨도 누가 져도 웃기고 재미있고 좋았다. 좋았다. 좋았다 좋았다.
사실 이 글은 지난주에 써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여러부운~! 드디어 제가 예능을 시간 맞춰 보기 시작했어요오오오오~!! (관심없다~ 라는 대답이 어디서 들리는군. ㅠ.ㅠ) 라고 외치고 싶었는데,
아아. 나의 유일한 예능을 누군가 한명이 난입해 망치고 있다.
이쯤되면, 무한도전 식스맨 논란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때 나는 전혀 이해를 못했다. 누가 들어오든 말든 뭐, 어쩌라고. 난 장동민이 싫은 만큼 기존 멤버중의 누군가도 싫었거든?) 아. 그러고 보니 몇년 전, 정말 열광해서 보던 "나는 가수다" 도 누군가의 난입으로 쌩까기 시작했었구나. 내가.
나의 예능을 부탁해. 라고 외치고 싶어지누나. 누가 좀, 걔좀 살짝 들어서 내다 버려줘~
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투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