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됐든, 내게 《롤리타》는 슬픈 소설이다. 어떤 희망도 없는 사랑에 목매다는 한 남자의 부질없음이, 눈멀게 하는 빛, 사랑이라는 아득한 봄빛에 홀려 인생에 금이 가는 줄도 몰랐던 미망이 슬프다. 한때, 그저 한때에 불과한 세월 동안 사랑하고 소유했던 것을 잃었기에 더욱 애절해지고 사무치는 것을 조금은 알기에 서글프다. -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