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약간의 이견이 생겼다.
나는 남편을 열심히 설득했고, 남편은 지극히 타당한, 남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을 하며 내 의견을 따라주지 않았다. 내가 주변의 사례들을 열거하며 이러이러 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라고 우겼다. 그 말들의 끝에 은근히, 아니 대놓고 고집 쎈 이 남자 한 마디한다.
난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는 관심 없고, 나의 보편적인 상식에 비추어 내 일을 생각할 뿐이야.
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마지막 카드를 들이민다.
나는 충무공의 일에 속하는 거 맞지?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 그러니 그렇게 해 줘.
응응응응응? 당신 눈엔 안보이겠지만 야옹이 지금 열심히 애교떨고 있어. ^^
여기서 웃음 이모티콘은 정말 중요하다.-_-v
남편은 한동안 대꾸가 없었다. 거진 10분동안 보통날의 파스타 리뷰를 쓰며 남편 대꾸를 기다리다 내가 다시,
여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
왜 대꾸가 없어~~~~~~~~~~~~~
화났어?
했더니, 남편이 결국 백기를 든다.
그렇게 해.
그리곤 또 한마디.
그래도 난 이해는 안된다.
그래서 말해줬다.
고마워.
이해가 안되는 데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줘서 더 고마워.
그래서 오늘도 내가 이겼다. 음하하하하하하하...
정말 정말 정말 진심으로,
이해가 안되는 데도 내가 원하는 걸 하게 해 줘서 더 고맙다. 이건, 사랑이니까. 충무공이 이해못할일을, 싫다고 하는 일을 마구마구 우길수 있게 해 주는 건, 그의 사랑에 대한 나의 확신만이 가능하게 하는 거니까.
아마 지금쯤, 충무공은 배가 아파서 잠이 안오겠지만,
ㅎㅎㅎㅎㅎㅎ 이겼다 또 이겼다~
"내가 원해." 이 카드로는 져 본 역사가 없다. 그래서,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