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간다. 잠시 머물 곳이지만 어쨌든 이 많은 짐과 책을 다 풀어놓고 몇달 살다가 쥐가 점령한 청와대를 안봐도 되는 곳으로 또 한동안 떠날거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 내일 이사를 한다는 거다.
집은 완전히 난장판이고, 내일 8시가 되면 짐 쌀 사람들이 오는데, 아무것도 정리가 안되어있다. 심지어 저녁먹은 설거지까지 싱크대에 담겨있고, 충무공은 내일 8시 반이나 9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온단다.
청소하고 짐을 쌀수 있게 정리를 해 놔야하는데, 애들 재우고 나와 또 서재질이다. 여기저기 연락할 거 다 했다 생각했는데 어이없게도 인터넷 랜선 끊어달란 연락을 안했다. 나 미쳤나보다.
요는, 내일 나는 이사를 한다는 거다. 이 난장판을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도저히 대책이 안서서 걍 넋놓고 서재질중이다. 일단 애들이 빼서 바닥에 뿌려놓은 그림책들부터 책장에 꽂아 넣는 작업을 시작으로, 부엌을 좀 치우고,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들도 좀 치우고, 재봉틀 주변에 흩어져있는 원단들을 정리해서 버릴건 좀 버리고 해야겠다.
아. 그래도 글을 쓰다보니 뭘 먼저해야할지 대충 알겠다.
파워콤에 전화부터, 일단.
에혀. 내일이 이사다.
아. 이사. 지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