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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글쓰기 -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너무 흔한 말, 우리는 수많은 억압을 동무 삼아 지낸다. 미래, 물화, 규범, 도덕에 억압되거나, 사회에서 정상이라며 요구하는 수많은 능력과 그에 대한 선망 등에 억압되는 것이다. 그것들에 나를 가두는 것이다. 소외에 당한 자아에 대해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그만큼 억압은 친숙해졌다. 그로인해 ‘지금’의 우리는 억압을 알고 있으면서도 혹은 인지하면서도 그 억압을 수용한다. 그만큼 친숙하고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 닳고 닳은 ‘억압’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억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된다. 억압의 시절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압이 ‘다시’ 도래하고 있다. 좌파 정권이라 이름 붙여진(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지난 정권들에서 수많은 헛짓거리가 우리와 함께 했음에도, 억압은 함께 하지 않았다. 그런 억압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여기저기서 입 조심, 손 조심, 눈 조심하라는 말이, 진담반 농담반 내뱉어지고 있다. 억압을 인식하면서도 수긍하는 현대에, 과거의 향수가 진한 억압이 삽에 기대 뇌쇄적인 눈빛을 보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억압이 회귀하는 ‘지금’, 책 한권이 의미 있는 빛을 발한다. 그 책은 지금 도착해, 억압에서 해방되라고 절실히 외치고 있다. 그 책은 바로 ‘치유하는 글쓰기’되겠다. 책의 주된 내용은 억압된 상처의 치유를 위해 글쓰기를 권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수많은 상처와 그것에 대한 억압의 주요 원인을 ‘나’가 아님을 다시 일깨운다.
“내가 가진 문제가 사회 문제의 일부임을 알게 되는 것은 중요하다”-78p
새삼스러울지 모르나, ‘새삼스러움’으로 억압하는 진실이기에, 그 진실에 대한 절박한 외침이 보이기에 값지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치유를 위한 글쓰기 방법과 글 쓰는 태도를 언급하며, 간절히 요청하거나 실례를 들고 격려하며, 억압에서 행방되자고 외치고 있다. 그 억압에 대한 해방 방법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발설’과 ‘함께’이다. 억압하고 감추고 있는 것에 대한 탐구와 발설로 상처와 문제를 수면위에 끄집어내고,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고 공감함으로써, 억압의 붕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발설’과 ‘함께’를 주목하고, 그것의 주목을 통해 이 책의 가치를 찾아야한다.
요즘 유행어 하나를 날려 주겠다. 바로 ‘하수상한 시기’다. 억압이 회귀하여, 나를 버리고 미래의 청사진 속 나를 보며 입 닥치고 있길 권유한다. 동시에 유행처럼 번지는 무기력과 냉소로 인해서인지, 억압이 조금씩 파고들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발설’과 ‘함께’다. 억압을 거부하고 발화하는 것이다. 외치는 것이다. 억압의 붕괴와 억압 속 나를 끄집어내기 위해 함께의 중요함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환상적을 믹스해놓은 것이 있으니,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바로 수다, 우리에게 수다가 필요하다. 함께 발설하기, 그래서 억압에서 해방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