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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펼쳐 본문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이미지의 폭격이다. 수없이 굶어죽는 이들과 그들의 아이, 눈 먼 이들, 쓰레기를 헤집는 광경들의 폭격.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며 우리의 편견을 부순다. 그 편견이란 '저 나라의 국민성이 그렇다'등. 그 편견에 사로 잡히는 순간 우리는 그들을 굶주리게 하는 이들의 공범에서 벗어 날 수없다.
엄청난 수의 기근과 기아 사망은 우리가 갖는 편견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인한 잘못된 사회구조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잘못된 사회구조로 인해 세계적인 고작 몇 백 남짓의 한 인간들은 국가의 경제력을 넘어서고 몇 십억 인구의 경제력을 훌쩍 뛰어 넘는다. 말도 안되는 기형적 구조. 인간이 낳은 괴물. 이 제앙적 구조의 씨앗이며 소름끼치는 광경을 연출하는 괴물의 정체는 자본이다. 우리가 그리 열광하며 떠들어 되는 자본.
냉전시대의 종결 후 좌우의 이데올로기가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내려오고 그 자리를 박차고 올라온 것은 자본이다. 그 자본이 마법을 토해내었는데 그것은 신자유주의. 극도로 간단히 요약하면 자본가의 경제 행위에 무한에 가깝게 자유를 주어 자본 이외의 것에 눈길을 주지 못하게 하는 마법이다. 끔찍한 눈가림의 마법. 이 신자유주의 마법의 자유는 오로지 자본이란 괴물을 위한 자유다. 이 마법은 자본이란 괴물이 폭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미쳐 날뛰게 만든다. 그 순간 자본보다 우선시 되는 건 없다.
통제 없는 자유로 인해 체급이 맞지 않는 넘들끼리 치고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홍만과 카오클라이의 경기. 괜히 성립 될 수 있었던게 아니다. 결국 이기는 넘은 계속 이기고 지는 넘은 계속 진다. 버는 넘은 계속 벌고 잃는 넘은 굶어 죽는다.
지글러는 계속 말한다. 신자유주의의 오류를, 부조리를, 악행을. 그것을 굶어 죽어가는 아이를 통해, 눈멀어가는 아이를 통해, 쓰레기를 뒤지는 가장을 통해, 쓰레기장 옆 부호의 집을 바라보는 가장의 눈빛을 통해, 문화를 잃은 국민을 통해 계속해 말한다. 얘네 너희가 죽인거야. 너희가 돈에 정신나가 한푼 두푼 늘려갈때마다 얘네는 수명이 하루 이틀 줄어...
신자유주의에서 자본 말고는 없다. 인간? 인간의 존엄성? 웃기지 마시라. 신자유주의는 자본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으로 작용 될 뿐이다. 부를 축적한 부호? 역시 자본에 세뇌당해 끊임없이 피를 생성하는 먹이감에 불과하다. 이 먹임감들이 자본에 바칠 피를 제공하기위해 피의 생성을 지연 시키는 것들을 모조리 처단한다. 나라를 생각하는 개혁을, 잘 살아보려는 국민적 행위를, 지구의 허파를, 우리의 내일을...
이 자본의 종들에 휩쓸리는 세계는 부조리적 상황마저 연출한다. 폭탄 한방과 빵 한 조각. 수혈하며 수혈받기. 자본의 마법에 눈이 가려진 자본의 종들.
지글러 다시 말한다. 이런 자본의 폭주로 생긴 문제들은 단지 회기를 하면 해결의 빛을 볼 수 있다고 말이다. 자본이 콧방귀 뀌며 앉아 있는 권능의 자리에 인간이 다시 올라서면 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상기하고 인간으로써 만든 가장 아름다운 것인 문화를 끌어 올리면 자본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희망을 본다고 말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상기하면 실상 효율적이지 못한 '도움의 손길'을 효율적으로 개선 시킬 수 있고 자본이 부린 마법에서 벗어난 인간으로써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지글러의 걱정이 우리에겐 한낱 기우일까? 신자유주의에 철지히 편성하여 문화와 자본을 맞바꾼 FTA, 선택과 집중이란 정책의 실행과 국민들의 긍정적 반응, 숫자의 성장에 받치는 국가의 총력, 눈에 띄기 시작한 양극화 현상, 그로인해 점화된 비정규직과 88만원 세대의 불행한 유행, 경제만을 보는 대선 상황. 우리는 마법에 눈이 가려진지 오래다. 다만 멈출 수 없는 폭주만이 남았을 뿐이지 않을까?
인간의 존엄성이 자리에 내려오고 자본이 그 자리에 거의 다다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흡혈귀가 되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10명 중 2명만이 그 자리에 오를 것이고 나머지 8인 '우리'는 그 2 흡혈귀에게 목을 내주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 세계에서 눈에 띄는 큰 슬럼가가 생길 것같고 자본의 노예가 되어갈 것 같다. 멍청한 기우이길 바란다.
흡혈귀가 된 2명도 좋아하긴 이르다. 결국 우리에게 빨아먹은 피를 자본에게 빨리는 종일 뿐이니...
이 책을 읽고 88만원 세대를 옮겨가는게 그 책을 읽는데 도움이되고 더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에도 삼성의 경재력으로 인한 효과에 정신나가 현상태를 바주자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혀 깨물고 죽을 것을 권해 드린다. 당신의 죽음으로써 먼나라 이웃의 100명 정도를 살릴 희망이 생길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