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6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신인섭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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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이다. 작가가 장편으로 발표한 작품이 아니라 단편을 연작으로 발표하여 각각의 작품이 독립적이기도 하고 서로의 연결고리도 분명하지 않아 동양화를 보는 것 처럼 여백이 많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작품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은퇴를 앞둔 오가타 신고라는 사람인데, 명확하게 병명이 밝혀지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과 정신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끼고 하루하루 자신에게 죽음을 느끼는 노인이다. 이야기 속의 자신의 말처럼 전쟁을 치룬 세대로서 자신의 삶의 성과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냈느냐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의 두자녀는 결혼생활에 실패한 상태로 딸은 이혼을, 아들은 외도를하고 있다. 자신이 살면서 이루어 놓은 게 없는 사람이 죽음이 가까이 오면 삶의 허무함이나 아쉬움이 무척 클 것 같은데, 주인공 신고의 정신세계는 좀 특이하다. 물론, 그의 자녀들의 결혼 생활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그 이외에 신고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연모하였던 현재 자신의 아내의 언니에 대한 기억과 함께 자신의 며느리에 대한 야릇한 감정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어리둥절하였는데, 자신의 자녀들의 실패한 결혼생활의 원인을 자신이 연모한 대상과 결혼하지 못한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와 연관된 생각을 끈임없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수묵화같은 단백하게 흘러가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너무 슬픈 이야기이다. 자신의 삶은 끝나가는데 자신의 주변에 있는 자신의 아내나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는 않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나 자신도 더 나이가 들어 죽음이 가까이 올 때 나는 내 삶 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현재로서는 자신이 없어서 함께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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