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ㅜㅜ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갔다. 나는 조금 전 '민노총 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왔다.

"소에게는 풀을 우리에게는 꿈을 언론에는 자유를"

 개인적으로도 좀 아는 분의 거취를 두고 아고라에서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 동의대학교 신태섭 교수다. 이명박 정권이 하는 짓이 이렇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서....^^ 거저 얻는 것 보다 검색이라는 노력을 통해 찾아봐야쥐.. ^^

철강코일을 가지고 프레스작업을 하는 공장에 잠시 다녀왔는데...공장 안의 기계 소리는 옆에 사람의 목소리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였다. 날씨가 더우니 공장 아저씨들은 귀마개도 안하고 그냥 일을 하신다. 외국인 노동자도 언뜻 보이고...

하루 종일 똑같은 표정으로 프레스에서 찍혀나오는 물건들을 소음 속에서 옮기는 일을 할게다.

맑스의  '소외' 와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가 거대한 기계 굉음 속에서 파동을 만들어서 내 신경을 자극했다. 굉음은 살갗을 자극한다.공장의 위압적인 지붕은 산소를 희박하게 만든다.

나는 내가 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감사했다...또 그 굉음이 주는 공포감을 이해하려 하지 않은 채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는 백면서생들과 선량한 시민들을 생각했다. 현장주의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대신 거리의 감격, 거리의 현장감 만큼이나 공장의 현장에 대해 알고 '노동의 시대'가 접혔느니, 비물질노동의 시대가 되었느니 하는 말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짧은 공장 견학에 뭐 대단한 걸 발견한 양 깝친다고 욕할 수 도 있다. 인정한다.

그래서 함께 욕 먹자고 권하는 거다. 나만큼 욕을 먹거나 나보다 조금 더 먹거나...

아프님이 하던 거 따라해본다. 아프님이 서울거리에서 바쁘시고..나는 뭐 ...논다. 축제가 노는거 아니더냐  ^^     

폭력론/비폭력론, 중심성/무중심성....다 역사에 나오더라. 무중심성에 대한 찬사가 이제 슬슬 무중심성의 한계에 대한 비판으로 나온다. 지난 주 였던가...이택광은 글에서 나오미 클라인의 시애틀 반세계화시위의 집산과 해산과정의 경험을 예로 들며 '포스트모던' 시위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이번 시위가 마땅한 성과가 없이 사그라든다면 '반동'과 '허무주의'가 더 크게 만연할 것이 분명하다. '포스트모던' 시위에 대한 예측도, '허무주의'에 대한 예측도 모두 내가 한게 아니다. 역사가 과거로부터 알려주고 있는 것일 뿐이다.

코맥 매커시의 작품이 나왔다. 야호!!  알라딘 메인페이지에 당당히 등장했다. 나는 어제 문득 이 책을 발견하고 소풍가서 보물찾은 듯-단 한번도 못찾았다- 환호했다. 올해 본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소설<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의 감격이 잊혀질 때쯤 보려고 의도적으로 미루어두었다. 나는 숙제하듯 영화/소설을 번갈아 보는 방식에 별 재미를 못느낀다. 왠지 '틀린 그림찾기' 하려는 듯 한 강박증이 발동할까봐서 이다. 그래서 <로드>도 영화화 되고 있다는데 이건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기다리면 될 듯 하다.   

<88만원 세대>는 히트작이다. 이제 '88만원세대'는 거의 사회학적 용어로 쓰이는 듯 하다. 나는 <88만원세대>를 읽지 않았다. 아무래도 사회정치적 의식이 박약한가 보다. 몇 몇 이유는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더 강하게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알라딘의 <이유>님의 리뷰가 가장 재미있었다. 이 책의 설명을 보니 '식민지를 만들지도 못하는데 제국주의가 되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이라는 말이 나온다. 생각해보면 개화기 한국지식인들을 사로잡았던 량치차오의 생각들이 여전히 근대의 이름으로 한국을 부여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평범한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이명박은 그걸 극단적으로 신봉하는 중증 환자일 뿐이다.

아...<자본>이다. 이 책은 붉은 성경이다. 하지만 '성경 무오류주의자'들은 기독교에서도 그렇듯이, 붉은 교도들 내에서도 광신도들 뿐이다. <자본>은 이론적이고 어떤 경향들을 말한다. 마녀의 유리구슬처럼 자본과 역사의 변증법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예측하지 않는다. <자본>은 끊임없이 읽히고 또 그만큼 재구성되고 비판과 반비판된다. <자본>은 역사 속에서 끊이지 않는 샘물과도 같이 매번 무수한 상상의 열매를 가능케했다. 자본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한 노동자와 그들의 저항이 사라지지 않을 것 처럼,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이 책의 이름도 기억될 것이다. 안면이 있는 분의 독어원본 최초 번역이어서 더 좋고 또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더 애정이간다. 

불가코프의 작품은 로쟈님이 꼽은 <20세기 러시아 문학작품 리스트> 속에서도 만날 수 있다.곧 읽을 책의 목록 속에 꽤 오래 있었다. 다른 책들에 밀린 감도 있지만 로쟈님이 새로운 번역본이 나온다고 속삭여주셨기 때문이다. 어차피 번역비교를 하면서 읽지는 못하기 때문에 구번역과 신번역이 뭐가 더 좋은지 알 수는 없다. 가끔은 오래된 번역이 훨씬 나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때문이다. 그래도 새 책이 나왔으니 새 책에 끌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어차피 이 책을 몇 종씩 가지고 있을 생각은 없으니까....여름 휴가때쯤 볼까 싶기도 하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작가 올리버 섹스의 책이다. 이 사람의 현직은 컬럼비아대학 신경정신 임상학 교수. 음악 애호가라고 한다. 책 제목이 인상적인데 '뮤직'과 '필리아' 의 합성어이다. 즉 '음악에 대한 사랑' 이 인간의 본원적 속성이라는 점을 말한다. 하루라도 음악을 듣지 않는 날이 없는 사람으로서 혹할 수 밖에 없다. 사진 속 인물이 저자가 아닐까 싶은데 사진에서 음표가 마구 날아온다. 여름에 나는 클래식을 자주 듣지 않는다. 여름은 '재즈와 맥주'의 시간이다.아 술 이야기하니까 다시 취하는 것 같아..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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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1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흣. 저는 지난주 바빠서 한 주 쉬었어요. 내일은 회사가고. -_- 일요일에나 종합해서 한번 올려야지.

드팀전 2008-06-13 22:56   좋아요 0 | URL
^^

가넷 2008-06-1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나와서 많이(?) 읽혔던 빨간책은 중역이였나요?...

드팀전 2008-06-13 22:58   좋아요 0 | URL
김수행 교수님 책은 영어중역이었다고 하더군요..

mong 2008-06-1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는 지금 읽고 있어요.
드팀전님 리뷰가 궁금해지는데요? ^^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언제고 다시 읽고 싶어요.
여름은 '재즈와 맥주'의 시간에 심하게 공감해요
저도 맥주를 잘 마시면 더 좋을텐데요 흑

드팀전 2008-06-14 22:52   좋아요 0 | URL
몽님이 먼저 리뷰를 쓰실 듯 하네요

낭만인생 2008-06-1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참 재미있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