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신정아의 학벌 위조 보도가 났을 때 의견은 두 가지 였다.하나는 학벌을 위조한 거짓말하는 나쁜 여자.또 다른 하나는 실력은 있지만 학벌을 조작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첫 번째 견해는 너무 단순했고 두번째 견해는 너무 순진했다.한국에서 판 키우려면 학벌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학벌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한 판 크게 하려면 권력의 뒷배가 필수다.학벌을 매개로, 친인척을 매개로, 지역을 매개로 성공이 만들어진다.신문에 이름이 들먹여지는 그런 대단한 이권 말고도 세상에는 잘잘한 이권들과 관련된 권력 네트워크들이 많다.아주 리좀적이다..

예를 들어 전국 각 지자체들은 별의별 행사를 다 기획한다.관급 행사가 일반적인 행사보다 규모도 크고 눈 먼 돈들도 많다.이걸 따내려고 각종 기획사들이 제안서 올리고 브리핑하고...뭐 그런다.그런데 되는 사람은 다 정해져 있다.그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행사 하나에 몇 억에서 수 십억에 이르는 것들이 많다.국회의원,각 급 기관장,뭐 시기 저 시기...각 종 연줄이 영향을 미친다.

시정 뉴스라는 것이 있는데 지자체가 시 홍보하는 뉴스다.그거 1년에 얼마 하는지 아는가? 그거 하나만 따내도 이것 저것 다 떼주고도 월급쟁이 보다 훨씬 많다.물론 공정하게 하겠지.그런데 그거 따내려는 사람은 연줄 없으면 실제 따기 힘들거다.이런 식으로 찾아보면 우리 사회에 각종 이권과 관련된 권력의 네트워크가 수 천 수 만 건이 있다.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은 그 중 큰 덩어리들일 뿐이다.

신정아 역시 그런 돈-권력-성공의 관계망을  이용한 사람 중에 하나이다.

오늘 신정아가 한국에 도착했다.뉴스에서는 공항에 중계차까지 보내서 특보를 내보낸다.

나는 신정아를 아주 웃기는 짬뽕이라고 생각한다.그런데 신정아를 다루는 언론과 여론은 거의 마녀사냥 재판관같다.이 후진 언론과 여론은 사흘 동안 방치해서 썩어버린 짬뽕같다.원래 제정신인적 별로 없지만 이 참에 또 그 후진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누드 사진 게재에 찬성한 사람들 전부 사표 받아내야 된다.물론 내부에서는 매출 올랐다고 칭찬받고 있을 것이다. 모 방송사에서는 정신과의사 인터뷰까지 동원해서 신정아가 '스스로 한 거짓말을 정말 믿는' 뭐 그런 정신과적 질환을 의심한다는 보도까지 했다.그 외에도 신정아의 남자 관계,신정아의 사생활,신정아의 오피스텔,신정아의 .... 해도 해도 끝이 없이 지루하고 지겹다.

신정아가 저지른 죄악이 얼마나 큰 지는 검찰이 조사를 해봐야 알 것이다.그런데 그녀가 저지른 죄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마녀재판의 '화형에 처하라..'을 감내해야만 할 수준인가? 권력층과 내연의 관계 건은 심증은 있지만 아직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설령 그녀가 그랬다고 치자...무엇에 더 분노하는 지 생각해 보자.권력이 작용하여 이권을 행사해준 것에 분노하는가 아니면 여자가 성을 이용해서 이권을 쟁취한 것에 분노하는가....모르긴 몰라도 여론이 더 분노하는 것은 뒤쪽 문제일 것이다.

마녀사냥 목적이 아니라면 그녀의 애정행각까지 언론이 지랄할 필요는 없지 않나...그녀가 목적을 가지고 권력에 접근했을지 그렇지 않았을지 아무도 모른다.그리고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다고 치자....자기 딸 부잣집에 시집보내려고 마담뚜 동원하는 '목적'이나 사귀던 남자 뻥뻥차고 돈 많은 놈들과 선본지 1달 만에 결혼하는 것의 '목적'과 뭐가 다른가....이권을 얻기 위해 딸을 이용하던 자기 자신을 이용하던 똑같은 방식 아닌가.아..형식적으로는 하나 다르다.'본처되기'정도.

신정아가 뭐 하나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신정아를 둘러싼 오버의 향기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다.공항에 내린 신정아가 이번에는 메이크업을 좀 하고 내렸나보다.얼결에 노메이크업으로 도망가는 자료화면은 이제 당분가 안봐도 될 듯 하다.오늘 신정아가 쓴 썬글라스와 입은 옷은 무얼까 찌질이들이 인터넷에 분석을 하겠지...나는 돈도 좀 있다는 신정아가 처벌 받을 건 일단 받더라도 각종 찌질이들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마녀사냥 재판관역을 맡은 것들을 전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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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9-16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그렇구나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소설을 쓰고 있더군요 언론들이. 온갖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진지한' 자기식의 해석과 추측을 기정사실화시켜 세뇌하고 있어요. 얼마전 새로 생긴 프로그램 같은데 시사기획 쌈 인가를 봤어요. 신정아가 미국에 머무른 장소들을 추적하면서 공항에서 찍힌 택시번호를 추적해 신용카드 결재 내역과 사회보장번호까지 찾아내고, 머물렀을 것으로 짐작되는 도시에 가서 결국은 그녀를 본 사람들을 인터뷰하더군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 -_-

mong 2007-09-1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속시원하네
속은 시원한데 입맛은 쓰고
당췌
언론이 미친게죠
갈수록 우스워서 -_-;;;

조선인 2007-09-1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선 코앞이잖아요. 신정아 만큼 좋은 먹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0-

Mephistopheles 2007-09-16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취재실 통폐합을 시도하는 청와대 인사가 개입되어 있다보니..언론은 더 신나게 물어 뜯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덕분에 부산쪽 건설업자 비리사건은 아주아주 쥐콩만하게 나오고 있잖아요..^^

글샘 2007-09-1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입니다.
신정아의 구린 부분은 저렇게 확대될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실 언론이 더 집중 조망해야할 것이 있는데,
마녀를 하나 화형시키면 그 덕에 수십 명이 면죄부를 받게 될는지도 모를 일이죠.

Arch 2007-09-17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정에 빠진 기분입니다. 시스템이니 권력 얘기를 하는데 마녀사냥 욕하는 골페미들 어쩌고 저쩌고 해대는 마초무리들도 있으니. 언론을 바꾸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수요자의 자세도 문제겠지만. 저 역시 속은 시원한데 입 안에서 찝찔한 피냄새가 나는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