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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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님의 최근작 100˚C에 대한 호응이 날로 뜨거워 지고 있다. 

최규석.. 최규석.. 그의 이름이 어딘지 익숙하다..  

여기저기 뒤적거려보니.. 아.. 공룡둘리..공룡둘리때문에 익숙하게 다가온 이름이구나.. 

몇해전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공룡둘리가 새삼스레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그의 초창기 작품들과 함께 엮어진 단편집이라니 선뜻 고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들려둔 '사랑은 단백질'을 볼때만해도 우습기도 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잘 이해가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랑 같은 생각(선배들과 학회를 다녀오던 날.. 신호대기중에 돼지가 엄지손가락을 쳐들고 있는 족발집 간판을 보고 "지 다리 잘라 파는데 저렇게 좋을까?"라고 이야기 했다가 이상한 시선을 받았던 일이 갑자기 생각났음)을 했던 이가 또 있구나 하기도 했는데..

아... 근데.. 이게 뭐란말인가.. 공룡둘리에서 느꼈던 이금 내가 살고 있은 이곳에 대한 우회적 씁쓸함이 한작품을 읽을때마다 직접적으로 전이되어 온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속에서 살아가지 위해 조금은 버려야 했던 양심과 조금은 잊어야 했던 자신과..그런 개인들이 모여 조금은 비겁했던 무리들.. 그 속에 나또한 있다는 걸 잘 알기에..            작가의 군더더기 없이 쭉 뽑아낸 이 사회의 불편한 모습들에 가슴팍이 뜨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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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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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접한 기욤 뮈소의 두번째 이야기..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느낀.. 마치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 같은 장면 묘사와 시점들, 그리고 놀라운 반전과 그의 철학에 대한 이해로 갖게 된 그의 대한 호감으로 이 책을 펼쳤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는 인간이 가장 추구해야 하는 목표이자 반드시 삶속에서 이어나가야만 하는 것으로 사랑을 꼽고 있다. 그리하여 사람이 사랑이 아닌 성공만을 쫓았을때 그의 삶의 얼마나 황폐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풍요속의 빈곤..  

여기 자신의 빈곤했던 23년의 모습을 버리고 15년간 성공을 위해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에단.. 두 부모를 여의고 형제처럼 지내온 친구와 약혼자, 그리고 23년간 살아온 익숙한 그 곳 보스턴을 떠나 공부를 마치고 뉴욕에서 정신과 진료실을 연 에단은 명석한 두뇌와 사람의 마음과 심리를 읽을 수 있는 특유의 직관력 덕택에 점차 그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다. 더욱이 유일하게 그만이 치료할 수 있었던 사회주요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유명한 TV쇼에 출현하며, 그의 얼굴을 실은 저서를 출간하는 유명인이 되었다. 

성공한 그의 삶.. 그러나 그는 그 풍요속에서 항상 빈곤함을 느낀다. 그것은 그가 딱 한번 한 남자로서, 한 사람으로 가졌던 숙명과도 같은 사랑에 대한 결핍때문이였다. 인생전부를 걸만큼 사랑했지만 예전의 그가 보스턴을 떠났 듯 느닷없이 한순간에 그녀를 버린 에단.. 그렇게 또 과거를 버린 그는 온전하지 못한 자신의 역사에 괴로워 하며 스스로를 황폐한 사막속에 가둔다. 

자신의 환자들에게.. 자신의 저서에서.. 떠들어 댔던 이야기는 실제 자신의 삶에서 전혀 적용하지 못한 그는 결국은 그와 유기적으로 연결(과거의 카르마로 인해)되었으나 그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겪음으로서 운명과도 같은 죽음을 맞이 한다.  

그러나 죽음이라 생각한 그때 그에 앞에 펼쳐진 것은 환한 천상의 빛도 아니요, 빨려들어 갈 듯한 어둠도 아닌 바로 그날!! 수없이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결국은 자신이 죽음을 맞이 했던 그날로의 회귀였다!! 그는 결심한다. 마치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겪었던 그의 오늘을.. 피하기만 했던 그날의 사건들에 맞서 보기로! 그것으로 풀 수 없다면, 이해해 보기로!!  

그는 결국 그의 운명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의 운명이 끝난 후에도 다시 10월 31일의 반복이 아닌 11월 1일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해하기를 통해 그가 자신의 카르마로 얽혀진 사건들의 매듭을 풀어냈기 때문겠지..그 해답을 너무도 잘 알고 있던 에단이기에.. 단 3번의 반복적인 운명속에서 풀어 낼 수 있었겠지 ㅎㅎㅎ..  

그가 매듭을 풀 수 있었던 해답은...바로 그가 찾기 위해 돌아왔던 "사랑" 이리라.. 

카르마와 운명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고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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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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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가미.. 외로움에 치를 떨며 목숨가지 버리려 했던 이시가미.. 

그런 그에게 또다른 삶의 이유를 준 모녀... 

이건 흔한 반전 이야기가 아니다.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지독한 배신.. 그럼으로 "사랑"이 아닌 "헌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으려고 마음먹은 그 순간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며 인사차 이시가미의 방문을 두드린 순간부터 이시가미는 야스코로 인해 죽음에서 삶으로 자신의 인생이 전환되는 것을 알았다. 그런 그녀가 (비록 정당방위에 속할지라도) 범죄에 휘말려 공포속에서 떨고 있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수학의 전체 이시가미는 완전범죄를 계획하기 이른다. 두 모녀의 알리바이를 마련하고 범죄시간을 조작하는 등 그의 치밀한 계획을 실행해 나간다. 또다른 천재 물리학자(이시가미의 친구) 유가와는 그가 어떤한 트릭을 써서 범행자체를 이 모녀에게로부터 떼어놓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이 사건에 개입한다. 이시가미가 가지고 있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미리부터 범인을 알려주고 두 천제의 속고 속이는 완벽한 알리바이와 완벽한 해석의 반복(마치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더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처럼)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전 남편을 죽인 야스코를 대신해 이시가미는 스스로를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시가미는 범인이다!  타 추리소설처럼 줄곳 용의자로 의심받던 A가 아닌 사실 B가 범인이였다 던가 혹은 범인 A가 사실은 어떤 사람이더라~하는 흔한 반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천재 수학자가 쓴 시나리오에는 이시가미 자신이 범인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했다. 오로지 야스코를 위해서.. 그렇기에 이 소설의 결말은 더욱 슬프다. 더욱 안타깝다.. 사람으로서 지켜야한 최소한의 선을 어기면서까지 보호하고자 했던 존재로부터의 지독한 배신.. 무너져가는 심정으로 표호하는 그의 외침이 귓가에 울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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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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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잔병치레가 심했다. 태어날 때부터 면역력이 떨어져 병원신세를 졌고 자라면서는 몸이 약해 자다가도 코피를 철철 쏟기도 하고, 걸핏하면 체하고, 오래달리기를 하고나면 항상 구토가 뒤따르며, 일년 중 감기에 걸린 날이 안 걸린 날보다 더 많은(오죽하면 어떤 선배는 내가 지금의 이 추세라면 신종인플루엔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40세 이후에는 감기에 안 걸릴지도 모르겠다고 우스겟 소리를 했을 정도였으니까) 일명 걸어다는 종합병원이였다. 

  남들보다 떨어지는 체력과 잔병치레에 대해서는 사실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했었음을 조심스레 밝혀본다... 난 왜.. 난 왜 항상 감기에 걸리는 걸까? 난 왜 남들처럼 운동장 4바퀴 쯤 거뜬히 뛸 수 없는 걸까? 하고..

그런데 키토 아야를 만났다. 앞으로 씩씩하게 전진하던 그녀에게 느닷없이 닥친 불치병은 건강했던, 건강했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미련으로 그녀를 더 힘들게 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런 몸상태의 변화는 나의 경우에서의 면연력이라든가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무서운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을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포자기하지 않고 나날이 둔해져가는 몸상태임에도 어떻게하면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돕고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 몸이 아픈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는 엄마에게 감사하는 한편 그럼으로써 덜 관심받는 다른 형제들에게 미안해 했다. 한해 한해 더욱더 힘겨워지는 삶속에서도 용기를 내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간 그녀. 더 이상 보통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되었을 때도 원망보다는 아쉬워했던 그녀. 그녀가 매일매일 남몰래 흘렸을 1리터의 눈물들...그리고 그런 어린 딸을 보면서 더욱 눈물을 흘렸을 그녀의 엄마...걷지 못하는 딸을 위해 자신도 딸 뒤에 기어가면서 늘 함께 해주겠노라고 힘이 되겠노라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나 또한 1리터의 눈물을 흘렸다.

일기장 속에 담겨있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그녀의 큰 선물에 그리고 그 선물을 전해준 그녀의 어머니에게 감사하다.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 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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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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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넘치는 인물들의 이리쿵! 저리쿵! 좌충우돌이야기!! 인생역전! 10억을 향한 세 주인공들의 이판사판 행진의 세계가 열렸다.  

사기! 돈! 여자꼬시기라면 팽글팽글 잘돌아가는 두뇌를 가진 양아치 중의 양아치 25세 겐지 

뛰어난 암기력 천재이면서 둔한 행동때문에 회사에서 미운털이 박혀있는 미타! 미타가문의 이름덕을 슬쩍하고 있다.  

세련되고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이자 돈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그 주머니에서 나온 돈맛에 길들여진 25세 치에 

한군데 갔다놔도 전혀 서로 관심 둘 것 같지 않은 이 세명이 우연한 사건들로 얽혀 단합된 조직으로 10억 가로채기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철저히 세웠지만 이들말고도 이 돈을 노리는 이들이 곳곳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야쿠자와 중국인 이인조 사기꾼 어리숙한 치에의 동생과 전문적인 사기범 치에의 아버지까지 산을 넘으면 또 산이요, 10억이 손에 잡힌 듯 해도 곧바로 빼앗겨 버리니 시종일관 반전속에 허덕일 수 밖에(이건 나뿐만 아니라 소설속 인물들에게도 적용된다! 이런 젠장할 신문지!! 잡지!!)   

그럼에도 각기 그려지는 인물들을 통해 얼핏얼핏 풍겨지는 현재사회의 안타까움 또한 히데오 만의 특징이겠지! 돈을 쫓고 돈이 최고가 되버린 세상.. 돈을 벌어 남들에 땅땅거리면서 살기위해 도덕적 관념은 조금쯤 무시해도 당당한 세상과 그렇게 살아야만 바보취급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인물들.. 하지만!! "한밤중의 행진"만은 이런 씁쓸한 깊이에서 벗어나 한편의 코믹영화처럼 낄낄거리고 키득키득거리며 읽고싶은 맘이 더 강한 이야기이다.사람을 완전히 잡고 여기돌렸다 저기돌렸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놓고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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