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단지 누군가가 한 말을 기록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글은 입 밖에 내서 말을 하기 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단어들 또한 단순한 말 조각이 아니었다. 단어들은 생각의 조각이었다. 그것들을 옮겨 적으면 생각을 벽돌처럼 잡고다른 배열들 속에 끼워넣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단지 말을 하는 것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스스로의 생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일단 보고 나면, 그것들을 개선시켜 더 강하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다. - 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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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어에는 당신 언어의 ‘사실‘이라는 말에 해당하는 단어가 두 개 있습니다. 어떤 일이 옳을 때는 ‘미미‘라고 하고, 정확할 때는 ‘보우‘라고 합니다. 분쟁이 벌어지면 당사자들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말합니다. ‘미미‘를 말하는 거죠. 하지만 증인들은 정확히 사실 그대로를 말할 것을 선서하기 때문에 ‘보우‘를 말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을 때, 사베는 어떤 행동이 모두를 위한 ‘미미‘인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미미‘를 말하는 한, 그들이 보우‘를 말하지 않는다 해도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 307쪽

그리고 나는 디지털적 기억의 진짜 혜택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요점을 말하자면 이렇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 옳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과거의 여러 시점에서 틀린 적이 있고, 잔인했거나 위선적으로 행동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그런 일들 대부분을 망각한다. 바꿔 말해, 우리는 스스로에 관해 거의 모른다. 자기 기억을 신뢰할 수 없다면 개인적인 통찰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일일까? 당신의 경우는 어떤가? 어쩌면 당신은, 설령 당신의 기억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저지른 잘못에 맞먹을 정도의 기억 수정을 행한적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 역시 현재의 당신 못지않게 내가 옳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되었다. 당신은 혹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난 내가 완벽하지않다는 걸 알아. 과거에도 이런저런 잘못을 저질렀으니까." 그러나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당신의 자아상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적인 가정들의 일부는 실제로는 거짓말에 불과하다. 시간을 내어 리멤을 써 본다면, 내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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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신 그린은 교사가 "철학을 하는 법"을 배우는 데에 해답이 있다고 한다. 교사가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비판적으로 깊이 생각하며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늘 생각하고 깨어 있으려고 하고, 단순히 일상을 되풀이하는 것에 저항하려고 애쓸 수 있다. 예를 들면, 사회과학자들의 발견을 진리가 아니라 검토하고 살펴보고 생각해볼 것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경험조차도 확실한 것이 아니라 잠정적인 것으로 보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자의식을 갖고 주변 세계에 깊은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되풀이해서 계속 던지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내가 지금 (세상에 대해, 이 학급에 대해, 눈앞에 있는 아이에 대해) 아는 것에 비추어보 았을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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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수많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존재다.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순간들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특정 순간들을 선별하는 기준은 각자 다르며, 그것은 우리의 인격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우리들 각자는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는 세부 사항들을 인식하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며, 그 결과 구축된 이야기들은 우리의 인격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만약 모든 사람이 모든 사건을 기억한다면, 개개인 사이의 차이 또한 깎여나가게 될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자아상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방범 카메라가 기록한 무편집 영상이 영화가 될 수 없듯이, 완벽한 기억이 절로 이야기가 되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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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완벽한 기억력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는 것 같은 축복은 아니었다. 어떤 구절을 읽어도 너무 많은 이미지들이 떠오르는 바람에 그는 문장의 뜻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무수히 많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알고 있는 탓에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데도 어려움을겪었다. 이따금 그는 의도적인 망각을 시도했다.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숫자들을 종이에 쓴 다음 태우는 방식으로, 이것은 화전을 일구듯이 마음속의 덤불을 태우려는 시도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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