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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여름 에디션)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지인의 인스타에서 이 책을 보고 뭔가 느낌이 나와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시골에 헌책방 또는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게 꿈이었던 저는 책과 관련된 책들을 참 많이 읽었고 또 읽을 때마다 설렘과 행복감으로 물들곤 했었습니다. 현재는 시골에는 살고 있지만 그 꿈과는 거리가 멀게 살고 있네요. 하지만 동네에 있는 책방을 자주 드나들며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 책방은 오래오래 살아 남아서 함께 해주길 바라고 있지요.
책을 펼쳐 몇 페이지 안넘기고 이 책은 나와 운명이네! 라며 결론을 내렸습니다. ㅎㅎ
주인공 영주가 서점에 도착해서 킨의 앨범을 틀었기에 배경음악으로 깔고 책을 읽으려고 음악을 틀었는데 헉! 그 옛날 그레이 아나토미에 푹 빠져있던 시절 들었던 somewhere only we know가 흘러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때 부터 내 가슴은 더 심하게 두근두근! 게다가 영주가 손님들을 위해 적어 놓는 책 소개하는 메모가 나오는데 그 책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고슴도치의 우아함" 이라니...(이 책은 여기 내 서재에 리뷰를 적혀있어요)
마지막 작가의 말에 있는 "카모메 식당"이나 "리틀포레스트" 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던 것 까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카모메 식당이라구욧!!
이건 뭐 운명 맞지요! ㅎㅎ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휴남동 서점은 제가 좋아하는 동네 책방을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예전 대학로에 있던 "이음" 이라는 책방이 그랬고 제주도에 살때 동네에 있던 "소심한 책방"이 그랬고 지금 살고 있는 동네의 "생각을 담는 집" 책방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까... 정말 휴남동 서점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고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습니다.
이 서점에 가서 하루 종일 책도 읽고 싶고 맛있는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싶습니다.
이 곳 용인의 작은 시골로 이사온 것은 참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마당이 있는 집, 2층 양옥집, 결혼 13년 만에 만난 첫 아이, 선물처럼 찾아온 둘째 아이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것이 있었다면 바로 책 읽고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것은 다 만족이 되는데 이것 만큼은 해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는 책, 연극, 영화, 그림 등 본 것들에 대해서 떠드는 일이었습니다. 전문가 처럼이 아니라 내 감정, 내 삶에 비추어 떠드는 것! 그걸 할 때 참 살아 있는 것 같고 뭔가 된 듯한 착각마저 들기도 했죠. 그 떠듦을 사랑해서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서점에 모인 사람들이 이걸 하고 있습니다. 와! 정말 이런 서점 존재한다면 바로 달려갈 것 같습니다.
어쩌면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울어버릴지도...
이 설렘, 감동 놓지고 싶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유튜브를 틀어주고 컴퓨터 앞에 앉아 빠르게 써내려갑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고 오늘 밤 꿈 속에서 휴남동 서점에 가고 싶네요 ^^
오늘밤 안되면 내일 밤이라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