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시게타 씨가 추천하는 고독을 이겨내는 20가지 방법

1.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아라
2.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라
3.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엔 그냥 흘러가도록 놔두어라
4. 이별을 연습하라
5. 내 행동은 내가 결정하는 습관을 가져라
6. 단점을 뒤집어서 장점으로 만들어라
7. 모든 일은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라
8.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찾아라
9.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하라
10. 책과 친구가 되어라
11.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라
12. 혼자 외출할 때엔 만보기를 차라
13. 사랑 앞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라
14. 슬플 때엔 눈물샘이 마를 때까지 슬퍼하라
15. 핸드폰에 너무 의지하지 마라
16. 남이 알아주기를 너무 기대하지 마라
17. 거울 속의 나와 대화하며 표정연습을 하라
18. 매일 간단한 일기를 써라
19. 나를 표현하는 블로그를 만들어라
20. 크게 웃고, 많이 울어라

 

 

- 사이토 시게타의 행복한 여자는 혼자서도 당당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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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1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반가워요.
새집으로 인사하고 처음으로 인사남겨요. 님은 적응이 잘 되지나요?
전 아직도 헤매고 있답니다. 워낙 기계에는 약한지라 한참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만나고픈 님들이 있기에 용기를 내고 있답니다. 오늘 하루 마무리 잘 하시구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 ^.

프레이야 2007-06-1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하루님, 새 서재 놀러왔어요. 바탕색이 참 예쁘네요. 제가 좋아하는 색이에요.
위 19번에 여기 님들이 다 해당하네요.^^

향기로운 2007-06-1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19번..^^ 어릴때는 고독한 어른의 모습에 흠모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가끔 고독을 즐길때가 있지만 될 수록 즐거운 생각하면서 지내려고 노력하지요. 제 동생 남편은 우리나라 말 중에 '괜찮아요'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힘들거나.. 조금 지칠때, '괜찮아'하고 자신에게 말 걸어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도해봅니다^^

이쁜하루 2007-06-19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수맘// 새집으로 이사안하려고 했는데 알아서 이사를 시켜버렸네요! ^^ 우리 모두 잘 적응해 보아요~~
혜경// 반가워요~~ 특히나 혜경님은 더더욱 알차고 깊은 생각으로 그득한 블로그를 가지고 계시니까 고독이 끼어들 틈이 없는거 아니에요? ^^
향기로운// 아~ 정말 좋네요 "괜찮아요..." 남편이 뭐 해줄까? 라고 물었을 때 퉁명스럽게 "됐어~" 이렇게 말할때가 많았는데 이제부터 조용히 부드럽게 "괜찮아요~" 라고 해야겠어요 ^^
 

            

 
 
정준영교수(문화교양), 우리에게 '우리'는 무엇인가(오마이뉴스)     20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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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변주곡 ②] 우리에게 '우리'는 무엇인가 (오마이뉴스 2007. 5. 5)
▲ 왼쪽부터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진중권 중앙대 겸임 교수, 정준영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부 교수.
ⓒ 이정환
"오늘 좋은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젊은 세대의 변명 같지만, 당장 취직 걱정해야 합니다.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대로 우리를 재단해야 합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대안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일 밤 9시 3분경,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1층 교육장에 한 대학생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6월민주항쟁 20년 기념 대토론회, 상상변주곡 2회의 주제의식이 농축된 '독백'이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 교수,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정준영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부 교수(아래 호칭 생략)가 '우리에게 우리는 무엇인가'를 따진 이유와 맞닿아 있었다.

"청년 실업? 국회 앞에 10만명이 모인다면?"

하지만 두 사람의 연주, '젊은 세대'는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진중권에게 젊은 세대는 "사회를 알려고 하지 않고, 알려고 하는 욕구도 없는" 사람들,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며 정보사회에 필요한 디지털 반사신경을 발달시키고 있는 미래의 블루칼라"들이 대부분인, 이전 세대와 전혀 다른 신체를 지니고 있는 '무엇'이었다.

"오늘날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역사에 최종목표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해방된 미래를 위하여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미래는 그저 SF의 시간일 뿐이고, 역사는 그저 퓨전 사극의 배경일 뿐이다. 예전에는 드라마 시간을 한 번 놓치면 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언제라도 가능하다. 시간이 클릭할 수 있는 공간이 돼버렸다.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시간의 선형성에 대한 믿음도 약화된다. 젊은 세대에게 세계는 역사의 진행이 아니라, 동일한 이미지의 영겁회귀일 뿐이다. 젊은 세대가 역사의식을 갖추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 같은 주장에 손석춘은 문제를 제기했다. "젊은 세대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진실을 모르게 만드는 교육 현실에 대한 지적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손석춘은 "그들이 드라마로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백수와 백조가 쌓여가고 학점경쟁에 내몰리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등록금은 계속 오르고 취업은 어렵다. 수천만원씩 들여 대학을 다녔지만, 취업이 되지 않아 자살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학생운동이 침체해 있을 상황이 아니다. 국회의사당 앞에 10만 명이 모여 시위해 보라. 달라질 것이다. 정치인들이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안 모이잖아요. 공차기 응원에는 수십만명씩 모이면서도. 신자유주의 사회와 다른 사회를 왜 상상하지 못하는가.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끈을 놓지 말자. 힘을 합치면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NL이 인간을 믿는다면, PD는 텍스트를 믿는다"

허나 진중권에게 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농경적 신체'의 주장인 듯 했다. 진중권은 모든 나라의 변화 양상을 농경사회-산업사회-정보사회로 구분하고 NL을 농경적 신체, PD를 기계적 신체, 미래의 노동자 계급(?)을 정보적 신체에 각각 대입했다. 그리고 각 신체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농경적 신체. 조직화를 하기보다 '관계 맺기'를 활용하고, 논리적 설득보다 정서적 '감동'을 강조하고, 품성이나 의리 같은 전근대적 수사법을 사용한다. NL의 이상 속에는 미국에 반대한다는 네거티브한 요소와 산업화로 잃어버린 공동체적 삶에 대한 낭만적 동경이라는 포지티브한 요소가 공존한다.

기계적 신체(PD). PD는 문자문화의 전형이다. NL이 인간을 믿는다면, PD는 텍스트를 믿는다. PD는 인간관계보다 사상서적을 더 신봉한다. 품성보다 논리가 중요하고, 의리보다 원칙이 더 중요하다. 세계와 문자의 동일성을 굳게 믿는다.

정보적 신체. 빌 게이츠의 상품엔 '무게'가 없다. 상품이 비(非)물질화하고 정보가 재화가 된 정보사회가 원하는, 과거와 다른 수준의 신체다. 정보적 신체는 조직이 아닌 네트워크로 관계를 맺는다. 이들에게는 정치는 물론 역사도 비물질화한 채로 가상, 유희, 오락의 영역에 편입된다. 방송 3사의 고구려 드라마가 일깨워준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역사의식'이 아니라, 판타지로 이루어진 황홀한 환각의 체험이다."

결국 진중권에게 NL과 PD의 대립은 "다른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실은 다른 신체의 대립"이며 오늘날 젊은 세대는 "역사의식을 갖추길 기대할 수 없는, 과거와 전혀 다른 신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진중권의 '신체의 지질학' 논리에 손석춘은 "NL과 PD의 구분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신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손석춘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NL이 설득력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농경적 신체'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이 현존하고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 정책이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측면이 강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젊은 세대 박정희 찬양, 현실 아닌 드라마"

▲ 정준영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부 교수.
ⓒ 이정환

결국 젊은 세대에 대한 진중권의 '차가운' 평가는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다시 거기서 정보사회로 가는 변화가 유례없이 급속하게 이뤄진"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의 몸이 어느덧 세계에서 가장 사이보그화한 신체로 변했고, 인터넷을 목숨 걸고 하는 민족이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중권은 "텍스트 세대의 눈에 '보수화'로 보이는 젊은 세대의 역사의식 결여"가 결코 보수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진보나 보수의 이항대립을 넘어선 완전히 차원이 다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자로 쓰인 역사가 사라진 곳에 영상으로 그려지는 신화"처럼 "진짜 박정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박정희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준영은 다음과 같은 반론을 펼쳤다.

"우리 몸에는 구석기 시대 특징이 여전히 남아 있다. 신체는 유연하지만, 잘 변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젊은 세대의 보수성을 정보적 신체의 틀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과연 정보적 신체가 얼마나 성숙할 수 있겠는가. 지금 박정희 우상화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아니다, 걱정할 필요 있다. 지금 대학생들이 소시민화하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보수', 관념적으로는 '진보'. 이것이 소시민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나치즘이 바로 소시민층에 기반을 두지 않았는가. 언제든 파시즘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진중권은 "삼족오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 파시즘 또는 판타지 파시즘이 나타날 수 있지만, 어느 사회에든 일정 분량의 사이코가 있게 마련이다, 거슬리는 상황일 뿐"이라며 "박정희 찬양은 실제적인 의식이 아니라 드라마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한심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석춘은 검은 건반, 진중권은 하얀 건반

그리고 진중권은 "무엇보다 급격한 변화를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방점을 찍었다. 결국 진중권의 주장을 '젊은 세대가 상상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로, 손석춘의 주장을 '젊은 세대도 상상할 수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검은 검반(반음)의 가능성을 손석춘이 높이 샀다면, 진중권은 하얀 건반(온음)을 먼저 정확히 눌러야 한다는 것.

하지만 상상변주곡 2회에서 세 사람의 '불협화음'은 '젊은 세대'를 코드 삼아 어우러질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는, "틈날 때마다 관련 서적을 읽기는 하지만, 정작 실천에 노력하지 않는 자신을 볼 때 답답하다"는, 토론을 참관하던 젊은 세대들의 솔직한 토로에 두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손석춘은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다른 나라를 모델로 삼을 필요도 없다, 우리 나름대로 모델을 만들면 된다"고 당당한 '주관'을, 진중권은 "사회에 대해 관심을 통해 자기 처지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냉철한 '객관'을 강조했다.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토론과 '우리'를 고백하는 시간으로 2번째 상상변주곡은 막을 내렸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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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문화계 이사람을 보라] 2. 화가 정연두씨
입력: 2007년 01월 02일 17:35:05
 
지난해에 미술계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사진의 부상’이다. 그런데 이들 사진전에는 사진을 전공한 이들이 촬영한, 전통적인 사진 어법에 충실한 작품보다는 미술을 전공한 이들이 사진을 표현매체의 수단으로 사용한 작품이 더 많았다. 정연두씨(38)는 이러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대표하는 작가 중 단연 선두에 있다. 영국 유학후 귀국해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 채 7년이 안되지만 그가 이룬 성취는 놀랍다.
정연두씨가 최근 작업중인 ‘로케이션’ 시리즈의 슬라이드 필름을 손에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실과 유사하지만 결코 현존하지 않는 세계의 창조’로 요약되는 그의 작업은 그 의도와 개념이 분명하며 잘 짜여진 구성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자랑한다. 때문에 종종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수정을 거친 게 아니냐는 오해도 받지만, 같은 이유로 미술품 컬렉터들과 주요 미술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연말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례적으로 주로 중장년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획전 ‘올해의 작가’전의 2007년도 작가로 정씨를 선정했다.

-현존하지 않는 현실의 창조자-

한 해에 열대여섯 차례의 전시에 참여할 정도로 바쁜 정씨를 만나 그간의 작업과 올 한 해 계획을 들어봤다. 먼저 5월에 열릴 ‘올해의 작가’전에 대해 작가는 “젊은 작가에게 이런 큰 기회를 준 만큼 회고전보다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현재 계속 진행 중인 작업과 새로운 작업을 담아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대학에서 조소를, 영국 유학 당시 순수미술을 전공한 이후 퍼포먼스·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1990년대 후반에는 음식 퍼포먼스를, 2002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춤추는 남녀의 사진으로 벽지를 만들어 붙인 설치작업 ‘보라매 댄스홀’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거나 혹은 현실에 바탕을 두면서도 결코 현존하지 않는 순간들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누군가의 꿈을 사진으로나마 실현시켜주는 ‘내사랑 지니(2002~ )’, 유치원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원더랜드(2004)’, 영화나 광고 속에서 봤을 법한 풍경을 구체화한 ‘로케이션(2005~ )’ 등이 그러하다.

“현실에는 대단한 리얼리티가 담겨 있지만 저는 현실과 무대가 괴리되는 가상공간,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두 개의 가치가 공존하는 상황, 당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제3의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2004년 가을부터 작업해온 로케이션 시리즈는 현실의 공간에 허구의 요소를 도입한 사진작업이다. 노란 은행잎 나부끼는 거리에는 은행나무를 배치한 대형 화폭을 슬쩍 끼워넣고, 한밤중 수북이 쌓인 눈길을 걷는 어린이의 머리 위로는 진짜 눈송이 같은 가짜 눈이 내린다. 영화 혹은 광고 등 어디선가 봤을 법한 낯익은 야외풍경이지만 그속에는 늘 인공적인 요소들이 가미돼 있다.

그가 여러 연작을 통해 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결국 인생은 하나의 무대라는 것이다. ‘내사랑 지니’ 시리즈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살면서 우연히 만난, 혹은 늘 스치는 일상의 풍경을 구성하는 인물들의 꿈을 사진으로나마 실현시켜주자는 이 작업은 현재까지 미국, 터키, 영국 등 약 10개국에 사는 20명의 꿈을 실현시켜줬다.

작업의 대부분이 짜임새 있는 구성을 자랑하는 연출사진이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귀국했을 때부터 결심한 게 제 돈을 퍼서 작업하지는 않겠다는 거였어요. 시간과 여건이 될 때 진행합니다. 한 시리즈를 계속하겠다, 안하겠다고 결정하지도 않고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아요. 아이디어가 있고 돈과 시간만 된다면 작업은 언제나 가능하죠. 그런데 이게 꼭 들어맞지 않아요. 돈은 없고 시간은 많은데 아이디어가 막 생겨나요. 그럴 때면 차곡차곡 정리를 해두는데 전 ‘적금 들어놓는다’고 표현하죠.”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선정-

지금에야 ‘잘 나가는’ 작가지만, 귀국 당시만 해도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어학원에서 강사로, 게임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도 있었다. 현재는 작업과 전시에만 몰두하고 있다.

“작품을 팔아서 제 생활을 꾸려나가고 이것이 또 다른 작품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게 뿌듯합니다. 저는 거창하게 유명작가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작품으로 떼돈을 벌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시각언어를 가지고 내 아이디어를 가장 유효 적절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족해요.”

요즘 그는 영상작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6명의 내레이터가 미국 시인이 써준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서로 이야기를 하는 구조로 된 영상물인데, ‘올해의 작가’전에 전시할 예정이다. “무언가 모르는 장르를 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측면에서 마스터가 필요지만 배워가며 하려고요.” 전업작가가 됐지만 ‘아마추어리즘’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작가 정연두, 올 한 해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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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문화계 이사람을 보라] 4. 뮤지컬 배우 윤공주
입력: 2007년 01월 04일 17:33:31
 

배우 윤공주가 뮤지컬계의 ‘새로운 공주’로 떠오르고 있다. 2005년 뮤지컬 ‘겨울나그네’와 ‘그리스’에서 새내기 치고는 상당히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쳐보였던 그는 지난해 ‘드라큘라’와 ‘컨페션’의 호연으로 2006 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제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자 배우 1순위에 오르내린다. 뮤지컬에 본격 입문한 지 3년 만에 이뤄낸 성장. 게다가 그는 1981년생으로 아직 젊다. 그만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윤공주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제가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닌데,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이 주어지는 덕택에 행운이 뒤따르는 것 같아요.”

-‘컨페션’등 호연 신인상 영예-

단국대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2001년 우연히 ‘가스펠’ 오디션에 덜컥 합격해 단역으로 뮤지컬을 시작했다. 2003년 두번째 작품인 ‘토요일밤의 열기’ 때는 휴학까지 해가며 연기와 춤에 매달렸다. 기회는 의외로 빨리 왔다. 2004년 응모한 ‘사랑을 비를 타고’에서 여주인공인 유미리 역에 캐스팅되며 이름 석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실은 그때 유미리 역할을 맡은 배우가 펑크내면 대신 메워주는 ‘언더’로 뽑혔어요. 그런데 그 배우가 갑작스레 공연을 포기하는 바람에 제가 엉겁결에 주인공이 돼 버린 거죠.”

뮤지컬 배우 손지원(배우 김성녀의 딸)이 절친한 대학 선배로 그의 무대 모습에 반해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윤공주다. “지원 언니는 대학시절 제 우상이었죠. 언니 따라 유미리 역을 해보는 게 꿈이었는데, 하나 하나 맡은 배역에 충실했더니 여기까지 왔어요.”

-“백지같은 배우 되고 싶어요”-

기회를 잘 살려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김장섭 연출가의 말처럼 윤공주는 “연기와 춤, 노래 등 삼박자가 다 되는 드문 여배우”라는 것이 뮤지컬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는 사실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카르멘’의 카르멘과 같은 강렬하고 격정적 이미지의 소유자는 아니다. 여성적인 외모에 목소리와 음색은 청아하다. 이로 인해 전형적인 여주인공 역에 딱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만나 본 그는 장난기 많고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게 더 많은 수줍은 소녀의 인상이 짙었다.

“예전에는 청순가련형으로 보이는 제 이미지가 다소 불만이었어요. 그래서 ‘드라큘라’의 로레인처럼 강렬한 역할을 해보며 이미지 변신도 해봤고 ‘미스사이공’의 킴처럼 처절한 삶을 사는 여인의 역할을 언젠가 꼭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강박관념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이제는 어떤 이미지를 갖다줘도 다 잘 어울리는 백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까지 창작뮤지컬 ‘컨페션’에서 열연한 그는 새해에도 쉴 틈이 없다. 오는 6일 시작되는 뮤지컬 ‘하루’(유니버설아트센터)와 30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 오르는 ‘올슈크업’에서 모두 주인공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밥 먹을 시간조차 제대로 없어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두 작품 연습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새해 연속 두작품 주인공에-

“지금까지 유망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 신인 딱지를 떼서 올해부터는 어깨가 더 무거워요. 이제는 ‘열심히’ 만으로는 안되고 정말 ‘잘 해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요.”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의 이름이 진짜냐 하는 것이다. 재밌게도 실명이다. “큰 언니와 나이 차이가 15년이나 나요. 그래서 부모님이 늦둥이인 절 보며 공주처럼 예쁘게 자라라고 그렇게 지어주셨어요. 이름처럼 앞으로도 뮤지컬계의 빛나는 공주로 거듭나고 싶네요. 하하.” 시종일관 웃음과 유머가 넘치는 배우 윤공주의 2007년 한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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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문화계 이사람을 보라] 3. 소설가 김중혁씨
입력: 2007년 01월 03일 18:03:10
 
사물에 대한 호기심, 전면에 드러난 대중문화 취향 등 그의 소설을 젊게 만드는 요소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만큼 스스로도 포토제닉한 작가 김중혁씨.
그 ‘유명한’ 김중혁(36)을 만났다. 패서너블한 안경테와 언밸런스한 헤어스타일, 왼쪽 귀고리가 먼저 눈에 띈다. 추운 날씨에도 안에는 검정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겉에는 카키색 점퍼에다 숄더백을 걸친 것이 소설가라기보다 팝아티스트처럼 보인다. 소설을 쓰면서 잡지사 기자로, 프리랜서로 다양한 글을 써왔던 경력 덕분에 자세는 낮고 행동은 민첩하다. 문단의 어떤 모임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사진을 찍다가 작가로서 멋진 인사말을 하는 그를 본 적이 있다.

소설가 김중혁은 새삼 주목을 요하지 않을 만큼 유명한 존재다. 지난해 3월 첫 소설집 ‘펭귄뉴스’(문학과지성사)를 낸 뒤 모든 게 달라졌다. 그의 작품은 ‘마니아적 취향으로 사물의 세계에 천착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인간중심주의를 깬 존재’ ‘디지털 문명이 인간의 감각을 바꾼 가운데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조명’ 등의 찬사를 받았다.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의 최종 후보로 오르내렸다. 한 중견작가는 “신인들의 작품은 새롭기는 하지만 좋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펭귄뉴스’는 새로우면서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등단 6년 만에 책을 냈는데 재미있는 한해였어요. 계간지에 한 편씩 발표할 때는 얻지 못했던 독자들의 관심과 반응이 실감으로 다가왔고요. 책이라는 물질이 자기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중혁 소설에는 자전거, 라디오, 타자기, 전화 등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것들이 등장한다. 지나간 추억이 올드 팝송이나 빛바랜 사물 속에서 반추되는 것처럼 작은 실마리로부터 농축된 이야기를 끌어낸다. 대중문화적 감성과 깊은 인생철학, 쿨한 서사와 예리한 감수성의 포착, 폭넓은 관심사와 집중력이 조화되면서 독특한 개성을 발휘한다.

실제로도 그는 학창시절부터 빌보드차트 100곡을 외우고 다녔던 음악광이자 요리, 여행, 영화, 미술 등 다방면에 걸친 박학다식과 취미를 자랑한다. 첨단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컴퓨터 라디오 등 기계에도 관심이 많다. 일러스트도 직접 그린다.

“못해도 재미있다 싶으면 해요. 그림을 잘 못그렸는데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왜 학교 다닐 때 책에다 낙서하는 애들 있잖아요. 제가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력과 글, 그림이 모두 들어간 낙서야말로 종합예술인 것 같아요.”

책을 읽다보면 영화를 봐야 하고 그럼 만화가 밀려 있고 좋은 전시도 많고…. 그는 놀 때가 가장 바쁘다. 그래도 그중 가장 재미있는 것은 소설쓰기다. 모든 경험이 그 자체로 흥미롭지만 소설쓰기라는 한 꼭지점으로 수렴된다. 그러면서도 항상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의 70%만 한다는 것이 그의 삶의 원칙이다. 그래야 남은 힘으로 뭔가 새로운 걸 할 수 있으니까.

그는 시로 문학에 입문했다. 경북 김천 중앙초등학교 4학년때 만난 가장 친한 친구 김연수(소설가)와 중·고교 문예반에서 시공부를 했다. 그후 계명대 국문과에 들어갔는데 4학년때 비로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신춘문예에 여러차례 낙방했으며 2000년 계간 문학과사회에 ‘펭귄뉴스’를 내면서 등단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온 뒤 ‘페이퍼’ 등 잡지에 음악칼럼, 인터뷰를 썼으며 ‘리브로’ ‘베스트 레스토랑’ ‘트레블러’라는 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소설에만 매달리지 않은 이유는 억지로 쓰기보다는 쓰고 싶은 것을 쓰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걸친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청탁이 쇄도하면서 6개 단편을 쏟아냈다. 다음 소설집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음악을 소재로 한 작품을 썼다. 음악이 어떻게 우리의 섬세한 감정을 건드리는지, 왜 소리를 들으면 상상하게 되는지 등이 관심사다. 1~2편만 더하면 소설집을 묶어낼 수 있지만 거기서 멈췄다. 그 대신 지난 연말에 한 일간지 주말판 기자로 취직을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꾸준히 장편을 쓰자는 생각이다. “소설집을 또 내는 것은 왠지 기만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내 단편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장편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설가로 각광 받으면서 더욱 소설에 매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취직한다니까 주변에서 우려하는 분도 많았고요. 그러나 소설을 쓰자고 강박관념을 가지면 소설이 안써질 것 같고, 소설만 쓰기에는 바깥에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아요. 전업작가는 하고 싶지 않아요.”

그는 요즘 재미있는 책으로 자기 또래 작가들의 소설을 권한다. 이기호 박형서 편혜영 김애란 한유주 등에게 입사동기와 같은 느낌을 갖는다. ‘평생 같이 직장 다니면서 재미있게 놀아야지’ 하는 생각인데 그들이 커가는 걸 보면 샘도 좀 나고 뿌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본다. 힙합에서 피처링(다른 뮤지션이 한 소절을 연주해주는 것)처럼 ‘내 소설에서 잔인한 부분은 편혜영에게 맡겨볼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다. 그러기 위해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그의 새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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