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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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읽으며 토요일 오전 내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휘리릭 술술 읽히기도 하거니와 책 속 등장인물들의 불행이 어떻게 행복으로 바뀌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 속 불행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사진을 찍지 않는다,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는 순간 그들은 일상을 지금을 사진으로 남기려 한다.


나는 아이들과 있을 때면 언제나 핸드폰을 찾는다.

아이들의 찰나가 너무 소중하고 예쁘기 때문이다. 

나중에 가장 최고의 것으로 하나 남겨두기 위해 같은 포즈의 사진 10 여장을 찍는다. 

그게 그거인 사진 10 여장을 찍어 놓고 단 한 장도 버리지 못한다. 이건 눈을 감고 있어서 귀여워서 간직해야 하고, 

저건 두 아이가 장난치다 손이 스쳤는데 다정하게 손을 잡은 것처럼 보여서 있어야 하고, 

이건 이래서 간직해야 하고 저건 저래서 간직해야 하고.


책을 읽으며 불행의 순간. 이 행복의 찰나의 사진을 보며 행복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네에는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이 없으니 내가 부지런히 찍어두어 힘들 때마다 꺼내봐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아이들이 놀아 달라고 성화다.

잠시 책을 접고 네 식구 벌렁 누웠다.  한 발씩 하늘에 두고 휘적휘적 대며 

“넌 내꺼!” 를 외치고 자기 쪽으로 다른 사람의 발을 끌어당겼다. 

네 개의 다리가 공중에서 휘적대고 꼬꾸라지고 간지르며 웃음소리가 쾌활하다.

이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싶었다. 너무 행복해서. 

하지만 이 순간의 행복을 사진 찍겠다고 일어나며 깨고 싶지 않아 내 마음 속에 저장 했다.

그리고 사진처럼 기억 위해 이 글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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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보문을 부탁해요 1
심우도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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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학교 도서관에서 학부모 대출증을 신청했다. 그리고 어떤 책을 빌려 읽을까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발견한 책.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

그림과 글씨가 담백하다. 내용과 구성은 정갈하다.

그래서 일까? 구구절절 하지 않은 묻어둔 이야기에 피식 웃음도 나고 아리고 슬프기도 하다.

주인공 선화에게 갑작스레 맡겨진 카페 보문.

단골 손님들과 몇몇 새로운 인물들로 근근이 꾸려져 가는 가게.

그녀를 둘러싼 가족과 인물들.

작은 테두리 안에서 이야기는 따뜻하고 애틋하게 진행된다.

한 때 시골에서 작은 헌책방을 꾸리며 살고 싶어했다. 도서관 역할을 하는 그런 책방을 꿈꾸며.

이사 온 후 한번도 열지 않고 지냈던 차고 옆 지하 벙커 같은 창고가 있다.

이곳을 열었을 때 넓다면 그곳에 뭐라도 차릴까 라며 은근 기대를 가지고 3년 만에 창고문을 열었다.

아니 손잡이를 부쉈다. ^^;;;

너무 작아서 할 말을 잃었다. 꿈은 산산이 흩어졌다.

다행히 근처에 산속 작은 책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들러 책을 사고 차를 마시고

음악회를 즐기는 시간을 갖고 있다. 꿈은 사라졌지만 나와 비슷한 꿈을 실현해서 살고 계시는 분을 응원하며 살고 있다. ^^

카페 보문을 읽다 보면 이 책방이 떠오른다. 이 책방을 배경으로 책을 읽다 보니 책이 더 생동감 있게 읽혀진다.

주인공 선화가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끝까지 책을 읽는다.

그리고 미소 짓게 만드는 결말에 휴 다행이다! 싶다 ^^

카페 보문을 읽으며 나의 삶과 내 동네에 대해서 좀 더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지난 여름 다시 블로그 좀 써볼까 하며 덤볐다가 사그라 들었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본다.

책을 읽는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새로운 결심을 마구마구 하게 만드니 말이다.

이 결심이 또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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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진지 드세요 - 반말왕자님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24
강민경 지음, 이영림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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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과 저는 아주 죽이 잘 맞아요. 유머 코드도 비슷하여 척하면 척!

까르르 까르르~ 아주  자기 전까지 신이 나지요. 그런데... 공부만 시작했다하면

원수 사이가 따로 없어요. 저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큰 아이는 세상에 이런 굼벵이가 없어요.

연산에 약한 딸은 아주 쉬운 숫자 앞에서도 몸을 배배 꼬고 다른 짓을 하려고 해요.

그 때마다 소리를 버럭! 지르게 되고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지죠.

오늘은 아주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그래서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이 책의 엄마처럼 아이에게

존댓말을 써보기로 했어요. 저도 화를 좀 누구려 뜨리고 아이도 좀 더 부드러운 마음으로

엄마를 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지요.


이 책의 주인공 범수는 엄마, 아빠, 할머니 급기야 선생님에게까지 반말을 합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범수의 반말을 고치기 위해서 범수에게 존댓말을 쓰기 시작합니다.

집 안에서만이 아니라 집 밖에서도.

친구들은 범수는 엄마에게 반말하고 엄마는 범수에게 존댓말 하는 상황을 보며 네 엄마가 하녀냐고

놀립니다. 범수는 엄마에게 반말을 하면 자신이 높아지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낮아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아하는 친구 민지에게 자신의 못 된 모습까지 들킨 범수는 식구들과 존댓말 하기로 약속을 합니다.


두 달이 지났습니다. (2023.3.26 작성중)

저희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저도 조금씩은 성장한 느낌입니다.

이런 저런 방법도 세워보고 참는 법도 배우면서 말이죠. 

아이들의 반말은 신기하게 엄마 아빠  한정이네요^^;;

1살 많은 학교 언니에게도 깍듯하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딸들을 보며 헉! 입이 벌어집니다.

아마도 엄마 아빠가 그 만큼 편하다는 것이겠지요. 생각해보니 저도 친정 아빠, 엄마에게 반말을 

자주 하는 듯합니다. ^^;;; 

저도 깍듯하게 존댓말 사용하고 더 살뜰이 가족을 살펴야겠어요 ^^


우리 싸우지 말고 잘 좀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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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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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를 소개했던 지인의 인스타에 그 다음으로 올라왔던 책!

요즘 책들은 이렇게 책 표지가 이쁜게 특징인가봅니다. 휴남동 서점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 터라 그 지인의 안목? 취향을

믿고 이 책도 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눈물을 질질 흘리며 운 건 달라구트 꿈 백화점 이후 오랜만인듯 합니다.

 

책 두권 읽고 요즘 소설을 평하긴 조금 그렇지만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여튼 제가 느낀 요즘 소설의 특징은 진짜 내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 일어날 법한 사건들 등등...완전 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또 너무 착해서 환타지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인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또 하나 정말 쉽게 읽히더군요. 휴남동 서점이 오디오 책으로 먼저 시작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잘못된 정보인가요?)

이 책도 너무너무 쉽게 읽히네요. 읽다가 무슨 말이야? 라고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이 술술 읽혀요.

사실 두 아이를 15개월 간격으로 낳고 기르느라 거의 7년 가까이를 책이라고는 육아관련 말고는 읽은 적이 없는 듯합니다.

작년에 전에 너무나 좋아했던 알랭드 보통의 책을 읽고 싶어서 '영혼의 미술관'을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2페이지 읽고 반납해야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그때 느꼈던 좌절감이란...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없는 몸이 되었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참 '어! 잘 읽히네!' 하면서 다시 책을 읽어도 된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아서 뭘 읽어야 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재미와 즐거움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처음 눈물을 흘렸던 에피소드는 참참참 세트를 먹는 경만의 이야기 입니다.

온풍기를 내오는 장면에서 한 번 울컥, 초콜릿을 권하는 장면에서 엉엉...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삽니다.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도 불편한 편의점에 나올법한 사람들이 많이 있죠.

그 사람들을 책에서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더 따뜻한 시선으로 독고가 손님들에게 건내는 더듬거리는 한마디들 처럼 대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따듯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독고의 정체? 그래서 별점 하나를 뺐지만 그럼에도 결론은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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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1주년 스페셜 에디션)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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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프다. 열이 떨어지질 않는다. 2시간에 한 번씩 타이레놀과 부루펜을 교차 복용 시키고 있다.

둘째가 운다. 왜 엄마는 언니만 신경쓰냐며... 둘째를 달래고 첫째의 상태를 살핀다.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

기도를 한다. 하나님 제발 우리 아이를 아프게 하는  나쁜 것들이 사라지게 해주세요.

 

책을 읽는다. 어제 마무리 한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제목만 보고 결이 같은 책이 아닐까 싶어 빌려왔다. 책이 안 읽힌다. 술술 읽힐거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한 책이라 더 안 읽히는 것 같다. 뒤는 너무 궁금하다. 읽으면서 턱턱 걸린다. 아무래도 철학적인 이야기가 뒤 얽혀 있기 때문이려나.

 

둘째가 잠들었다. 머리가 아프다던 첫째도 잠들었다. 아이의 다음 약을 먹이기 위해 2시간 후로 알람을 맞춰놓았다. 물 수건으로 얼굴 겨드랑이 손을 닦아 준다. 불편한 딸이 잠에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한다. 다시 잠이 들었다. 머리와 목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체온이 떨어지고 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책이 읽히기 시작한다. 이제 복잡했던 것들이 마무리 되고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많이 돌고 돌아와 제자리로 왔다. 책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내 상황이 문제였나보다. 계속해서 나오는 문장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나도 내 인생 꽤나 후회하며 살았다. 가장 후회 되는 건 무얼까. 그곳으로 간다면 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여러 가지 가정을 생각하고 적었다가 지운다. 아픈 아이가 뒤척이며 자던 방향을 바꾼다. 체온을 잰다. 37.4

거의 정상이다. .

 

13년만에 찾아 온 첫 아이, 선물 처럼 찾아 온 둘째 아이. 아내의 작은 바람도 이뤄주려고 노력하는 남편.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해 본다.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지금 내가 사는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집중하며 살아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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