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공주가 뮤지컬계의 ‘새로운 공주’로 떠오르고 있다. 2005년 뮤지컬 ‘겨울나그네’와 ‘그리스’에서 새내기 치고는 상당히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쳐보였던 그는 지난해 ‘드라큘라’와 ‘컨페션’의 호연으로 2006 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제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자 배우 1순위에 오르내린다. 뮤지컬에 본격 입문한 지 3년 만에 이뤄낸 성장. 게다가 그는 1981년생으로 아직 젊다. 그만큼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윤공주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제가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닌데,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이 주어지는 덕택에 행운이 뒤따르는 것 같아요.”
-‘컨페션’등 호연 신인상 영예-
단국대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2001년 우연히 ‘가스펠’ 오디션에 덜컥 합격해 단역으로 뮤지컬을 시작했다. 2003년 두번째 작품인 ‘토요일밤의 열기’ 때는 휴학까지 해가며 연기와 춤에 매달렸다. 기회는 의외로 빨리 왔다. 2004년 응모한 ‘사랑을 비를 타고’에서 여주인공인 유미리 역에 캐스팅되며 이름 석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실은 그때 유미리 역할을 맡은 배우가 펑크내면 대신 메워주는 ‘언더’로 뽑혔어요. 그런데 그 배우가 갑작스레 공연을 포기하는 바람에 제가 엉겁결에 주인공이 돼 버린 거죠.”
뮤지컬 배우 손지원(배우 김성녀의 딸)이 절친한 대학 선배로 그의 무대 모습에 반해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윤공주다. “지원 언니는 대학시절 제 우상이었죠. 언니 따라 유미리 역을 해보는 게 꿈이었는데, 하나 하나 맡은 배역에 충실했더니 여기까지 왔어요.”
-“백지같은 배우 되고 싶어요”-
기회를 잘 살려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김장섭 연출가의 말처럼 윤공주는 “연기와 춤, 노래 등 삼박자가 다 되는 드문 여배우”라는 것이 뮤지컬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는 사실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카르멘’의 카르멘과 같은 강렬하고 격정적 이미지의 소유자는 아니다. 여성적인 외모에 목소리와 음색은 청아하다. 이로 인해 전형적인 여주인공 역에 딱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만나 본 그는 장난기 많고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게 더 많은 수줍은 소녀의 인상이 짙었다.
“예전에는 청순가련형으로 보이는 제 이미지가 다소 불만이었어요. 그래서 ‘드라큘라’의 로레인처럼 강렬한 역할을 해보며 이미지 변신도 해봤고 ‘미스사이공’의 킴처럼 처절한 삶을 사는 여인의 역할을 언젠가 꼭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그런 강박관념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이제는 어떤 이미지를 갖다줘도 다 잘 어울리는 백지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난달까지 창작뮤지컬 ‘컨페션’에서 열연한 그는 새해에도 쉴 틈이 없다. 오는 6일 시작되는 뮤지컬 ‘하루’(유니버설아트센터)와 30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 오르는 ‘올슈크업’에서 모두 주인공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밥 먹을 시간조차 제대로 없어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두 작품 연습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새해 연속 두작품 주인공에-
“지금까지 유망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 신인 딱지를 떼서 올해부터는 어깨가 더 무거워요. 이제는 ‘열심히’ 만으로는 안되고 정말 ‘잘 해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요.”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의 이름이 진짜냐 하는 것이다. 재밌게도 실명이다. “큰 언니와 나이 차이가 15년이나 나요. 그래서 부모님이 늦둥이인 절 보며 공주처럼 예쁘게 자라라고 그렇게 지어주셨어요. 이름처럼 앞으로도 뮤지컬계의 빛나는 공주로 거듭나고 싶네요. 하하.” 시종일관 웃음과 유머가 넘치는 배우 윤공주의 2007년 한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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