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명 : 정서윤 오보에 독주회

일시 : 2026년 7월 24일(금) 19:30

장소 :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연주 : 정서윤 (오보에), 아야 마츠시타 (피아노), 지예송 (하프)

프로그램

  - 헨델, 오보에 협주곡 B-flat 장조 HWV 301

  - 드뷔시, 오보에와 하프를 위한 5개의 소품 중 '꿈', '전주곡'

  - 장 프랑세, 꽃의 시계 

  - 필립 고베르,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2개의 소품


* 세줄평

헨델의 곡은 바로크 음악다운 경쾌함과 단순함이 좋다. 드뷔시의 경우는 하프보다는 그냥 피아노 반주가 더 낫지 않았을까. 마냥 우아하고 부드러운 것만 좋은 건 아니다. 핵심은 '꽃의 시계'다. 처음 듣는데, 각 악장의 성격을 명확히 하면서 악장간도 끊이지 않고 재치있게 넘어간다. 첫곡의 온화함과 마지막곡의 발랄함이 인상적이다. 고베르의 곡은 로망스와 알레그레토의 대비적 표현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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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ㅣ 네버랜드 클래식 26
샬럿 브론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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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는 아주 오래 전 세로쓰기로 된 이군철 번역본(삼성출판사)을 읽은 기억이 있지만, 머릿속에는 아무런 잔상도 남아 있지 않다. 이번에 <제인 에어>를 재독하면서 여러 점에 놀랐다. 먼저 분량의 방대함이다. 시공주니어 판본은 더구나 아동, 청소년 대상 도서이므로 양장판에 고급 용지를 사용하여 책 무게가 한층 더 나간다. 출퇴근길에 지하철 내에서 들고 읽다 보면 팔이 무척 아프다.

 

다음으로 제인 에어의 인생 역경이 매우 파란만장함이다. 특히 어린 시절 그녀의 삶은 극적으로 불행하다. 이 소설을 단순한 성장, 연애소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완전한 오해였다. 작품의 전반부는 당대에 행해졌던 가정과 학교 내 학대를 고발한다. 더구나 주인공은 남성에게 의존하기보다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려는 정신이 강하여 여성주의자들의 지지를 받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재밌다. 그것이 800면이 넘는 두꺼운 책의 책장을 계속 넘기게 된 동력일 것이다.

 

여자는 차분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 여자도 남자 형제 못지않게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하고 그럴 장소가 필요하다. 엄격하게 구속당하고 발전이 없는 정체된 삶을 산다면, 남자와 똑같이 여자도 괴로워한다. (P.204)

 

서문이 딸린 전 3부 구성인데, 두 번째 판으로서 다른 번역본과는 구성이 다소 다르다. 서문에서는 비판자들을 향한 작가의 항의와 더불어 작가 새커리에게 헌정한다고 밝힌다.

 

이 소설 속 첫 번째 배경은 게이츠헤드 저택이다. 고아가 된 제인은 외숙모 집에 얹혀살게 되는데, 제인의 처지가 어떠한지는 하인보다도 못하다는 하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외숙부 리드 씨가 살아있었다면 달라졌을 테지만, 외숙모 리드 부인마저 제인을 노골적으로 학대한다. 제아무리 마뜩잖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조카에게 이렇게 대놓고 차별과 구박을 하는 게 온당한 노릇일지 알 수 없다.

 

리드 부인의 태도야말로 존과 두 자매가 제인을 무시하고 핍박하는 정당한 근거가 아니겠는가. 동물도 학대에는 저항하기 마련인데, 어린 제인의 반항은 자초한 결과일 뿐이다. 부인의 행동은 그들과 제인 간의 관계를 넘어서 자신들 관계마저도 파탄으로 몰고 가니 안타까운 일이다. 허영에 물든 가족과 타락한 존, 서로 간 애정이 일도 없는 자매. 온당한 가치관과 교육의 부재가 빚어낸 불행한 결말이다.

 

두 번째 배경은 로우드 기숙학교다. 제인을 내치고 싶은 리드 부인으로서는 속 시원했겠지만, 이러한 수준 낮은 학교가 운영되고 있음이 당대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다. 여러모로 부조리하고 형편없는 학교이지만 이미 최악을 겪은 제인으로서는 오히려 버틸만한 곳이다. 헬렌 번스와의 아름답고 애처로운 우정을 경험하며, 무엇보다 템플 선생을 통해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게 되었으니.

 

다만 운영 책임자 목사 브로클허스트가 문제의 근원임이 놀랍다. 어린 제인을 사탄의 무리로 매도하는 비교육적 처사와, 학생들에게는 검소, 소박, 수수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가족은 호화롭게 치장하는 이중적 태도는 브로클허스트 목사가 교육자로서뿐만 아니라 종교인으로서도 위선자임을 강렬하게 고발한다.

 

종교인을 향한 부정적 서술은 나아가 새로이 찾게 된 사촌인 목사 세인트 존에서도 나타난다. 종교적 열의에 가득 차 선교사가 되어 인도로 떠나겠다는 그의 결심은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 18, 19세기에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포교 활동을 했던 수많은 선교사가 있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으니.

 

다만 여기서 세인트 존은 제인에게 무리한, 본인으로서는 정당하다고 믿겠지만, 결혼 요구를 하고 있다. 그는 선교 활동의 동지로서 아내 제인을 필요로 할 뿐, 사랑의 반려자로서 아내 제인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타인에게 모범적인 목사 가정으로서 보이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아내가 아닌 부목사로서 동행하겠다는 제인의 요청은 일언지하에 물리친 까닭이다. 심지어 이건 하나님의 뜻이라고 일종의 가스라이팅마저 감행한다. 여기서 우리는 삶과 사랑과 종교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문제적 장면은 로체스터 씨의 이중 결혼 시도다. 왜 그는 미친 아내 버사 메이슨과 이혼하지 않았는지 궁금하였는데, 당시 영국 법률은 이러한 사유로 이혼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로체스터 씨 개인으로서는 사기 결혼에, 발광한 아내로 미칠 지경임에 딱할 따름이다.

 

그가 저택에 정착하지 못하고 국내외로 이리저리 방황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러함에도 유부남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제인과 결혼식을 치르러 했다는 점은 제아무리 동기의 순수성과 사랑의 절박성 등을 감안하더라도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제인은 법적 아내로 인정받지 못 하게 되니 결국 첩이나 정부의 신분이 되고 말 텐데, 그건 이기심의 발로일 뿐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정당한 처사인지는 부정적이다.

 

대개 연애소설의 주인공은 선남선녀이기 마련이다. 제인 오스틴의 경우도 최소한 미인은 아니더라도 외모가 못났다는 평가 정도는 아니다. 여기서 작가는 대놓고 두 남녀 주인공의 외모를 박하게 묘사한다. 주변 인물의 미모가 오히려 훤칠하고 돋보일 정도다. 그럼에도 독자는 주인공에게 집중하게 되는데, 겉보기가 아니라 내면의 깊고 순수한 마음과 올바른 사고와 가치관, 지적이고 교양을 갖춘 그들의 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특히 로체스터 씨로서는 방랑 과정에서 숱한 실망을 맛보았으며, 자신의 재산에만 눈독을 들이는 여러 유혹도 경험했을 터이므로 제인 에어의 인간미에 더욱 끌렸을 것이다.

 

작품 자체의 많은 미덕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단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건 ‘우연한 행운의 남발’이다. 소설이 독자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근본적 동인은 그것이 전혀 터무니없지 않다는 암묵적 동의에 있다. 제인이 로우드 학교를 떠나 새로운 직업으로 가정교사를 택하기까지는 무리가 없다. 하필 첫 번째 가정에서 인생의 남자를 만나게 될 줄이야, 게다가 신분상의 커다란 격차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는 일단 넘어가자, 천에 하나 만에 하나 그럴 수도 있으니까.

 

두 번째 우연은 손필드 저택을 몰래 떠난 제인이 거의 노숙자에 가까운 몰골로 구원받은 집에서다. 정말 우연히도 그들은 친사촌 관계였음이 밝혀진다. 천애 고아였던 제인에게 드디어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친척이 생기게 된 점은 기쁜 일이지만, 참으로 공교롭다. 작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는데, 세상을 뜬 숙부의 유언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다. 가난뱅이에서 졸지에 부자가 되었다. 물론 심성이 고운 제인이므로 넉넉지 않은 친사촌들과 재산을 나눈다는 결정은 훈훈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연속된 우연은 백번 양보해도 무리한 설정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제가 가난하고 비천한 출신에 못생기고 몸집이 왜소하다고 해서 감정도 없고 영혼도 없는 줄 아세요? 잘못 생각하신 거예요! 저는 당신 못지않게 영혼이 있고 감정도 풍부해요! [......] 우리 둘 다 무덤을 지나 하느님 앞에 섰을 때처럼 동등하게 말이에요. 우리는 동등해요!” (P.468-469)

 

무엇보다 이 작품의 매력은 연약한 아이에서 당당한 숙녀로 성장해 나가는 제인 에어를 바라보는 과정에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흔히 말하지만, 고난을 감수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낙이 올 거라는 낙관과 희망의 끈을 계속 지니는 것도 어렵다. 게다가 제인은 불의와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상대적 차별이 존재하던 당대 사회에서 제인은 성별과 신분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차별은 거부하는 담대한 용기를 지녔다. 로체스터 씨는 저택이 불타고 신체가 훼손되는 딱한 처지가 되었지만, 그건 미친 아내의 죽음과 이중 결혼 시도의 속죄를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제 두 사람은 이제 대등한 관계에서 맺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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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192회 아트엠콘서트 - 이영은 첼로 리사이틀 : 고전의 빛, 낭만의 그림

일시 : 2026년 7월 23일(목) 19:30

장소 : 신영체임버홀

연주 : 이영은 (첼로), 쉬 진자오 (피아노)

진행 :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프로그램

  - 로카텔리, 첼로 소나타 D장조 중 1악장

  - 바그너, 앨범블라트 WWV 94 "로망스" (다비드 포퍼 편곡)

  -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Op.70

  -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G단조 Op.19


* 세줄평

로카텔리의 발랄함과 다이내믹함을 시작으로 생소하면서도 진중한 바그너 작품을 거쳐 슈만 곡은 원곡이 첼로인마냥 깊고 풍부한 소리를 내준다. 대곡인 라흐마니노프는 그동안 정을 붙이기 어려웠는데, 이영은의 연주를 들으면서 참으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극적이며 아름다운 곡임을 깨달았다. 연주도 좋았지만, 연주자의 토크가 유쾌함을 자아내는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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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수집가의 시대 - 의미, 재미, 상징을 수집하는 새로운 소비 인류
송수진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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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나이가 들수록 젊은 세대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내 아이와도 대화가 어려운데, 다른 집 아이와는 하물며 어떻겠는가. 소비자마케팅 또는 소비자심리를 다룬 책이지만, 이 책을 펼쳐 든 이유는 소비와 마케팅 관점을 넘어서 이른바 Z세대의 양태를 이해하는 한 접근이 될 수 있어서이다.

 

저자는 Z세대를 ‘경험수집가’로 지칭한다. 연계되어 다음 질문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들이 수집하는 경험은 무엇이며, 그들은 무슨 이유로 경험을 수집하는가. 1장에서 저자는 Z세대가 존중의 세대로서 그들의 개인주의는 결국 상호 존중을 위한 전제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MBTI 열풍은 타인의 성향을 사전에 알아서 배려하기 위한 것이며, 기괴하고 부조화하게 여겨지는 디자인을 멋지다고 여기며, 복고풍도 흥미롭게 접근한다. 이렇듯 제각각이고 어울리지 않는 듯한 취향은 한가지로 귀결하는데, 즉 획일화된 시스템의 거부다.

 

결국 Z세대의 다양성은 단순한 ‘관용’의 차원을 넘어서 있다. 이들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다름을 새로운 조합과 응용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하나의 세계를 여러 방식으로 접속하고, 각각의 방식이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고 믿는다. (P.37)

 

대량생산 시대의 미덕은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이다. 우리는 정부 또는 기업에서 짜놓은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고르는데 익숙하다. 불편하더라도 미진하더라도 감수하고 제시된 범위 안에서 선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Z세대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들의 판단 기준은 자기 자신이다. 자기를 가장 만족시키고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자동차의 하차감을 강조하고, 좋아하는 공연과 영화의 N차 관람을 당연시하는 풍조는 이러한 관점에서만 이해 가능하다.

 

문제해결이 목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문제가 해결되면 소비도 멈춘다. 경험은 문제해결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정답 경험’이라는 것이 없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수집하려 한다. 나쁜 경험조차 ‘경험의 축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P.79-80)

 

개성 존중의 시대에서는 타인과 구별되는 나를 드러냄이 중요하다. 이른바 ‘차별화 욕구’는 남과 같거나 비슷함을 거부한다. 남보다 앞서, 남이 갖거나 경험하지 못한 것을 내가 획득했음을 보여줌으로써 차별화는 가치를 지닌다. 인스타그램이 다수에게 가장 핫한 SNS가 된 것은 이러한 시각적 이미지 강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는 동경의 대상이 되며, 팔로워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을 탐색하며 자신이 놓친 물건과 경험이 무엇인지 찾고 뒤쫓으려 애쓴다. 타인보다 앞서지는 못할망정 뒤처져서는 안 되므로.

 

Z세대 소비자 대상 기업은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개별 맞춤화 전략은 OTT, 음악 스트리밍 업체가 즐겨 쓰는 방법이며, 온라인 쇼핑몰도 구매 이력이나 관심 상품 등을 통해 맞춤형 제안을 내놓는다. 다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도 이러한 개인화된 경험 제안 전략을 확대될 수밖에 없다. Z세대가 다이소와 알리 등을 선호는 이유도 단순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많은 경험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가격이 저렴하면 실패해도 위험부담이 감소하므로 모험적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리 있다.

 

누가 나를 대신하여 최적의 의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코칭을 해준다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으며 그것이 중장기적으로 내게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기술 상향화와 평준화, 그리고 플랫폼 확장으로 맞춤형 조언 서비스가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실패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는 소비자심리는 가격이 올라갈수록 한층 중요한 요소가 된다. 게다가 이를 통해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저자는 제로 상품, 제로 리스크, 제로 웨이스트 운동의 관계를 통해 이를 밝힌다.

 

1부 ‘경험수집가란 누구인가’와 2부 ‘경험수집가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비하며 3부 ‘무엇으로 경험수집가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는 조금 덜 재밌다. 아무래도 이 대목은 마케팅을 고려해야 하는 기업 현장에서 더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다. 페인 포인트를 찾는 4단계와 세 가지 시선, 마이클 솔로몬의 여섯 가지 빅 퀘스천 등. 저자는 앞서 제로 시대의 소비자가 추구하는 바를 보편화하면 페인 포인트와 열망 포인트가 분리되지 않고 결합한 상태임을 드러내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끌려는 기업에는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중요한 점은 페인 포인트와 열망 포인트가 서로 분리된 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현실의 소비는 이 둘 중 하나로만 설명되는 경우가 드물다. 어떤 소비는 불편.불안.낭비를 줄이기 위해 시작되지만, 동시에 의미.재미.상징이라는 열망을 함께 자극한다. (P.210)

 

작금의 화두는 단연 AI다. AI의 발전에 대한 긍정적 전망 못지않게 부정적 전망도 함께 도사린다. 실제로 인간보다 훨씬 빨리, 많이 얻고자 하는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면 인간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AI 시대에서 소비자로서 Z세대를 떠나 인간이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버튼 하나, 자판 한 개 누름으로써 얻는 값이 아니라,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노력하고 분투한 신체적, 정신적 경험 그것은 결코 AI로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이다.

 

저자가 열심히 분석하고 추론한 ‘경험수집가의 시대’가 단순히 Z세대만의 특유한 행태라고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지 그들이 사회 주류 세대보다는 훨씬 민감하고 예민하기에 장차 다가올 변화에 선제적으로 반응하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책은 Z세대 소비자의 구매력을 기대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Z세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 나아가 AI 시대에서 인간이 지향할 방향을 궁금해하는 모두에게도 유효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의 현상을 ‘Z세대만의 이야기’가 아닌, 곧 시장의 표준이 될 변화로 읽어내야 한다. Z세대는 시장의 ‘예외’가 아닌 ‘예고편’이며, ‘경험수집가’는 시장의 지엽적인 현상이 아닌 시장 전체를 설명하는 새로운 문법이다.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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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 사중주단 - In nomine Domini [디지팩] - 하이든 현악 사중주 Op.64, 74, 33 & 76
하이든 (Franz Joseph Haydn) 작곡, 아벨 사중주단 (Abel Quartet / 소니뮤직(SonyMusic)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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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 사중주단의 베토벤 전곡 연주회는 음악 감상의 행위를 일신한 훌륭한 체험이었다. 그들이 첫 음반으로 하이든을 선택한 것은 원류를 잊지 않는 의미를 되새김이리라. 곡에 따라 제1바이올린을 교대하며 진행하는 그들의 호흡은 새삼 부언할 필요가 없다. 선곡과 음질, 녹음에서 모두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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