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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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ㅣ 헨리 데이비드 소로(지음) ㅣ 정윤희 (옮김) ㅣ 다연 (펴냄)




책을 다 읽고 글을 쓰기 위해 차례를 펼쳐 본다. 1장부터 18장까지 있다. 


콩밭, 마을, 호수, 난방, 겨울 동물들, 겨울의 호수, 봄 ... 

이와 같이 소박하고 편안한 느낌의 주제가 있는가 하면...


경제,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독서, 고독, 더 존귀한 법칙들 

이와 같이 굵직한 느낌을 주는 주제도 있다.


나는 차례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다만 이 글을 쓰기 위해 소로에 관한 자료를 찾던 중 제프리 S . 크래머가 쓴[주석 달린 월든]이라는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석 달린 월든]에서는 독자에게 묻는다. 왜 책 첫 시작이 경제인 것이냐고... 소로는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주의자는 아니었다. 늘 단단한 토대, 기초를 강조한 사람이었다. 즉 최소한의 생활, 소박한 생활, 내면의 단단함, 자신만의 뚜렷한 신념과 가치 그리고 실천을 강조한 그런 사람이었다고 본다.


인간은 본성이 있다. 이 본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훈련에 의해 절제는 좀 더 다듬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로는 경제에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생필품은 크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생필품은 사실 사치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바로 소로와 일반 사람들의 욕망의 기준 차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구에 있는 인간들의 50%만이라도 소로와 같이 욕망을 절제한다면... 그가 존중하는 자연은 훨씬 더 안전한 환경과 생명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이후 월든 호수에서 2년 2개월의 숲속 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과 상당한 친분이 있었는데, 에머슨이 긴 여행을 떠나면서 숲 생활을 정리하고, 그의 집 관리인으로 가게 된다. 사실 에머슨의 집안은 꽤 부유한 집안으로 그의 집은 엄청난 서재를 보유하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며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는 소로에게는 그리고 절친 에머슨의 부탁을 쉬이 거절하기는 어려웠을 거라 본다. 소로는 1845년 월든의 초고를 쓰기 시작하고 9년 후 1854년 월든을 출간하게 된다. 이 책은 그에게 엄청난 유명세를 안겨주게 된다. 그리고 3년간 그는 이곳저곳으로 불려 다니며 강연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의 삶과 그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의 입장을 자주 접한 소로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한다. 


월든을 읽으면서 나는 소로의 내면이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내면이 깊고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는 그런 사람 그리고 소박하면서도 상당히 겸손한 사람이란 인상도 받았다. 소로는 1845년 3월 말 28살 되던 해에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기 시작하고 7월 4일 미완성인 집에 가구 몇 점 들여놓고 거기서 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콩고드 강에서 보낸 경험과 월든 초고를 쓰기 시작한다. 이때 쓰기 시작한 초고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행시켜 결국 1854년에 완성시킨 그의 끈기와 인내심... 이 하나면 봐도... 그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독서


때때로 사람들은 고전 연구가 더 현대적이고 더 실용적인 학문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모험을 즐기는 학생이라면 어떤 언어로 얼마나 오래전에 쓰인 것인지 상관하지 않고 도전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다. 고전이 인류의 가장 고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고전은 결코 썩지 않는 유일한 신탁이어서 지금 이 시대의 의무에 대한 해답까지 담겨 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메타포 즉 은유법이 많이 함미 되어 있어서 의미 파악이 쉽지 않다고 한다. 표도르 도요토예프스키의 작품 역시도 쉽게 의미 파악이 되는 작품은 아니다. 이런 고전을 많이 읽게 되면 우리의 뇌는 자연스럽게 전뇌를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미래 사회는 AI 시대라고 하는데, 정해진 답의 값만 찾아내는 이들이 메타포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부분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지 아니면 같을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책읽읍시다에서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나는 월든의 책에서 다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조금씩 눈에 띄기도 했다. 하지만 19세기 사람이 쓴 책인 걸 감안하고 본다면 그리고 그의 앎을 실천한 그의 인생을 두고 그의 책을 보았을 때 마음 깊이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듯하다. 우리가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이유는 아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나도 이런 사실은 알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소로는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월든을 읽으면서 호수와 그 주변 숲 그리고 그곳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 자연 풍경에 대한 묘사를 할 때는 그의 뛰어난 문장 표현력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 짐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청량감 혹은 느림의 미학을 안겨주는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씩 인상 깊었던 구절을 재독하며 곱씹어 보면 좋을 꼭 소장해야 될 책 월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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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즐기는 논어 2 - 쉽게 쉽게 배우고 즐기는 공자 말씀 만화로 즐기는 논어 2
공자 지음, 이준구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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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두권으로 이뤄진만큼 내용이 알차겠군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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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즐기는 논어 1 - 쉽게 쉽게 배우고 즐기는 공자 말씀 만화로 즐기는 논어 1
공자 지음, 이준구 엮음, 왕위지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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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저랑 같이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쉽게 개념 접해보고 점점 상위 논어를 접하면 논어가 더 친근감있게 다가오겠죠?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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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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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기대되는 작품 이렇게 만날 수 있게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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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1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오진숙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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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ㅣ 버지니아 울프 (지음) ㅣ 오진숙 (옮김) ㅣ 솔출판사 (펴냄)





이 작품의 화자인 '나'는 저자 자신인 듯하다가도 그녀의 친구로 설정된 메리 시튼이였다가 다시 불분명한 '나'로 이어진다. 총 6장으로 이어진 이야기는 가부장적 사회제도에 대한 비판과 과거 여성 작가들의 소설 속 여성에 대한 한계 그리고 현시점에서 여성이 가야 할 길에 대한 깊은 고찰 등이 담겨 있다. 그녀는 독백하듯 아니면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듯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울프의 작품들 중 가장 직접적으로 그녀의 메시지를 이해한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다. 과거에 여성의 인권이 얼마나 비인간적이었는지,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차별을 받고 있었는지 그 사실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지금은 과거와는 꽤 다른 환경이다. 그만큼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었다고 보이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명절날이나, 한쪽의 성이 다른 쪽의 성을 폭행했을 때, 그때 여성이 당하는 사회적 편견과 시선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래서 울프의 책들이 더 의미가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자기만의 방에서 울프가 이야기하는 것은 가부장적 제도에 대한 비판과 여성도 남성들과 똑같이 경제적 독립과 교육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와 같은 대작가가 탄생된 연유도 탄탄한 경제력과 교육이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여성들은 모든 권한이 아버지 혹은 남편에게 귀속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가부장의 결정에 의해 요람에서부터 자신의 인생이 결정지어지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집안끼리 맺는 권력의 수단으로 혹은 대를 이어줄 수태의 기능만으로 여성을 바라본 시대가 분명히 있었다. 여성이 부당하게 죽임을 당하는 일도 있다. 지금도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의 여성들은 심각한 성차별, 성 학대, 명예 살인에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그녀가 혹은 메리 시튼이 펼쳐든 책 속에서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시각 특히 열등하다. 지능이 낮다. 등의 평가를 읽을 때는 그녀 가슴속에 분노가 솟아 오르는 것 같았다. 그녀가 바라보는 남성이란 비이성적, 무절제적, 파괴적, 공격적 등 그들 역시도 단점이 있는데, 왜 한 성이 다른 성을 그렇게 공개적으로 비난해야만 하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녀가 읽은 대다수의 소설 속 여성의 위치는 왜 늘 비슷한 패턴을 이루고 있는지... 역사 속 인물들 중 전문적인 직종에서 왜 남성 성만 중시되어야 하는지... 그녀는 문학을 통해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도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도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여성이 다른 여성의 밑거름이 되어줘야 할 어떤 의무 같은 것도 있음을 암시하는 듯도 했다. 울프의 주장은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도 그 호소력이 짙다. 결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완성 시키고자 했던 여성들, 취집이란 말이 유통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울프의 시대로부터 현대 우리가 사는 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우리의 위상을 어느 정도 올려놨을까? 조금 있으면 명절이다. 명절 이후 들려오는 남성과 여성의 성차별적인 전통 관습에 대한 볼멘소리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있었던 한국 사회에서의 미투 운동 역시도 여성 해방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부분이 명백히 존재한다.


울프는 자기만의 방이라고 선언한 듯, 독립을 강조하고 있다. 독립을 강조한다는 것은 모든 일의 중심에는 '나'라는 존재의 명확한 자기 인식과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경제적 능력이란 단순히는 생존을 위한 밥벌이가 되겠지만, 기본적인 밥벌이가 안정궤도에 들어서면 자아실현을 찾아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현재 아내, 딸, 엄마라는 다양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나는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나? 아니면 내 삶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나? 그렇다고 해서 울프는 남성성에 대해 비하하거나 두 성 중 어느 한쪽의 성이 더 우월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두 성이 가지는 약점을 강화하는 것이 인류를 위하는 길이 아니냐고 되묻는 것 같기도 했다.


울프의 소설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녀의 페미니즘 사상은 문학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물론 독자들마다 울프의 메시지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주로 언급되는 이야기들의 반복 패턴과 울프 시대의 암울했던 전쟁 그리고 중산층 이하의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관심이 있었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하는 듯하다. 그녀는 정식 교육을 받을 수는 없었지만, 당시 여성들의 삶에 비추어보면 꽤 혜택을 받은 여성임에는 틀림없다. 울프는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아 보인다. 그리고 여성이라는 성의 규정에서 보이듯 나이가 어린 여자에 대한 시각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파시즘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이 한 문장 정도 언급될 정도로 울프의 생각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그녀는 여성과 작가 그리고 대문호라는 카테고리에 그녀의 생각이 응집되어 있고, 갇혀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울프를 통해 페미니즘을 알게 되었지만 울프를 통해 그녀의 한계도 알게 되는 듯하다. 자기만의 방은 울프의 생각을 가장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소설이다. 울프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자기만의 방 외 다른 작품을 먼저 만난 이후에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녀의 페미니즘 생각이 전 작품 감상에 미묘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듯해서 이런 소견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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