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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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박완서 선생님의 책은 『그여자네 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분의 책은 한국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비극, 가난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책을 펼치고서야 고운 그림과 '시' 한 편이 있음을 알게 된다. '시' 어릴 땐 시가 왜 좋은지 몰랐다. 아니... 오히려 시 쓴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특히 시를 읽고 문제를 풀때면... 더욱 그랬다. 지금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겨 든 생각은 이토록 아름답고도 다채로운 영역을, 이 진귀한 보석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광물이라 탓하기만 했었으니...

하지만 이 탓하기의 가장 큰 잘못?은 나에게 있지 않을까? 시를 읽기 싫으닌까 이런 저런 핑계를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설적이게도 내게는 이런 일련의 과정 덕분에 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된다. 짧은 글귀 속에 담긴 지혜와 깨달음을 음미하게 된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를 때... 등 따숩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갈 때... 나이 드는게 쓸쓸해서, 죽음이 두려워서... 시를 읽는다. 맞다. 이 시를 읽으니 더 '시'가 읽고 싶어진다. 아이에게도 일기 쓸 내용이 없으면 시를 한 편 적어보라 한다. 지금은 의미 없는 작업처럼 보일지라도 ... 시간이 지나 아이도 나 처럼 알게 되기를... 그 짧은 글 귀 속 긴 여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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