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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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전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범죄 시사물을 잘 봐왔습니다. 요즘에는 프로파일링 관련 프로그램이 많더군요. [버터] 이 소설도 일본에서 있었던 '꽃뱀 살인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추리소설입니다. 2009년도에 발생했던 살인 사건 피의자 기지마 가나에는 30대 여성이었습니다. 이 여성의 연쇄 살인 사건이 보도되면서 사람들은 그녀의 외모에 놀라움을 표합니다. 우리가 아는 꽃뱀의 전형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살인 사건의 본질보다는 그녀의 외모와 정조관념을 비하하기에 이릅니다. 피해자 남성들은 기지마 가나에에게 적게는 3천만원 많게는 7억 원의 돈을 주었다고 합니다.


기지마 가나에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대중은 왜 그녀의 죄보다 외모에 더 관심을 가지고 비하했을까요?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꽤 많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기지마 가나에는 남성들을 조종할 수 있었을까?


 소설 속으로

주간지 기자 마치다 리카는 일명 꽃뱀 살인 사건의 피의자 가지이 마나코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가지이 마나코는 엄청나게 잘 먹겠지. 뚱보잖아. 그런 뚱보가 용케 결혼 사기를 쳤네. 역시 요리를 잘해서 그런가?"

18쪽

무심코 내뱉는 여성 혐오 발언에 리카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가지이 마나코의 수법이라기보다 그 사건을 낳은 사회적 배경.... 사건 전체에 강한 여성 혐오 분위기가 떠도는 것 같아. 피해자도 가지이 마나코도 관련된 남자들도, 모두 여자를 증오하는 느낌이야." 19쪽


가지이 마나코에게 하나같이 의존했던 피해자들 하지만 그들은 생전 주변인들에게 가지이 마나코를 경멸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마치다 리카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가지이 마나코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게 되죠. 요리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의 레시피에 관심을 가지는 것! 친구 레이코의 조언 덕분에 리카는 가지이와의 면담에 성공합니다. 그녀와의 단독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그렇게 시작된 가지이의 가스라이팅... 뚱뚱하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가지이 마나코! 자신의 체형을 숭배에 가깝게 바라보며 욕망에 충실했던 그녀를 보며 리카는 자신도 모르게 가지이에게 동요하게 됩니다. 


소설에서는 세 명의 중심인물이 나옵니다. 살인자 가지이 마나코 그녀는 자신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페미니스트와 마가린을 말이죠. 마치다 리카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국 홀로 노년을 맞이할 거라며 자신의 미래를 예상합니다. 리카의 절친이자 현모양처인 레이코는 시험관 시술 문제로 남편과 갈등중입니다.


세 사람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혼 후 고독사한 그리고 3일이나 지나 아버지의 시체를 발견한 리카, 외향적인 어머니와는 사이가 서먹했지만 어버지와는 사이가 좋았던 가지이, 자유분방한 성의식 때문에 맞바람을 폈던 부모를 둔 레이코... 이 세 사람의 아픔은 가지이 마나코에 의해 의미심장하게 연결되고 세 여성이 바라보는 가정의 의미와 여성의 의미에 대해 유즈키 아사코는 각각의 다른 관점을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에는 가지이의 최대 무기였던 요리가 등장하죠. 가지이가 이용한 요리와 리카가 만든 요리도 이 소설을 재밌게 읽는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본 게시물은 출판사의 지원도서로 작성 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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