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을냥이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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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부터가 너무나 마음에 와닿는 에세이입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어른이 되었다] 맞아요. 우리는 대학 진학이라는 목적만을 두고 소중한 10대를 보냈습니다. 막상 일터로 향했을 땐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직장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서 어떠해야 하는지 미쳐 준비되지 못한 채 취업 문이 열리자마자 현장으로 내몰리는 삶을 삽니다.


누구나 실수하고 누구나 고민을 합니다. 걱정 없이 사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이런 마음이 들 때는 나와 비슷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용히 책을 펼쳐 나의 경험이나 생각이 비슷한 글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위안을 얻고 희망이 생겨납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랑 비슷한 사람도 있구나... 실수가 세상 끝날 일은 아니구나...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구나... 그렇구나... 그렇구나... 하고 말이죠.


인생에 있어서 '후회'없는 삶을 살기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후회에 너무 매달려 있다 보면 전진이 필요한 시기를 놓치기도 하지요. 을냥이 작가님도 '후회'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시네요.


후회를 오래오래 담아두면 고여서 썩기 마련이에요. 후회와 고통을 비워내고 흐르도록 놓아두면 순환하며 깨끗한 상태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지나간 불행은 지금의 내게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지만, 그것을 계속 마음속에 머금고 절망하면 나 자체가 불행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겨버려요. ... 실망하고 슬퍼하더라도 내 마음을 절망 속에 오래 가둬두지 말고, 지나간 불행에 미련 두지 말았으면 해요. 34쪽


저는 이 말이 엄청 공감 갑니다. 저도 누군가를 좋아해 본적도 있고, 그것이 내 마음과 같지 않아 쓰라려 본적도 있습니다. 난생 첨 사무직 알바를 했을 때 실수로 퇴사를 한 경험도 있지요. 하지만 그 경험들이 저 자신을 더욱 성숙하게 성장시켜준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제가 만약 그 실수나 아픔에 '후회'로만 머물러 있었다면 현재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세상에 나쁜 경험은 없다고 합니다. 물론 이 말은 모순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말에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의미는 경험이야말로 값진 가르침을 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아니더라도 경험의 외연을 확장 시킬 필요가 있답니다. 평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작가님께서도 딱 이렇게 말씀해주시네요.


가끔은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내키지 않더라도, 다른 것을 선택해봤으면 좋겠어요. 세상은 넓고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건 무궁무진하거든요. 그런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내가 잘하는 것을 찾을 수도 있답니다. 그렇게 시야가 넓어지고 또 다른 새로운 선택지가 내 앞에 펼쳐질 수도 있어요. 117쪽


그러닌까 실패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처럼 말이죠. 을냥이 작가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일관된 생각을 들려주십니다. 그 '관계'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배려와 이해는 어떤 모습일까요? 작가님의 생각을 책을 통해 직접 들어보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떤 '울림'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일단 저는 이런 부드럽고 편안한 문체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문체가 담아낸 따뜻함은 제 가슴에 짙게 새겨지는 듯했고요.



 본 도서는 스튜디오오드리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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