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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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펴냄)



잊지 않음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은 작가정신에서 출판될 가제본 책이다. 나는 운 좋게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박민정 작가님과 연을 맺게 됐다. 누군가로부터 이 책은 어떤 책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우리 사회 마이너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 사람들은 성공과 출세 투자에 대한 이야기로 관심을 쏟는다. 돈쭐이라는 말도 존재하지만 그것은 일시적 여론일 뿐... 오랜 시간 마이너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더군다나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예민한 화두의 언급은 더욱 조심스럽다. 그만큼 이런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은 연민일까? 용길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나는 이런 이야기가 반갑고 좋다.


내가 고전을 읽을 때 든 생각이 있다. 왜 남성 작가들은 여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가?였다. '시대는 정신을 낳고 정신은 시대를 이끈다'라는 말처럼 아마도 우리 모두는 내가 나고 자란 시대정신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미술사에서 다양한 양식의 발전이 앞선 양식에 대한 창조 혹은 비판에서 이뤄진 결과이듯 아마 그녀의 당찬 행보는 앞으로 여성이라는 그리고 여성 작가라는 위치의 새로운 해석을 얻기 위한 건강한 몸부림이 아니겠는가... 


페미니즘적 시각에서부터 부당한 권력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토리가 있다. 그것들 중 일본 불매 운동에 대해 나 역시도 그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민족주의와 파시즘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 신념이란 것이 때때로는 위대하고 때때로는 저급하다. 나와 타자를 구분 짓는 행위가 얼마나 양면적인가? 역사를 통해서 그 잔혹성을 학습하였기에 그녀의 경각심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희로시마 내 사랑>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는 국가 권력과 다수의 대중이 한 힘없는 개인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 여자에게 이제 과거의 사랑을 인정하고 그만 괴로워할 것을 종용하는 동시에 폭력의 경험을 망각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 죄 없이 국가의 싸움을 맞고 보낸 보통 사람들은 환부를 들여다보며 그들을 용서하지 말 것' 137쪽


난 그녀의 이 문장을 읽으면서 김옥분씨 이야기가 생각났다. 흔히 우리에게는 북파 간첩 수지 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수지 김은 홍콩에서 한 사업가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러다가 남편에게 살해를 당한다. 남편은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북한 대사관으로 월북 시도를 하고 북한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자 남한 대사관으로 가 자신이 북한으로 납치될 뻔했다며 거짓말을 한다. 국정원은 이 남자의 모든 말이 거짓임을 알게 되지만 당시 정권이 풍전등화의 전복 위기에 놓여있었기에 그의 거짓말을 이용한다. 그렇게 죄 없던 김옥분씨 가족은 국가로부터 엄청난 폭력을 당하게 된다. 누가 이 가족의 원통함을 풀어줄 것인가?


이 책은 이렇게 젠더에 대해 민족에 대해 국가 권력에 대해 문학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이 글을 적으면서 든 생각이 있다. 하나의 문장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규정 지어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박민정 작가님 파이팅입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 쓸수록 글을 쓴다는 행위는 정말 힘든 작업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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