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의 연구 - 카프카 단편집 카프카 클래식 2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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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의 연구 | 프란츠 카프카 (지음) | 솔출판사 (펴냄)  

 

 


[어느 개의 연구]라는 이름으로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집이 나왔다. 10편은 그가 신문사나 잡지에 생전에 출판한 것들이고, 나머지 34편은 카프카 사망 이후 친구가 유고집으로 낸 것이다. 그는 여자친구와 절친에게 자신의 작품 모두를 불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겼는데, 여자친구는 그의 말대로 하였으나 친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바로 이 소설에서도 등장하는 막스 브로트다.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가 글쓰기에서 좌절을 겪을 때마다 용기를 북돋아준 인물이라고 한다. 카프카 사후에는 그의 작품 해석에 막스 브로트의 의견을 많이 따랐다고 한다. 그러나 카프카 문학은 연구하는 시기가 이어져 오면서 그의 카프카 작품 해석은 신빙성이 떨어져 갔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카프카의 유명한 단편 작품들과 유사한 느낌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변신]에서 그레고리 잠자가 해충으로 변하는데, 마을 선생이라는 작품에서는 두더지 발견이라는 사건이 나온다. 그리고 그 비유를 시작으로 자신의 생각을 나열해 나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소설 말미에 반전을 안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작품 다 내게는 꽤 인상적인 작품으로 남아 있다. 


[어느 개의 연구]를 읽으면서는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는 생전에 서커스 공연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을 알게 되면서 동부 유대인의 삶과 자신의 뿌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깊은 탐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아들의 변화로 아버지와 깊은 갈등도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유대인의 뿌리에 관심이 없었던 반면, 카프카는 그의 정체성에 관심이 많았다. 이 소설에서도 공중견이 나오는데, 그들의 방랑 생활 묘사 등에서 동부 유대인들의 삶이 떠올랐다. 사회적 멸시와 편견 그리고 불평등에 대해 유대인 출신인 그가 마음껏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에서 나치당이 유대인들을 강제 수용소로 징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유대인에 대한 증오가 일부 표현되어 있다. 유럽인이 되고자 자신의 전통과 종교를 버렸음에도 그 집단에 스며들지 못했고, 동부 유대인들의 삶을 동경해 그들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책을 읽었으나 이 역시도 동화되지 못한 카프카... 그래서 그는 [굴]이라는 작품을 쓴 것일까?


소설 속 그는 노년이 되고 굴을 파는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정적만이 존재하는 그런 굴을 판다.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노력했으나 막상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서툴렀던 성향을 지녔던 카프카... 독신으로 산 그는 아이들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측 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만약 자신의 아이를 낳게 된다면? 그건 카프카 자신도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의 아버지처럼 권위적으로 행동할지 아니면 다정다감하게 행동할지... 하지만 소설 곳곳에서 등장하는 아이들은 소란스러운 존재로 그려지고 있어서 그가 좋아한다는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카프카 문학과 의미 있는 만남을 가졌고, 이것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그의 작품은 한가지 해석만으로 해석되지 않는 것이 매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가까이 두고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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