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의 러시아 문제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4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 지음, 유정화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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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평론집이다. 그는 1918년 러시아 캅카스 키슬로보트스크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였고, 1945년 스탈린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8년을 감옥과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보냈다. 복권 후 옛 소련의 인권 탄압을 기록한 [수용소군도]로 인해 반역죄로 추방돼 20년간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그는 중학교 교사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작품으로 그의 이름을 알렸고, [암병동]이라는 작품으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세기말의 러시아 문제]는 그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서구 문명의 장단점과 20년간 망명의 삶을 접고 러시아로 돌아왔을 때 각 지방 순방 때 직접들은 민중의 고충을 담아내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러시아가 어떤 국가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작가에 표현에 따르면 진보적 애국주의자적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비에트 연방 지도자에게 어떻게 러시아를 재건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1부에서 그는 단적으로 소비에트 연방 지도자들이 당장이라도 작금의 러시아가 지닌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서방의 좋은 점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부에서는 지금의 러시아가 있기까지 과거의 역사를 나열하고 있는데, 그 사이사이 굵직한 역사적 사건에서 러시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버리고 다시 일으켜 세우거나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쓰고 있다. 


서방에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있다면 러시아에는 '미르'나 '젬스트보'같은 좋은 전통이 있음을 지적하며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활성화시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야 함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 한계나 부정적 측면도 치밀하게 관찰해서 들려주고 있는데, 늘 민주주의는 좋은 것!이라고만 알아온 나에게는 새로운 접근이었다. 또한 현실에서 존재하는 민주주의 제도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있어서 더 몰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작가의 역지사지적 접근법에서 배울 점이 많이 보여서 몰입도가 높았다.) 


전혀 다른 역사와 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드는 것은 인간이 사는 세상 속 갈등 구조가 다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일까?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색깔을 가진 러시아, 솔제니친의 작품을 읽으면서 왜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접해 볼 필요가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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