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카프카 단편집 카프카 클래식 1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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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외모에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프란츠 카프카! 그의 작품 세계는 난해하면서도 종잡을 수 없는 그만의 내면세계가 구축되어 있는 듯했다. 서부 유대인이자 상인 아버지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집안의 대를 이어야 했던 감수성 예민한 그는 작품 곳곳에서 그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과 고뇌, 유대인에 대한 유럽인의 날카로운 시선, 아버지와의 불화, 누이동생과의 관계, 막역한 친구와의 관계 등등이 녹아들어 있다.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마흔이 넘어 그를 만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나는 여전히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처음 우리나라에 카프카의 작품이 소개되었을 당시만 해도 몇몇 오타쿠 기질이 있는 마이너들 사이에서만 공유되었던 문학작품이었다고 한다. 


마이너 사이에서 인기를 얻던 그의 작품은 이제 메이저가 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스며들고 있다.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현대인들이 그의 작품을 읽고 공감을 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변신, 시골 의사,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선고 등의 단편이 유명하다. 이번에 쨍한 표지로 카프카의 단편집을 편찬한 솔 출판사로 첫 대면을 한 나는 그의 작품이 충격 그 자체였다. 그에 대한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책만 읽어 내려갈 때 흐름을 쫓다가도 놓쳐버리곤 했다. 


그나마 그에 대해 이해를 할 수 있었던 단편은 '선고'라는 작품이었다. 나와 아버지 사이의 첨예한 갈등 구조를 통해 그의 아버지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카프카는 자신의 몸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작가이며, 이는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과 이를 거부당한 경험이 교차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그의 복잡한 내면 형성의 원인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한 아버지와 심성 여린 아들... 꼭 우리나라 조선 왕들 중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를 보는 듯했다. 영조의 풍채도 강골에 남성다움을 무장한 왕이었다고 한다. 사도세자도 무예를 좋아했다고는 하나 아버지가 끊임없이 아들을 인정하지 않고 냉정히 대함으로써 부자간에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는 비극을 맛보고야 만다. '선고'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영조와 사도세자가 떠오른 것은 너무 과민한 감상일까?


카프카의 대표 단편 소설로 잘 알려져 있는 '변신'은 그레고리 잠자가 해충이 되어 가족 부양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그의 가족들은 점점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가는 구조로 그려지고 있다. 그가 소설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는데 그런 그의 꿈에 큰 조력자 역할을 했던 누이동생이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냉정하게 카프카 오빠에게 가업을 내팽개치는 그의 행동을 비난했다고 한다. 그때의 심정이 변신에 담겨 있다고도 하는데, 어떻게 가족들이 저렇게나 냉담한 인물들로 그려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족들과 소통 의지를 보이지 않는 잠자의 모습을 보면서 비판적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시골의사'에서는 그가 가장 돌봐야 할 로쟈를 뒤로한 채 소년을 구하려 떠나려는 장면, 더군다나 그는 마차만 있고 말이 죽고 없는 상황에서 그 말을 어렵게 구해온 로쟈의 외침을 뒤로하고 떠나는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라는 작품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서부 유대인들은 이 책은 우리들 유대인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느꼈다고 한다. 원숭이, 자유에 대한 그의 생각들 이 모든 것을 단 한 번의 독서로 이해하기에는 난해함이 교차하는 작품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그의 내면이 얼마나 고뇌로 가득 차 있었으며, 겉은 점잖으나 행동은 모범적인 카프카가 그려지는 듯했다. 여러분들도 카프카의 작품을 통해 쉽게 정복할 수 없는 그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 볼 것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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