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자본>에 대한 노트 + 아카이브 취향 + 정크스페이스|미래 도시 + 신극우주의의 양상 + 무대 - 전5권 채석장 시리즈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알렉산더 클루게 저자, 김수환.유운성 역자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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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의 취향 |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아를레트 파르주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를 주로 연구한 프랑스 역사학자로 파리 형사사건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여성, 빈민, 대중 행동 등의 주제를 연구해왔다. 책 소개에 언급된 문장인데, 이 문장이 책 내용을 단 한번에 설명해 주준다. 파르주는 보통 사람들 특히 파리 대중들의 형사사건을 통해 역사의 진실된 파편들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하는 작업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을 언급해 놓았는데, 역사를 연구한다는 것이 실로 엄청난 시간 여행이자 인내심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더 깨닫게 된다.


보통 우리가 아는 역사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나 사건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를레트 파르주가 관심을 가지거나 주목하는 사건들은 일반 대중들의 형사 사건들이다. 그들이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때로는 거짓으로 때로는 진실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그 증언들이 역사를 재평가 해주는 아카이브가 된다.


아를레트 파르주는 말한다.


충돌은 역사가 생기는 장소다. 충돌한 뒤에 생겨난 것은 충돌하기 전에 있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충돌은 다른 곳에 길을 내고 새로운 '상태'를 창조하는 상처다. 그저 의례적인 충돌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사소하고 하찮은 충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중략) 나아가 충돌이 동력이 되는 역사를 써내는 것이다. 60쪽

그의 아카이브에 대한 사랑과 신념 뚜렷한 주관은 그의 철학을 보는 듯하다. 아카이브는 커다란 역사의 흐름이면서 마치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런 작은 파편들에서 진실을 찾아내고 가려내는 작업을 하는 그가 새삼 위대해 보인다. 그리고 그가 프랑스 역사학자라는 사실이 새삼 부럽기도 하다. 채석장 시리즈 중 『아카이브의 취향』이 가장 가독성이 좋았다. 작가의 생각도 좋았다. 여러분들도 꼭 한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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