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인과 바다 - The Old Man and the Sea 원서 전문 수록 한정판 ㅣ 새움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노인과 바다의 스토리는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들려 줄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노인은 85일 동안 고기 한 마리 낚지 못하는 상황이고 그런 노인의 곁에는 그의 일을 돕던 소년이 있다. 하지만 소년은 부모님의 만류로 노인과 더이상 함께 일하지 못하게 된다. 노인과 소년이 나누는 대화에서 야구 이야기가 등장하고 노인이 젊은 시절 세계 바다를 누비면서 만났던 대륙과 사자의 이야기는 좀 더 시간이 지나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소설은 본의아니게 간단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꽤 다양한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연령층에 따라 책이 주는 감동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노인과 바다 그리고 청새치와의 대결에서 헤밍웨이의 남성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대자연의 위대함과 겸손함 그리고 한 인간의 치열하고도 성실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 모두는 삶의 여건에 따라 성실히 그렇게 노인처럼 살고 있다. 엄청난 노력과 육체적 고통을 감수하였음에도 그 결과가 보잘 것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반복적인 삶 속에서 우리는 다음날을 기약하며 노곤한 몸을 이끌고 깊은 잠에 빠졌던 노인처럼 그렇게 또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노인은 청새치를 쉽게 잡지 못하자 그 대상을 향해 전하는 말들도 노인의 연륜이 묻어 나오는 듯했다. 또한 겨우 잡은 청새치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상어 떼와의 고군분투에서는 생존이란 잔혹하지만 경의로운 어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흥을 느끼게도 했다. 이 소설은 복잡할 것 없는 단순한 스토리를 안고 있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작이라 일컬어지고 또 그 스스로도 그리 칭한 자타 공인의 작품 노인과 바다는 알면 알수록 인생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며, 왜 이 작품을 두고 명작이라 일컫는지 알 수 있었다.
새움 출판사에서는 작품 고유의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번역에 각별한 신경을 쓴 것이 보인다. 또 독자들이 번역의 뉘앙스를 재확인할 수 있도록 영문을 그대로 실어둔 것도 독자들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말미에서 상어라는 표현이 나와서 그래서 결국 노인이 잡은 어종이 청새치인가 상어인가 헷갈릴 수도 있었는데, 명백히 청새치를 일컫는다는 사실을 책 말미에서 구체적인 논리를 통해 확인해주고 있다.
노인과 소년으로 번역된 부분에 대해서도 소년의 나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추정해 보자는 번역가의 제안과 그 근거들을 하나씩 살펴볼 수 있었으며, 그의 견해를 따라 책을 읽어나가는 재미 역시도 또 다른 묘미였다. 직관적으로 노인의 배와 청새치의 크기를 책 표지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어서 출판사의 나름의 고심과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노인과 바다는 스토리만으로는 그 의미가 가볍지만 노인의 삶을 인간의 삶에 녹아내어 소설을 들여다본다면 얼마나 많은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