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스페이스 | 미래 도시 채석장 시리즈
렘 콜하스.프레드릭 제임슨 지음, 임경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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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스페이스 | 렘 콜하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 렘 콜하스는 저널리스트이자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가 영국 런던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정크스페이스』는 그의 이런 약력을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건축 양식에 대해 현대 자본주의 민낯과 합리주의 그리고 편리함 이라는 이름으로 길들여지는 건물 내부의 무질서와 혼란을 알 수 있었다.

 

생태정크스페이스까지 확보한 현대 건축 양식은 건물 재료의 출발부터가 문제가 있음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또한 그의 글에서 마치 의식의 흐름을 읽는 듯한 착각도 들었었는데 그의 약력에서 살펴보았듯이 문학적 기풍이 스며들어 그리 느껴진 것임을 알게 됐다.

 

그는 네널란드 출신이며, 영국에서 수학한 인물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건축물도 변화를 이어왔고, 지금 역시도 그 변화의 물결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과거의 변화와 오늘날의 변화는 그 차이가 너무나도 명백하다. 이제는 더이상 개성을 갖춘 독특한 아름다움도 뛰어난 조각품도 화려한 벽화도 그 어떤 창의력도 없는 정크스페이스가 되어버린 시대...

 

그 시대가 바로 오늘날 건축 양식이다. 혁명을 통해 전쟁을 거쳐 우리는 새로운 해방을 맞이하였지만 그 해방은 이름없는 권력의 힘으로 다시 우리 앞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책 전반에 걸쳐 그가 말하고자 하는 명백한 의도를 파악하기엔 난해하였으며 내게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같은 시기에 전쟁을 경험한 그들과 우리... 하지만 건축 재료의 차이 때문인지 우리 문화재는 거진 폭탄이나 화재로 손실되고 그 곳에는 우후죽순 무질서한 건물들만 들어섰다.

 

옛날에는 팔도라는 이름으로 각 고장의 고유한 음식과 문화가 구분되어 내려져 왔었고, 각 지역마다 한옥 모양이 달랐으며, 지역마다 집 지붕의 모양과 재료도 달랐다. 하지만 서양의 문물이 급하게 들어서면서 우리의 것들이 조금씩 잠식 당해갔고 서서히 잊혀져 갔으며 현재는 유실되어 버렸다.

 

이런 생각에 이르자 난 렘 콜하스의 저런 창의적인 건축 비평의 글이 프레드릭 제임슨이 평한 미학적인 그의 글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건축 양식을 비판할 수 있는 그 근거의 토대가 현재에도 같은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이런 미학적인 새로운 글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정크스페이스』는 건축가 출신인 그가 마치 건축물을 쌓아 올리며 쓴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글이며, 공간적인 느낌이 드는 글이다. 짧은 글이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뼈있는 말들이 함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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