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2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지음, 방교영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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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작품들 영향 탓일까? 서정문학에 대해 뒤늦게 매력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노천명 시인에 이어 유리 카자코프의 작품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그의 작품이 주는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 그리고 두려움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였던 걸까? 러시아라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인간과 동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는 몰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첫 장부터가 가슴 설레게 하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왠지 사랑이라고 함 붉은색이 생각난다.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들킬까 봐 그 조심스럽고도 흥분되는 마음을 얼굴에 볼 터치로 그려내는 것 역시도 아마 이런 기분에서 일 거다. 하지만 두 남녀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생각과 사랑에 대한 표현 방식이 너무나 달랐음이 보였다. 당사자들이 이야기를 펼치는 무대에 서 있다면 나는 관객이 되어 두 사람의 안타까운 첫사랑을 지켜보는 그런 느낌에 비유하면 적절할까? 파랑과 초록이라는 제목도 꼭 자연의 색을 대변하고 있는 듯해 이야기와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만난 푸른 별 아르크투르는 사냥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푸른 별은 태어나자마자 앞을 볼 수 없었다. 그 시절 태어난 생명이 그러했듯 아주 짧고도 강렬한 혹은 비참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하는데... 우리의 푸른 별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의 삶은 결코 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보통 개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떠돌이 개가 이 도시에 들어오면서 본의 아니게 주인을 섬기게 되고, 주인집에서 세 들어 지내던 나를 통해 서서히 야생의 본능을 찾아가는 아르크투르는 끝까지 주인에게 충성했다. 그리고 그 충성 때문에... 책 마지막 장에서는 이유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유리 카자코프는 마치 한 마리의 푸른 별이 된 마냥 사냥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었다.

서커스 단원에게 재주를 배우고 그 재주로 생명을 연명하던 곰 테디!!!  녀석은 본의 아니게 우리를 탈출?하게 된다.이 착한 곰은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싶어 포효?하지만 그의 진심은 외면당한다. 오히려 그가 배운대로 재주 부리고 행동 할수록 사람들은 공포스런 표정을 짓거나 총으로 위협한다. 그래서였다. 한 장 한 장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읽었다. 그 이후 테디는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죽임을 당하나? 아니면 잡혀서 고문을 당하나? 아님 누군가에게 팔려가나? 온갖 상상을 해가며 또 한편으로는 두 번 다시 인간의 손에 잡히지 않기를 바라며 그렇게 추리 소설 넘겨 읽듯 흥미진진하게 읽은 작품이다. 우리의 테디는 우리를 탈출 한 이후 어떻게 생존하게 될까? 그리고 그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쟁자들과 그를 추적하는 추격자들로부터 어떻게 살아남게 될까?

빵 냄새에서는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그리움이라는 쓰나미에 나를 빠뜨리게 됐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이런 필체와 구성이 유리 카자코프가 주는 매력이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 이웃들 혹은 나의 이야기 일수도 있는 그런 소박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이야기를 이렇게 비유하면 이해가 될까? 너무나 이쁜 그릇과 찬 잔에 담겨져 있는 쿠키를 한 입 깨물었는데 그 맛이 엄마가 만들어주신 쿠키를 떠오르게 한다면...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그런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도 우정에 관한 이야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 이야기 등등 러시아 작품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러시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깊은 시각을 가진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러시아란 대륙이 품은 남성미의 아름다움만 알고 있던 나의 지난날을 추억의 한 켠으로 밀어 넣게 해준 책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였다. 참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이 작품은 남녀의 엉뚱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그 남자가 낚시만 다니고 그 때까지 장가를 못간건 아마도 ... 독자들이 읽으면 그게 맞다. 나도 그리 생각한다. 무슨 뜻인지는 책을 읽은 자들은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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